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오커스에 뒤통수 맞은 佛… 英과 국방장관 회담도 취소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프랑스, 정치적 소외·경제적 손실에 연일 반발
바이든, 마크롱과 통화 예정… 오커스 별도 설명
영국도 화해 손짓 "프랑스에 대한 사랑은 불변"
한국일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일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의 파로 궁에서 연설하고 있다. 마르세유=AP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영국·호주 간 3자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 출범에 격분한 프랑스가 이번엔 영국과의 국방장관 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주 영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과 벤 윌리스 영국 국방장관의 회담이 무산됐다. 두 장관이 연설하기로 했던 23일 ‘프랑스·영국 위원회’ 국방 콘퍼런스도 무기한 연기됐다. 이 행사엔 양국 군 관계자와 외교관이 다수 참석할 예정이었다.

프랑스는 미국·영국·호주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목표로 발족한 오커스에서 소외되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프랑스 나발그룹이 호주 정부와 맺었던 660억 달러(약 77조 원) 규모 디젤 잠수함 건조 계약까지 파기돼 큰 타격을 입었다. 프랑스는 “오랜 우방국들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고, 17일에는 미국 및 호주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강수까지 뒀다.

오커스 회원국은 프랑스 달래기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수일 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갖고 오커스 체결 과정 전반에 대해 별도로 설명을 한다는 계획이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프랑스 정부의 실망감을 이해하지만, 호주 역시 다른 주권 국가들처럼 우리의 국방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거듭 이해를 구했다.

국방장관 회담 취소 통보를 받은 영국도 당황한 기색을 애써 감추고 프랑스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유엔 총회 참석차 이날 오후 미국 뉴욕으로 출국하던 길에 “프랑스 친구들은 오커스 방위 협정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우리의 프랑스에 대한 사랑은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프랑스와의 관계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한 세기 이상 거슬러 올라가는 매우 우호적인 관계이며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