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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책에서 찾아낸 시대의 트렌드…CEO 추천 도서 엿보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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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책에서 시대의 트렌드를 읽어내고 이를 경영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많다. 특히 한 기업을 이끄는 CEO일수록 독서에 더 천착하는 사례가 많다. CEO 추천 도서 중 최근 트렌드를 소개하는 책만 모아봤다.

1. 구독경제 소유의 종말(전호겸 지음)

구자철 예스코 회장 추천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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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관점에서 소위 ‘사업을 한다’ 또는 ‘장사를 한다’는 말은 결국 판매의 대상이 유형이든 무형이든 간에 결국 그 상품의 기능을 판매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저자는 “구독경제는 기능보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 많은 선택권, 더 저렴한 비용, 더 뛰어난 경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구자철 예스코 회장은 “획일화된 생각으로 만들어진 표준화된 양산품의 인기는 세대의 변화와 함께 저물어가고, 갈수록 다양한 취향을 지닌 고객의 니즈(needs)는 보다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라고 요구한다. 결국 고정적인 충성 고객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소위 믿고 사는 ‘○○○’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것이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믿고 보는 ‘넷플릭스’처럼 믿고 쓰는 예스코도 그런 회사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2. 크래프톤 웨이(이기문 지음)

이승재 오늘의집 대표 추천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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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기업가치 조 단위 게임 회사로 최근 상장까지 했다. 얼핏 화려한 성공 스토리를 얘기하는 듯하지만 실은 스타트업의 시행착오, 성장통 등을 적나라하게 밝혀 더 화제가 된 책이다. 이를 통해 한국의 벤처 환경과 트렌드도 알 수 있다.

이승재 오늘의집 대표가 주목한 것도 이런 부분이다. 그는 “크래프톤의 여정을 읽으며 해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떠올랐다. 결과적으로 크래프톤의 치열한 도전은 엄청난 결실을 맺었지만, 성공의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던 약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어두운 터널을 묵묵히 걸어온 크래프톤 팀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감정을 넘어 ‘경외심’마저 들었다. 앞으로 막막한 순간을 마주하게 됐을 때 크래프톤의 처절했던 이 분투기가 깊은 위로와 힘이 돼줄 것 같다. 힘이 남아 있는 한, 할 수 있는 것을 끝까지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면서 추천했다.

“회사는 경쟁보다 고객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전체 사회에도 이롭다. 경쟁자를 눌러 독점하게 된 것과, 고객에 집중하여 그 결과로 독점하게 된 것은 분명히 다르다.”

이승재 대표가 주목한 대목이다.

“책에서 소개된 블루홀 의사 결정의 공통 기준은 딱 하나, ‘블루홀’이라고 강조한 부분에 있습니다. 이 내용처럼 대주주도, 대표도, ‘특정 팀이나 팀원도 아닌 회사에 가장 이로운 방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의사 결정 기준으로 삼는다면 회사가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고 최선의 결정을 쌓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팀도 비슷하게 ‘오늘의집에 가장 이로운 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의사 결정을 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3. 블리츠스케일링(리드 호프먼, 크리스 예 지음)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추천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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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거침없이 시장을 제패한 거대 기업들의 비밀’이 책의 부제다. 가장 최근에 급격하게 성장한 회사를 연구하고 이들 사이 공통점을 ‘블리츠스케일링’이라는 용어로 정리했다. 블리츠 스케일링이란 기습 공격을 의미하는 ‘블리츠크리그(Blitzkrieg)’와 규모 확장을 의미하는 ‘스케일업(scale up)’의 합성어. 불확실한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엄청난 속도로 회사를 키워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선점하는 기업의 고도 성장 전략을 의미한다.

