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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케인 효과 사라진 토트넘, '내팀내' 시작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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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첼시와 홈 경기에서 0대3으로 완패, 공격 힘 잃었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2021-2022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출발을 보였다. 맨시티-울버햄튼-왓포드를 상대로 모두 1-0 승리를 거두며 3연속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주포 해리 케인의 이적설에서부터 누누 산투 신임 감독의 리더십에 이르기까지 불안요소가 넘쳐나던 상황에서 100%도 아닌 전력으로 이뤄낸 놀라운 반전이었다. 지난 여름 토트넘과 4년 재계약을 맺었던 손흥민도 초반 3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는 에이스다운 활약으로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토트넘의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해리 케인의 팀 잔류가 확정되며 비로소 최상의 전력을 구축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올 무렵, 또다시 기대감이 찬물을 끼얹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토트넘은 지난 20일 홈구장인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첼시와 홈 경기에서 0 대 3으로 완패다. 지난 4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0-3)에 이어 2경기 연속 무득점-3골차 완패라는 굴욕을 당했다.

스타드 렌(프랑스)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3라운드(2-2)까지 포함하면 3경기연속 무승이다. 리그 3라운드까지의 결과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극과 극이다.

손흥민은 첼시전에서 예상을 깨고 선발로 나섰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위해 벤투호에 소집됐던 손흥민은 1차전 이라크전 이후 종아리 부상으로 레바논전에 나서지 못했다. 소속팀에 복귀한 뒤에도 손흥민은 크리스털 팰리스와 EPL 4라운드, 스타드 렌과의 컨퍼런스리그에 모두 결장했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몸상태를 명확하게 알리지 않아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한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지만, 손흥민은 다행히 첼시전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복귀했다. 산투 감독은 부상에서 갓 복귀한 손흥민의 수비 부담을 줄여주면서 첼시의 뒷공간을 노리기 위해 손흥민을 측면이 아닌 중앙에 배치했다. 손흥민은 공격은 물론이고 활발한 전방 압박으로 첼시를 괴롭혔고 풀타임까지 소화했다.

토트넘은 유럽 챔피언인 첼시를 상대로 전반을 0-0으로 마쳤지만, 후반들어 4분만에 티아고 실바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급격히 흔들렸고 후반 12분 은골로 캉테-추가시간에 안토니오 뤼디거의 추가골까지 터지며 무너지고 말았다. 경기 흐름이 기울면서 손흥민도 후반에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경기 주도권이 첼시에게 넘어간 데다 공간이 생기지 않으면서 특유의 스피드를 활용해 돌파를 보여줄만한 기회가 없었다.

케인의 부진도 토트넘에게는 뼈아픈 대목이다. 지난 여름 맨시티 이적을 요구하며 토트넘과 대립각을 세웠던 케인은 구단의 강경한 이적불가 방침에 어쩔 수 없이 한발 물러섰지만, 좀처럼 예전같은 의욕이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도움왕을 석권했던 케인은 올시즌에 페헤이라(포르투갈)와의 컨퍼런스리그 예선 PO 2차전에서 2골을 넣은 것을 제외하면, 프리미어리그에서는 4경기 289분동안 아직 단 한 개의 공격포인트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손흥민과 함께 특유의 콤비플레이가 보이지 않고, 특히 첼시전에서는 경기 후반 두 선수가 동반 체력저하 양상을 보이면서 아예 토트넘의 공격이 힘을 잃었다.

토트넘은 현재 정상전력이 아니다. 2선을 책임지던 루카스 모우라-스티븐 베르흐베인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에릭 다이어가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플레이의 기복이 심하다. 지오바니 로셀소, 크리스티안 로메로, 다빈손 산체스 등은 A매치 복귀이후 자가격리 기간을 거쳐야 했다. 올시즌 주전급으로 복귀한 델레 알리는 리그를 호령하던 몇 년 전의 폼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는 자펫 탕강가가 무리한 플레이로 퇴장을 당하는 악재가 발생하며 팀전체가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지기도 했다.

토트넘은 결국 손흥민과 케인이 중심으로 이끌어줘야 하는 팀이다. 하지만 손흥민도 부상 이전부터 혹사 논란에 시달리며 이제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케인은 몸은 토트넘에 있지만 마음은 떠나있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토트넘판 '내팀내(내려갈 팀은 내려간다)'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자연히 누누 산투 감독을 향한 의구심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산투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 성적부진으로 경질된 주제 무리뉴 감독의 후임으로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았다. 당초 토트넘이 우선순위로 영입을 타진했던 감독들이 줄줄이 거절하며 뒤늦게 영입된 데다 그리 화려하지 않은 감독 커리어와 수비적인 전술로 인하여 시작부터 토트넘 팬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초반의 반짝 선전 이후 리그 2연패는 물론, 한 수아래의 팀들을 상대하는 컨퍼런스리그에서도 졸전이 이어지자 산투 감독의 용병술과 선수장악력에 대한 비판이 급격히 늘어나는 분위기다. 선수들의 줄부상 등 운이 따라주지 않은 측면도 분명히 있지만, 산투 감독 역시 위기에 대처할만한 유연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즌 초반 잠시 1위를 달리던 토트넘의 순위는 어느덧 7위로 떨어졌다. 토트넘이 지금의 부진한 흐름을 빨리 바꾸지 못하다면 올시즌도 우승이나 유럽챔피언스리그 복귀같은 목표는 불가능해 보인다. 첼시전이 끝나고 손흥민의 고개 숙인 표정이 토트넘의 초라한 현실을 보여주는 듯 하여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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