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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성공하면 고향에 타고갈래요"…'금의환향車' 1위, 판매신화 쓴 '국민차' 그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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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사진 출처=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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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겨"

아들이 고향에 타고 온 현대자동차 더뉴 그랜저를 보고 엄마가 버선발로 뛰어나오며 한 말이다. 더뉴 그랜저 CF 한 장면이다. '성공' 욕구를 자극하는 동시에 더뉴 그랜저 자체도 성공하겠다는 중의적인 표현이다. 결과는 '성공'이다.

20일 현대차그룹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1월 출시된 6세대 부분변경 모델인 더뉴 그랜저는 지난해 총 14만5463대 팔리면서 국내 판매 1위를 기록했다.

2017년부터 4년 연속 1위 자리도 지켰다. 현대차 아반떼, 쏘나타 뒤를 이어 '국민차' 반열에 올랐다.

기아 K8 거센 도전에도 여전히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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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주행 [사진 출처=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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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형제차종이자 경쟁차종인 기아 K8의 거센 도전으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국내 승용차 판매 1위 자리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올 1~8월 판매대수는 6만1762대다. 국산차 전체 1위는 트럭인 포터(6만8339대)에 내줬지만 승용차 부문 1위 자리는 놓지 않았다.

2위는 '국가대표 미니밴' 기아 카니발이다. 5만7537대로 그랜저와는 1만대 이상 벌어졌다. 기아 K8은 3만944대로 격차가 크다. 현 상황대로라면 그랜저는 5년 연속 1위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준대형 넘어 대형 뺨치는 성능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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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실내 [사진 출처=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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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비결은 디자인, 성능, 안전성, 편의성, 가격에서 경쟁 차종들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콘셉트카로 여길 정도로 파격적이고 멋스러워졌다. 처음에는 호불호가 엇갈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호가 많아졌다. 실내는 준대형 세단을 넘어 대형 세단에 버금갈 정도로 안락해졌다.

경쟁차종은 물론 더 비싼 수입차종도 따라올 수 없는 안전성과 편의성도 갖췄다. 중형 세단 구매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가격대도 인기에 한몫했다. "지금까지 이런 그랜저는 없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판매신화 1등공신은 '성공'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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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주제로 삼은 그랜저 CF [사진 출처=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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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더뉴 그랜저를 포함해 그랜저 판매신화에 기여한 이미지는 '성공'이다.

그랜저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처럼 E세그먼트(Executive cars, 프리미엄 중형·준대형차급)에 해당하다.

E세그먼트 세단은 더 럭셔리하지만 부유하지 않으면 구입하기 어려운 F세그먼트(럭셔리카급)의 대형 세단보다 많이 팔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중추 역할을 담당한다.

'이그제큐티브(Executive)'도 경영진, 중역, 고급이라는 뜻을 지녔다. E세그먼트는 성공한 직장인이 오너드리븐(차주가 직접 운전하는 차)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마지노선처럼 여겨진다.

그랜저는 '웅장, 위엄, 위대함'이라는 뜻을 지닌 차명에 어울리게 1986년 첫 선을 보인 이후 30년이 넘는 기간 국산차를 대표하는 '성공의 아이콘'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장차→아빠차→오빠차→엄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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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는 그랜저 [사진 출처=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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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는 고객층도 넓혀나가고 있다. 1~3세대에서는 50대 이상 '사장차'로 인지도를 쌓았다. 4·5세대에는 40~50대 '아빠차'로 거듭났다.

6세대 들어서는 젊어진 디자인과 성능을 갖춘 30~40대에게도 인기를 끌며 '젊은 아빠차' 또는 '오빠차'로도 여겨졌다. 6세대 부분변경 모델인 더뉴 그랜저는 '엄마차'로도 자리잡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1~8월 그랜저 구매자를 성별·연령별로 분류한 결과 그랜저 구매자 중 남성은 75%, 여성은 25%로 나왔다.

연령별로는 20~30대가 22%, 40~50대가 61%, 50대 이상이 16%다. 아직은 남성과 40~50대가 그랜저를 많이 사는 편이지만 젊은층과 여성층도 그랜저를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고향갈 때 타고 싶은 금의환향 차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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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사진 출처=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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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는 고객층을 넓혀가고 있지만 사장차부터 시작된 '성공의 아이콘'이라는 이미지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대기업 임원차로 자리잡은 것도 성공 이미지를 굳히는 데 한몫했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독립된 뒤 출시된 더뉴 그랜저는 현대차를 새롭게 대표할 플래그십(기함) 세단 역할도 맡고 있다.

추석이나 설날 등 명절에 고향갈 때 '성공'했다는 사실을 말없이 보여주는 차라는 인식도 있다.

중고차 직영기업인 케이카(K car)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해 1월 발표한 '설 명절 고향 갈 때 타고 싶은 금의환향 자동차' 설문에서도 더뉴 그랜저는 45.2%라는 압도적인 응답률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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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CF [사진 출처=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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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 그랜저는 '성공' 타이틀에 힘입어 사회·경제적으로 성공했거나 성공을 바라는 40~50대는 물론 30대의 지지도 받고 있다.

단, 심각한 출고 적체를 일으킨 차량 반도체 대란, 기존 K7과 달리 이번엔 너무 막강해진 K8의 거센 도전이 그랜저엔 부담이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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