이 책을 추천한 이는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다. 그가 이끄는 에이피알은 자사몰 누적 회원 수가 글로벌 270만명을 돌파했고, 국내에서 유료로 진행하는 ‘M-Club’ 멤버십도 올해 상반기에 시작해 벌써 5만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스트리트 패션브랜드 ‘널디’도 전개 중인데 중국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며, 면세점에서 지난해 대비 3배 성장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그는 “지금도 성장 중이지만, 현재 성장을 뛰어넘는 블리츠스케일링이라는 책을 보면서 더 크고 빠른 성장을 위해 어떤 것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전략을 떠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블리츠스케일링은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해서도 효율보다는 속도를 우위에 두는 것이다” “성장하는 성공적인 기업에 더 큰 위험은 지나치게 천천히 움직여서 경쟁 업체가 시장 주도권을 잡고 최초 스케일러 우위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결국 진정한 가치 창출은 혁신적인 기술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때 이루어진다. 일이 벌어지고 난 지금에 와서야 구글, 알리바바,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모델은 너무나 명백하고 심지어는 불가피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들도 출범할 당시에는 널리 인정받지 못했다”는 대목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또, “책을 읽고 특히 놀랐던 점은 그 속도가 초기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 단위로 크는 것에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과 그것을 위해 운영 외적인 부분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부분이다. 그리고 고객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됐다. 우리 고객과 비즈니스의 소명 의식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했다.

4.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마이클 샌델 지음)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 추천.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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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로 국내 도서 시장 트렌드를 이끈 마이클 샌델 교수의 신작이다. 이번에는 시장경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책으로 돌아왔다.

사랑, 명예, 생명까지 상품화되는 이 시대에 이 책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시장경제에서 맞서 그 가치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에 대해 독자와 토론한다.

ESG,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등 새로운 시대에 맞는 시장경제 트렌드에 대해 생각해볼 만하다.

책을 추천한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는 “특히 제3장 ‘시장은 어떻게 도덕을 밀어내는가’에서는 생산자, 소비자로서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돈으로 살 수 있는 것, 돈으로 살 수 있어도 사서는 안 되는 것, 돈으로 살 수 있어서는 결코 안 되는 것들에 대한 기준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또 “시장 지상주의 시대이나 또 한편으로 요즘의 고객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습니다. 소비에 가치를 더하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기업을 향한 소비자의 평가 잣대도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돈으로 무엇이든 살 수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에 주목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경영인뿐 아니라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시사점이 있는 책입니다”라고 했다.

5. 커피를 좋아하면 생기는 일(서필훈 지음)

홍신애 요리연구가 추천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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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취미생활이었던 커피를 직업으로 삼고 더 나아가 스페셜티커피 시장을 구축한 커피리브레의 서필훈 대표 에세이다. 좋아서 하는 일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으로 ‘커피 공화국’이 된 대한민국 커피 시장에서도 어떻게 차별화가 가능한지를 잘 보여준다. 트렌드 세터 홍신애 요리연구가 추천이다.

그는 “‘하느님은 왜 제게 레슬링에 대한 열정과 거지 같은 재능을 동시에 주셨나요?’ 나쵸 리브레라는 영화에 나오는 대사다. 이 대사가 책에 나오는데 결국은 열정을 가지고 계속해서 한 우물을 파다 보면 거지 같은 재능일지언정 어떠한 결과물을 얻게 된다는 의미다. 좋아서 하는 일, 열정을 가지고 덤비는 일에 대한 큰 영감과 교훈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 스페셜티 원두와 로스팅 기법 연구에 큰 획을 그은 서필훈 대표가 받은 위로와 영감처럼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힘을 이 책에서 또 얻었다”고 했다.

6. 리스토어, 리테일의 미래(황지영 저)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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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의 미래'로 업계 화제를 모은 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대학 교수는 지난해 '리스토어'란 책으로 또한번 주목을 받았다. 저자는 ‘오프라인은 결코 죽지 않는다’란 대명제 아래 코로나19 장기화에도 고객을 끌어모으는 탁월한 기업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두 책을 통해 분석하고 대안까지 제시한다. 참고로 리스토어란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이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고객 경험 극대화 전략을 뜻한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주목한 것도 이 대목이다.

