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내가 누군지 알겠어?"…2개월 만에 요양병원서 다시 마주앉은 노부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26일까지 접종완료 입원환자·가족 대면 면회 가능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 후 면회 한시적 허용
"면회 금지로 환자 불안 커져…비대면 면회 도움"
뉴시스

[광주(경기)=뉴시스] 지난 17일 경기 광주 선한빛요양병원에서 최병록(78)씨(왼쪽)가 입원 중인 부인 박정이(76)씨(가운데)와 대면 면회를 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1.09.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광주(경기)=뉴시스] 정성원 기자 = "내가 누군지 알겠어? 잘 있었어? 얼굴은 전보다 좀 나아졌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는 몰라도 금방 끝날 거야."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 오전 10시30분께 경기 광주 선한빛요양병원 5층 대면 면회실에서 노부부 상봉이 이뤄졌다.

최병록(78)씨가 이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부인 박정이(76)씨를 직접 가까운 거리에서 만난 건 2개월여 만이다. 지난 7월12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이후 모든 면회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추석 특별방역 대책의 하나로 지난 13일부터 26일까지 2주간 입원환자, 면회객 모두 권장 횟수(얀센 1회·그 외 2회) 접종 후 2주가 지나야만(예방접종 완료자) 접촉 면회가 가능하다. 면회는 1인실이나 독립된 별도 공간에서 KF-94 또는 N95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진행한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박씨는 지난 2018년 3월 이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1~2㎞ 떨어진 거리에 거주하는 최씨는 매일 요양병원 셔틀을 타고 박씨를 찾아왔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면회가 제한됐을 때도 매일 비대면 면회를 했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비대면 면회조차 금지됐을 때에도 최씨는 요양병원을 찾아왔다고 한다. 할머니가 산책을 나왔을 때나 건물 외부에 있는 물리치료실로 이동하는 시간에 맞춰 먼발치에서 지켜보기만 했다고 요양병원 관계자들이 전했다.

최씨는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들렀다. 여기를 안 왔다 하면 내가 큰 죄를 지은 것 같았다. 나만 편하게 있는 것 같고, 집사람은 말도 못 하고 해서 계속 얼굴을 보지 않으면 잊어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번씩 전화했다. 목소리를 잊어버릴까 해서다"라고 말했다.

뉴시스

[광주(경기)=뉴시스] 정성원 기자 = 지난 17일 오전 경기 광주 선한빛요양병원 5층 대면 면회실에서 최병록(78)씨가 면봉을 이용해 부인 박정이(76)씨의 귀를 청소하고 있다. 2021.09.20. jungsw@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씨는 거즈를 양손에 꼭 쥐고 있는 박씨의 손을 풀어주고, 면봉으로 귀를 청소했다. 박씨가 다리를 떨자 다리를 잡으면서 떨지 않도록 고정하기도 했다. 간병인과 대화를 나누며 잘 돌봐달라고 당부했다.

노부부의 상봉은 15분여 만에 끝났다. 최씨는 이틀 뒤인 19일 다른 가족들과 비대면 면회를 올 예정이라고 전하면서 아쉬움을 표현했다. 최씨의 가족들은 아직 2차 접종 후 2주가 지나지 않았다.

최씨는 "(백신을) 얼른 2차까지 맞고 나면 좋은 기회가 올까 했는데 이렇게 거리두기 4단계로 가니까 기회가 안 온다. 아쉽다"고 토로했다.

선한빛요양병원은 정부의 요양병원 면회 지침에 따라 환자별로 두 차례 면회를 진행한다. 대면 면회가 가능한 환자와 가족은 대면 1회, 비대면 1회 등 2회까지 만날 수 있다. 면회 예약은 100%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18일부터 하루에 15팀씩 면회를 한다.

김기주 선한빛요양병원 원장은 "면회가 금지되면서 환자분들이 우울해하거나 불안한 건 당연하고, 불면이나 치매 증상이 있으신 분들은 정신 불안까지 나타나는 경우가 상당히 있다"며 "보호자 분들도 환자를 뵙지 못하니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어 "환자분들은 가족들이 온다는 소식만 들어도 이상증상, 불안하거나 폭력적인 행동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며 "위드 코로나에 맞춰 거리두기 4단계에서도 방역 수칙을 지키고 면회 장소가 제공된다면 비대면 면회를 통해 환자와 보호자들의 정서적 안정, 장기적으로 건강을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광주(경기)=뉴시스] 정성원 기자 = 지난 17일 경기 광주 선한빛요양병원에서 대면 면회를 마친 최병록(78)씨가 부인 박정이(76)씨를 배웅하고 있다. 2021.09.20. jungsw@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는 추석 연휴 특별방역 대책의 하나로 이달 13~26일 2주간 접종 완료자에 한해 요양병원·시설 접촉 면회를 허용했다.

입원환자나 보호자 중 한 명이라도 2회 접종 후 2주가 지나지 않았다면 비접촉 면회만 가능하다. 병실이 아닌 별도 공간에서 플라스틱·비닐 등 투명 차단막을 설치해 신체 접촉을 피해야 한다.

당초 접촉 면회는 의사 판단에 따라 임종을 앞둔 환자나 응급 환자에게만 허용됐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전까지는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비접촉 면회가 가능했지만, 7월12일 4단계 격상 이후엔 모든 면회가 금지됐다.

한시적으로 허용된 요양병원·시설 접촉 면회는 이르면 오는 11월 중순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방역 체계가 전환되면 접종 완료자에 한해 확대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선 요양병원·시설에 있는 부모님을 찾아뵙기 위해 예방접종을 서둘러 마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앞서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전날부터 잔여 백신을 활용해 백신별 허가 범위 내에서 2차 접종이 가능하도록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 뉴시스 빅데이터 MSI 주가시세표 바로가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