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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시멘트 바닥에 질질' 학대견 구조…"2만 원에 던지듯 주고 간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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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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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한 여성이 강아지를 학대하듯 끌고 다니는 모습을 봤다는 글이 올라와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이 강아지가 무사히 구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주인은 단돈 2만 원에 키우던 강아지를 구조자에게 던지듯 주고 갔다고 합니다.

이 사연은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9월 12일 부산 해운대 강아지 학대녀 보신 분'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습니다.

글쓴이 A 씨는 전날 오후 3시 30분쯤 해운대 바닷가 근처에서 가족과 산책하던 중 강아지 학대 정황을 목격했다며 제보를 받는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A 씨는 "강아지가 노견이었고 몸이 불편해 잘 걷지 못했다"면서 "주인 뒤를 쫓아 힘겹게 따라가던 강아지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곧 넘어질 것처럼 걷고 있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런데도 주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줄로 힘껏 잡아당겼다"며 "강아지는 시멘트 바닥에 질질 끌려갔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는 "모래사장에선 강아지가 발이 푹푹 빠져 더 힘겨워했다"면서 "몇 번이고 넘어지는데도 주인은 그대로 목줄을 끌고 갔고, 강아지는 넘어진 채 모래를 튀기면서 끌려갔다"고 했습니다. "파도 때문에 강아지가 물에 빠져 발버둥을 치는데도 주인은 목줄을 잡고 끌고 갔다"라고도 했습니다.

당시 A 씨가 항의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현장을 떠난 주인은 A 씨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주인은 "6년 전 유기견이었던 강아지를 입양했다"면서 "목줄을 끌고 간 건 훈육의 일부였고, 강아지를 물에 빠뜨린 게 아니라 강아지가 물을 좋아해 수영을 시켜준 것"이라고 경찰에 말했다는 게 A 씨 주장입니다.

경찰은 A 씨에게 "주인이 강아지를 발로 차거나 던지거나 물에 빠뜨렸냐"며 학대 정황에 관해 물었지만, A 씨는 당시 제대로 된 사진과 영상을 찍지 못해 증거를 낼 수 없었다고 합니다. A 씨는 "경찰이 강아지가 외형적으로 큰 상처가 없어 (주인과 함께) 그냥 보냈다고 한다"면서 "강아지가 너무 불쌍하고 안타깝다. 정말 죽을 만큼 패고 던져야만 학대냐"라고 분노했습니다.

이후 A 씨는 지난 17일 추가 글을 올리고 강아지가 구조됐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A 씨는 "오늘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한 시민이 목격하고 구조했다고 알렸습니다. A 씨는 "구조자가 (개주인에게) 돈을 줄 테니 강아지를 주고 가라고 했더니, 주인이 2만 원에 6년간 키웠던 강아지를 던지듯 주고 갔다더라"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말 기가 차지만, 그래도 강아지가 구조돼 너무 다행"이라며 "그 주인 손에서 벗어난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고 안도했습니다.

현재 강아지는 구조자가 임시 보호하고 있습니다. 구조자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구조 당시 상황을 전하며 입양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조자는 "당시 주인이 강아지를 강제로 끌고 가는 걸 목격했다. 걸음이 느려 따라가지 못해 목이 캑캑거리는데도 주인은 목줄을 끌어당기고 힘들어 주저앉는 강아지를 바닥에 질질 끌고 갔다"면서 "주변 사람들이 말려도 신고하라며 벌금 내면 된다고 막무가내였다"고 했습니다.

이어 "동물 학대로 경찰에 신고하고 현장에 경찰이 왔지만, 실질적 조치가 안 돼 2만 원을 주고 구조했다"면서 "주인은 오랜 기간 함께했을 반려견을 단돈 2만 원에 물건 팔 듯 줘버리고 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옥 같은 상황에서 일단 구하고 보자는 생각에 구조는 했지만, 여건상 키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 잘 키워 주실 수 있는 마음 따뜻한 분이 나타나 입양해줬으면 한다"고 남겼습니다.

한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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