구 부회장은 "다양한 리테일 산업 중 가장 트렌드에 민감한 산업은 ‘식음’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아워홈은 전국 850여 개 사업장에서 매일 100만식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단체급식 외에도 식자재•식품•외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리테일 비즈니스의 최전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아워홈을 만나는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 고민할 때 이 두 책은 큰 힘이 됐다"라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리테일의 미래’ 중에서는 ‘소비자는 기업의 상품 소개보다는 나와 비슷한 타인의 상품평가를 더 많이 믿는다.’는 대목에 눈길이 갔다고. 그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 남긴 후기에서 동질감과 신뢰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보다 더 고객의 입장에서, 일방의 서비스 제공이 아닌 고객과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리스토어'에서는 리테일 테라피, 유쾌한 리테일, 리테일 랩, 공간 재창조, 진화한 아날로그, 피지털, 클린 쇼핑, 쿨한 친환경 등 8가지 실질적인 전략을 흥미롭게 읽었다고 전했다. 그는 "‘리스토어’는 오프라인 시장만의 차별성을 더욱 견고히 하고 지속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사고의 전환에 자극이 되는 의미 있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7. 경제정책 어젠다 2022(김낙회, 변양호, 이석준, 임종룡, 최상목 등 공저)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추천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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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거시경제 정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경제 관료 출신들의 저자들이 매우 현실적인 고민 하에서 창출된 정책 방향을 제시한 책이 나왔다. '경제정책 어젠다 2022'가 그것. 변양호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김낙회 전 관세청장, 최상목 전 기재부 차관,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등 5인의 경제정책 전문가가 한국의 경제 시스템의 발전적 방향과 과제, 실천 방안을 제시한 책이다.

이 책을 추천한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는 "특히 복지 제도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부의 소득세’를 제시한 것아 언론에 집중적으로 조명을 받으면서 사회적인 담론으로 형성된 것은 매우 긍적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사회적 타협을 통해 우리 국민들의 잠재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게 제도개혁을 해야 한다. 노동계와 시민 단체 등 좌파 진영은 의미있는 사회 안전망을 얻고 대주주 지위를 재정립 한다는 전제 아래 기준국가 수준의 규제 완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우파 진영은 대주주의 지위를 재정립하면서 경제적 자유를 얻어야 한다. 정부는 과도한 국가중심주의 사고에서 벗어나 기준국가 수준의 경제적 자유를 허용하면서 부의 소득세를 근간으로 하는 복지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라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고.

이 대표는 "특히 이 책 4장에서 각각 다루고 있는 지배 구조 관련 내용들은 기업의 오너, 전문 경영인은 물론 투자자들에게까지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굳이 ESG의 G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기업의 지배구조가 기업 가치의 증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이미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지배구조 혁신 방안들은 비록 전문 서적들 대비해서는 그 깊이가 깊지는 않지만, 기업의 현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으로는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8. 포에버 데이원(매일경제신문사)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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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경영철학을 정리한 책이다. 데이원은 첫날이란 뜻으로 차별화된 의식체계를 수립한 날(Day 1)을 의미한다. 황철주 회장은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프로세스가 아마존의 지속성장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의사결정에 일관된 접근 방식을 적용하라'란 대목을 특히 좋아한다. 경영하다보면 좋은 결정을 내리기란 어렵고, 의사결정 원칙을 명확히 밝히는 것은 더 어렵다. 가장 어려운 부분은 이를 실천에 옮겨 의사결정을 내릴 때마다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인데 많은 영감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조직 전체가 일관된 선택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원칙을 분명하게 밝히고 그에 상응하는 기업문화를 구축하고 강화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전한다.

이를 바탕으로 주성엔지니어링에서는 “생각은 내가, 결정은 우리가!”라는 경영이념을 근간으로 분야 별 중요한 의사결정은 각종 회의체에서 공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다각적 의견 수렴을 기반으로 투명하게 결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개인과 조직 모두 실수를 줄이고, 명확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모든 업무를 8단계로 구분해 실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업무 8단계란 '목표→계획→실험→정리→분석→판단→결정→모범'을 뜻한다.

그는 "이중 명확한 기준을 근간으로 한 “정리”단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 역점을 두어 관리하고 실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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