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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美 동맹국 '자중지란'에 미소짓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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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영매체, 오커스는 프랑스에 대한 외교ㆍ무역ㆍ역사 모욕

中 견제용 오커스, 미국ㆍ호주ㆍ영국ㆍ프랑스 동맹 균열 초래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미국ㆍ영국ㆍ호주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가 미국 동맹국 간의 균열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20일 보도했다. 특히 프랑스 등 유럽 동맹국들은 오커스로 인해 미국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으며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비핵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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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통신은 호주가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 받게 되자 프랑스와 계약한 77조원 규모의 디젤 잠수함 구매 계약을 파기했다고 전했다. 프랑스가 강한 불만을 전달하는 차원에서 미국과 호주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신화통신은 그러면서 프랑스 외무 및 국방 장관의 현지 언론 인터뷰 내용을 전달했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임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일방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규탄한다"면서 오커스 회원국인 미국과 호주, 영국을 싸잡아 비난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도 "호주가 프랑스와의 계약을 파기한 것은 양국 간 약속을 위반한 것이며, 국제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심각한 결정"이라면서 미국과 호주, 영국에 대한 불만을 여과 없이 표출했다.

프랑스 국방부는 잠수함 계약 파기에 항의하는 뜻으로 이번 주 영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프ㆍ영 국방장관 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프랑스 정치권도 디젤 잠수함 계약 파기는 프랑스에 대한 외교ㆍ무역ㆍ역사적 모욕이며 계약 파기는 프랑스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면서 불쾌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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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통신은 프랑스가 미국ㆍ영국ㆍ호주 3국에 '뺨을 맞았다'는 프랑스 언론 기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들은 미국이 스위스에 '라팔' 대신 'F-35A' 전투기 구매를 강요하는 등 미국은 자국의 경제적 상업적 이익만 추구하는 국가라면서 유럽연합(EU)은 미국의 호의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사건은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프랑스와 미국 관계가 최악으로 추락했다면서 양국 외교 위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화통신은 프랑스 르 피가로 기사를 인용,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수와 같은 이번 미국의 일방적인 조치는 동맹국 간 갈등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유럽의 '전략적 독립' 의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화통신은 또 호주 내부에서 일고 있는 오커스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도 전했다. 오커스로 인해 프랑스와 호주 간 관계 개선이 쉽지 않고 호주가 경제 및 외교적 보복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을 당하고 있다고 신화통신은 덧붙였다.

신화통신은 오커스는 미국의 동맹국들이 앞으로 핵잠수함을 보유하고 싶어 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우라늄 농축 활동이 활발히 진행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달했다.

신화통신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결성된 오커스가 오히려 미국 동맹국 간 갈등을 심화하고 패권을 앞세운 미국의 이기주의적 사고방식을 비난하는 내용을 행간에 담았다.

한편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요청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조만간 통화할 것이며 마크롱 대통령은 디젤 잠수함 계약 파기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해명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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