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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탈레반 '여성 탄압' 본격화…"카불 女공무원 출근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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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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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수도 카불 거리의 여성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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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던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본색이 드러나고 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다시 잡은 지 한 달만에 탈레반이 수도 카불의 여성 공무원의 출근이 금지됐다.

1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카불 신임 시장으로 임명된 함둘라 노마니는 "탈레반은 한동안 여성들이 일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성 공무원들에게 집에 머물라고 지시했다.

현재 카불시 공무원 3000명 중 약 3분의 1이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마니 시장은 1000여명의 여성 공무원 중 남성이 대신할 수 없는 업무를 맡은 이들은 계속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남자들이 갈 수 없는 여성 화장실에서는 여자들이 일을 한다"고 말했다.

노마니 시장은 "다른 남성들이 채울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여성들은 우리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집에 있어야 한다"며 "집에 머무는 여성 공무원들에게도 급여를 지급할 것"이라고 했다.

탈레반은 재집권 후 여성의 교육과 취업을 허용하는 등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최근 과거로 회귀하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사립대 여학생들은 니캅, 아바야 등을 착용해 눈을 제외한 전신을 가려야 하고 남학생들과는 커튼 등으로 공간을 분리해 수업을 받아야 한다. 얼굴과 몸이 드러날 위험이 있다며 여성의 스포츠 경기도 금지했다.

또 최근에는 이슬람 교리를 엄격하게 해석한 샤리아법을 따라야 한다며 남성과 여성이 함께 일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아프간 여성들은 교사나 의료진이 아닌 한 안전을 위해 집에 머물라는 지시도 받았다. 과도정부를 짜면서도 내각에 여성은 한 명도 포함하지 않았다.

아프간 여성들 사이에서는 탈레반의 탄압이 여기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상당하다. 탈레반은 지난 17일 여성부를 폐쇄하고 권선징악부를 설치했다. 권선징악부는 탈레반 과거 통치기(1996~2001년)에 '도덕 경찰'을 통해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다. TV는 물론 음악 등 오락이 금지됐고, 물건을 훔친 자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은 돌로 쳐 죽게 하는 등 공개 처형도 허용됐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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