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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운동 10분, 변기 앉아 머리 감기… 방역 4단계 재소자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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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가족 면회도 전면 금지

조선일보

교도소의 한 수용자가 교도관의 감시 아래 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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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 이후 전국의 구치소 등 교정시설에서 방역을 이유로 재소자들의 운동 시간이 줄어들고 목욕이 제한되는 등 인권침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말 동부구치소 코로나 확산 이후 교정당국이 시설 재소자들의 생활을 규제하는 과정에서 재소자들이 최소한의 생활 편의도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수도권의 한 교도소에선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지난 7월부터 원래 ‘하루 1시간’ 보장되던 실외 운동 시간이 ‘하루 10분’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6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또 토요일 운동 시간도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도소에 있는 재소자를 최근 접견한 A변호사는 “재소자들은 좁은 공간에 여러명이 갇혀 있다보니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운동 시간을 귀하게 여긴다”며 “운동 시간이 부족해 다들 괴로워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죄가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는 유죄가 확정된 기결수와 달리 교정시설 내 세탁, 음식 조리 등 노동을 하지 않도록 돼 있는데, 코로나로 운동 시간이 줄어든 상황에서는 오히려 이 때문에 미결수들이 신체 활동을 못하는 ‘역차별’이 일어난다고 한다.

이 교도소에선 최근 매점 이용도 금지됐다고 한다. A 변호사는 “무더위가 한창이었던 지난달 매점 이용이 전면 금지돼 시원한 물조차 사 먹지 못했다고 한다”고 했다. 재소자들이 기본으로 제공되는 미지근한 식수로 버텼다는 것이다.

서울 지역의 한 구치소에서는 현재 공동 목욕실에서 목욕이 전면 금지된 상태라고 한다. 이 구치소에 수감된 여성 미결수를 최근 접견한 B변호사는 “원래 매주 2회씩 보장되던 공동 목욕이 현재 완전 금지됐다”며 “여성 재소자가 방 안에 있는 좁은 화장실에서 변기에 앉아 찬 물로 머리를 감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공동 목욕실에선 뜨거운 물이 나오지만, 방 안 화장실엔 찬물만 나온다는 것이다. 이발 횟수도 ‘한 달 1회’에서 ‘2 달 1회’로 줄어들었다. 다른 구치소에서는 방역을 이유로 재소자의 외래 진료도 제한한다고 한다.

재판 중인 재소자가 변호사를 접견하는 방식도 불편하게 바뀌어 방어권이 침해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전국 교정시설은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가족 등 일반 접견은 허용하지 않고, 변호사 접견을 ‘일반 접견실’에서 하고 있다. 일반 접견실은 구조상 재소자 측과 변호사 측이 유리 칸막이로 분리돼 있다. 재소자와 변호사가 같은 책상에 앉아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변호사 접견실’은 사용이 중단됐다.

최근 경남 지역의 한 교도소에서 재소자를 접견하고 온 C변호사는 “예전 변호사 접견실 때와 달리 교도관이 옆에 지키고 서 있었고, 유리 칸막이 때문에 의뢰인과 서류를 같이 보며 재판 대응 방법을 편하게 논의할 수가 없었다”며 “과도한 제한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현재 변호사 접견 외에 가족이나 일반인 면회는 모두 금지돼 있다. 법무부는 최근 ‘추석 연휴 기간 가족 면회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접견을 하지 않는다’는 공지 사항을 발표했다. 명절 때도 가족도 못보는 것이다. 최근 재소자들 사이에서는 “코로나 상황에서 감옥에 하루 갇혀 있는 것은 과거 이틀 갇혀 있는 것만큼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한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방역 관련 교정시설 매뉴얼대로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 이후 전국 교정시설 내 재소자들의 처우는 ‘교정시설 거리두기 단계별 수용자 처우조정표’에 규정돼 있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처우조정표는 비공개 자료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면서도 “지역별 거리두기 단계와 해당 교정시설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는지 여부 등에 따라 세부적인 처우 기준이 마련돼 있고, 이에 따라 집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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