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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누이떠] “테슬라, 레벨부터 다른 회사... 떨어질 때마다 매수하라! 현대기아는 뭉쳐야 생존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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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내고 있는 무서운 기업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연합해서 자율주행 목표를 이뤄내지 못하면 결국 전세계 모빌리티 플레이어들에게 다 잡아먹히고 말 겁니다.”

20년가량 자동차 분야를 연구해 온 모빌리티 전문가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17일 방영된 조선비즈 재테크 유튜브 채널 ‘누워서 연 2000만원 떠먹기(누이떠)’에서 강조한 말이다. 고 센터장은 “전세계 인재들이 몰리는 테슬라에서는 소수의 직원이 타사 1000명, 만명의 연구개발 인력 몫을 해내고 있다”면서 “여전히 결핍된 기술이 많은 국내 기업들은 우선 기술 융복합을 해내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조롱도 많이 받았지만 그래도 빠른 시간 내에 잘 만들어 내는 편인 것 같은데 어떻게 보나?

“테슬라 투자자들은 이른바 ‘테슬라 타임’ ‘일론 머스크 타임’ 약속을 왜 지키지 않느냐고 불만을 제기하지만, 기술단으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자동차 업체들에 2년 만에 자율주행을 완성해보라고 하는 건 불가능한 얘기다.

지금 테슬라의 속도는 장애물을 스스로 극복하고 있는 과정인 거다. 예를 들면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인 FSD(Full Self Driving·현재는 주행지원이지만, 이후 완전 자율주행까지 무료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상품)도 처음 1.0 버전은 모빌아이 업체의 기술을 썼는데 테슬라가 원하는 대로 결과가 안 나오니 2.0은 엔비디아로 바꿨다. 근데 중간에 비트코인이 확 날아오르면서 GPU가 전부 채굴 쪽으로 쏠리고 가격이 너무 비싸진 거다. 그러니 테슬라는 결국 직접 하겠다고 나섰다.

자동차 업체가 자동차를 운행하는 컴퓨터를 직접 만들겠다는 건데, 사실 말이 안 되는 얘기다. 근데 그걸 직접 해낸다.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에서 FSD 3.0을 만드는데, 이걸 디자인한 사람이 반도체계의 수퍼스타인 짐 켈러다. 내년에는 또 FSD 4.0이 나온다. 이런 과정을 알면 왜 테슬라 타임을 지키지 않느냐고 비아냥거리기만 할 순 없다. 각종 요소마다 장애물을 직접 다 개척하면서 가고 있는 거다.”

-이건 머스크의 힘인가, 테슬라라는 회사 자체의 문화인가?

“둘 다 일 거다. 미 스탠포드나 MIT 등 수재들이 취직하고 싶어 하는 AI 관련 회사 1위가 테슬라, 2위가 스페이스X다. 앞서 말했듯 짐 켈러가 테슬라에 오면서 반도체를 직접 만들어버리지 않나. 이렇게 테슬라에서는 한 명의 천재가 알고리즘을 만들어 버리는 거다. 이런 게 우리나라로선 부러운 부분이다. 전 세계 천재들이 테슬라에 모이고 있고, 이것이 테슬라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이유라고 본다.”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에 꽂혔을 때, 오히려 CEO 리스크가 크다는 주장도 나왔는데.

“일론 머스크는 타임 테이블을 상당히 멀리까지 보고 있다. 머스크가 자주 얘기하는 것 중 하나가 똑똑한 해커가 테슬라 차량 시스템을 공격하는 게 가장 두렵다는 거다.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블록체인에 꽂힌 거다. 블록체인은 256승의 해시 함수를 걸어서 6~7중의 안전장치를 한 것이기 때문에 수퍼 컴퓨터를 사용해 해킹하려고 해도 만년 이상이 걸린다.

지금은 모비(MOBI)라는 자동차 업체들의 컨소시엄이 생겼다. 자동차 업체들이 개발한 알고리즘이나 시스템이 사이버 공격을 받았을 때 막을 수 있는 강력한 보호 장치다. 이 고민을 제일 먼저 한 게 머스크다. 따라서 비트코인으로 차를 매매하게 한다는 등의 머스크 말은 합리적인 고민에서 비롯된 거라고 본다.”

조선비즈

/조선비즈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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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 회사들이 모빌리티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핍된 기술을 외부에서 가지고 와야하는데 여전히 느리다. 전 세계적으로 모빌리티에만 매달리는 플레이어들이 너무 많다. 국제적인 역량을 가진 국내 차 업체는 현대기아차뿐인데, 우리가 주춤하면 금세 잡아먹히는 구도다. 현대차 남양연구소에는 대부분 기계공학과, 자동차 공업과 출신 직원들이 일한다. 여기서 수퍼 컴퓨터를 만들어 내는 건 불가능하다. 삼성전자 등이 보유한 요소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지지부진하다. 기술을 가진 자와 사용해야 하는 자가 다 한국에 있는데 현대는 또 다른 곳에서 찾고 있다.

결국 나중에는 각자의 식탁을 차리겠지만, 큰 흐름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이익을 위해선 각 기업들의 기술을 융복합해야 한다. 자율주행과 오프라인의 자동화라는 거대 담론을 일단 연합해서 해결해내고 그 후에 각자의 특성을 살리면서 분화해야 한다.”

이외에 구체적인 테슬라를 비롯한 모빌리티 산업에 관한 이야기는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 ‘누이떠’의 <일론 형, 지금 테슬라 풀매수 해도 돼?> 편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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