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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서 이겨야 민주당 후보다···‘호남대전’ 어땠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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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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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7일 전남 함평군 함평천지전통시장을 방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 지사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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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17일 광주·전남·전북 특별기자회견에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을 선택해 국가의 운명을 바꾼 호남이 이번에는 저 이재명을 선택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하루 앞서서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광주광역시의회 기자회견에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한 광주 시민 여러분”이라며 “세 대통령을 이어가는, 광주가 지지하고 사랑하는 네 번째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오는 21일부터는 광주·전남지역 민주당 대의원·권리당원들이, 22일부터는 전북지역 대의원·권리당원들이 각각 5일간 민주당 대선 경선에 표를 던진다. 1차 슈퍼위크를 포함한 누적 득표율 1위 이재명 지사는 ‘대세 굳히기’를, 1차 슈퍼위크에서 이 지사와의 격차를 소폭 좁힌 2위 이낙연 전 대표는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던지는 메시지는 호남에서 뽑은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대선에서 이겼다는 점이다. 과연 그 말이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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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새천년민주당 16대 대선 경선 호남 순회경선 당시 노무현, 정동영, 이인제 후보(왼쪽부터).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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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룬 15대 김대중 대통령은 1997년 5월19일 새정치국민회의 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가 된다. 당시 정대철 후보와 양자 대결을 치렀던 김대중 후보는 전당대회 재석인원 4157명 중 3223표를 받아 77.5%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후보가 됐다. 이 때는 지금처럼 지역순회 경선이 펼쳐진 것은 아니었고,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 투표인단이 모여 일거에 투표를 해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이었다. 다만 김대중 후보가 호남을 상징하는 정치인이었기 때문에 그의 선출을 곧 ‘호남의 선택’이라고 보는 것이 틀리지 않다.

‘호남의 선택’이 가장 극적으로 나타난 것은 2002년 새천년민주당의 16대 대선 경선이었다. 이 때 지금의 전국 순회 경선 틀이 자리잡고, 매 순회 경선을 마칠 때마다 지역 득표율 및 합산 득표율을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당시 광주 지역은 제주, 울산에 이어 세번째로 3월16일에 경선이 치러졌는데, 여기서 노무현 후보가 5명의 후보들 중 가장 높은 37.9%의 표를 받게 된다. 앞선 두 차례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1위(25.1%)를 차지했으나 유력 후보는 이인제 후보로 꼽혔었는데, 노 후보는 광주 경선을 기점으로 돌풍을 대세로 만들기 시작한다.

이어 노 후보는 이인제·정동영 후보와의 3파전으로 경선이 압축된 뒤에도 정 후보의 연고지 전북에서도 1위를 차지했고, 전남에서도 62.0%의 압도적인 표를 얻어 누적득표율을 48.2%까지 끌어올리고 ‘대세론’을 완성한다. 이인제 후보는 전남 경선 이후 후보직을 물러났고,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사실상 노무현 후보로 확정됐다. 노 후보는 대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57만표 차로 누르고 16대 대통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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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 후보자 호남권역 선출대회에서 문재인 후보가 1위를 차지하며 환호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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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더불어민주당 19대 대선 경선에서도 문재인 후보는 첫 순회경선 지역인 호남권에서의 압승을 바탕으로 대세론을 조기에 형성했다. 당시 3월27일 호남지역 순회경선에서 문 후보는 대의원, ARS, 전국 동시 현장투표 결과 호남권에서 60.2%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시 안희정(20.0%), 이재명 후보(19.4%)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문 후보는 충청권에서만 안 후보(36.7%)의 추격을 받아 과반에 못미치는 득표율(47.8%)을 보였을 뿐, 그 외 지역에서는 대부분 60%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17대 대선 경선과 2012년 민주통합당 18대 대선 경선에서도 당시 정동영·문재인 후보가 호남을 비롯한 거의 전지역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아 ‘호남 승리=경선 승리’ 공식은 성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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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16일 오전 광주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주 현장캠프 의원단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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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남 경선에는 명분과 실리가 모두 담겨 있다. 이번 20대 대선 경선에서는 각 지역별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순회 경선 때 공개된 뒤, ‘국민선거인단’으로 참여하는 일반·권리당원 투표는 세 차례에 걸쳐 지역구분 없이 일괄 진행된다. 19대 대선 경선 때는 지역별 대의원·권리당원과 일반 선거인단 득표가 매 경선 때마다 합산돼 발표됐다. 이번에는 그와 달리 지역의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심을 어떻게 사로잡느냐가 전체 흐름을 좌우한다. 그만큼 후보들은 대의원·권리당원들과 접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호남지역 투표가 모두 추석연휴 기간 시작되는 만큼, 연휴 기간 호남 민심 다잡기에 공력을 쏟고 있다.

네 차례의 지역 순회 경선과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모두 과반 이상을 득표한 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능력과 성과를 입증하는 한편 호남권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 투표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는 1차 슈퍼위크에서 이 지사와의 지지도 격차를 20%포인트 수준까지 줄인 것이 ‘상승세’로 진단하고 자신의 근거지인 호남의 조직표를 동원해 반전에 주력하고 있다. 전북 출신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호남 대전을 앞두고 후보직을 사퇴한 것이 호남 대전에 미칠 영향도 변수다. 1·2위 두 후보 모두 자신과 정 전 총리와의 연결고리를 강조하며 전북 대의원·권리당원과의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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