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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절벽인데 신고가 행진, 버블형 폭등 신호? 집값하락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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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세, 대출규제로 팔지도 사지도 못해

다주택자 종부세강화로 ‘똘똘한 한 채’ 수요로 신고가 경신

전세시장 불안으로 추가 급등론과 가격 조정론 맞서

아파트 가격이 14년 만에 최고치 수준으로 폭등하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절벽 수준’으로 급감하고 있다. 거래 절벽 속에서도 신고가 기록을 경신하는 등 주택시장이 이상과열 현상을 빚는 이유는 뭘까.

보통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집값이 내리기 때문에 향후 집값 하락의 전조현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강력한 상승기대감으로 집값이 폭등하는 ‘전형적인 버블 장세’의 징후로, 대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16일 발표한 수도권 주간 아파트가격 조사 결과, 매매가격은 0.40% 상승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주간 단위 상승률로는 최대폭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8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2.50% 올라 14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2006년 12월(3.63%) 이후 최대 월간 상승률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내년까지 폭등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과 집값 하락의 징후라는 전망이 맞서고 있다.

◇거래절벽 속 급등세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실거래가 신고 현황에 따르면 9월1일부터 17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모두 362건이다. 실거래 한 후 한 달까지 신고가 가능해 거래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전년보다는 거래량이 대폭 줄어들 것이 확실시 된다.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구(11건), 서초구(9건), 용산구(6건)의 거래량은 사상 최저 수준이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7월 아파트 거래량은 4697건으로 지난해 7월 1만664건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최근 4년간(2017~2020년) 7월 평균 거래량 1만372건과 비교해도 반 토막 난 수준이다. 아직 신고 기간이 남아 있지만,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전년 동월(4981건)에 한참 못 미치는 3646건이다.

정부가 만든 거래 절벽, 똘똘한 한 채 수요와 배짱 호가로 신고가

‘거래절벽’은 정부 정책의 결과이다. 다주택자들은 양도세가 무서워 못 팔고, 사려는 사람은 대출을 받을 수 없어 집을 살 수 없다. 다주택자들은 지난 6월부터 양도세율이 최고 75%(지방세 포함 시 82.5% )로 올라 내년 대선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정부 규제로 아예 대출 자체가 되지 않는다. 9억원 이상 주택도 LTV(주택담보인정비율)가 40%에서 20%로 축소돼 현금 부자가 아니면 주택 구매가 쉽지 않다.

이런데도 집값이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이른바 현금부자들의 ‘똘똘한 한 채 수요’와 집주인들의 ‘배짱 호가’, 전세시장 불안에 따른 20~30대의 저가 주택 패닉바잉이 결합한 탓이다. 다주택에 대한 종부세와 양도세 중과세로 인해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매물부족이 지속하면서 ‘배짱 호가’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상당수 인기 아파트는 실거래가 보다 4억~5억 높게 매물이 나오고 일부에서는 7억~8억까지 호가를 높게 부른다. 매물부족 탓에 턱없이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것이다. 집값이 급등하는 것은 이를 매수하는 현금 부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전세시장 불안으로 인한 20~30대들은 비교적 대출이 쉬운 6억이하 주택 구입에 나서고 있다. 이때문에 서울 외곽과 경기도의 빌라와 저가 아파트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세금 강화에 이은 금리 인상과 대출규제도 집값 상승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0.5%인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2년 9개월 만의 금리 인상이다. 금융감독원이 은행들의 전세 대출까지 통제하고 있다. NH 농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전세대출까지 한시적이지만 중단하기로 하는 등 각 은행이 대출을 줄이고 있지만 큰 효과는 없다.

내년 집값 전망,폭등론과 폭락론 맞서

서울의 아파트 입주량 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전세시장 불안이 심화해 집값 급등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폭등론을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기준금리가 0.25% 인상됐지만,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로 큰 폭의 상승이 어려워 집값에는 근본적인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무주택자들은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주택구매를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면 하락론을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 이현철 아파트 사이클 연구소장 등은 거래량 감소는 사실상 조정장에 진입한 신호로 보고 있다. 하락론자들은 입주물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론에 대해 과거 20011~2013년 입주량이 부족했지만, 집값이 내렸던 사례를 들어 반박한다. 금리인상, 대출규제,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에 대한 세금폭탄도 집값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차학봉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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