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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10명 중 8명, 혐오표현에 노출…네이버, 규제조항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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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참여연대, 시민 275명 대상 설문조사

‘혐오표현 접하는 서비스’ 중 ‘뉴스 검색·댓글’이 가장 많아

여성·성소수자가 ‘혐오표현 대상’ 중 1·2위

“네이버, 이용약관에 혐오 콘텐츠 정의·규제조항 명시해야”

헤럴드경제

악성 댓글 관련 이미지.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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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국민 10명 중 8명이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에서 악성 댓글 등 혐오 표현을 접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혐오 댓글을 규제할 조항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청년참여연대에 따르면 이 단체가 7월 27일부터 8월 16일까지 약 3주간 시민 275명을 대상으로 ‘네이버 이용자 대상 혐오 표현 노출 경험’에 대해 온라인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5%인 236명(85.5%)이 포털 사이트 네이버상에서 혐오 표현을 접했다고 답했다.

‘혐오 표현을 접한 서비스’에 관한 질문에는 ‘뉴스 검색과 댓글’이라고 답한 응답자 수가 229명(83.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웹툰 85명 ▷블로그 34명 ▷카페 30명 ▷기타 4명으로, 뉴스 검색과 댓글에 대한 응답자 수가 가장 많았다.

‘혐오 표현의 대상’에 대해서 ‘주로 여성’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92명(69.8%)으로 가장 많았고, ‘소수자와 지역’ 136명, ‘외국인’ 117명 등의 순이었다.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에서 접할 수 있는 혐오 표현에 대한 우려는 시민들도 공감하고 있었다. 경기 안산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직장인 오모(24·여) 씨는 “출퇴근길에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네이버 뉴스를 본다”며 “뉴스 내용과 상관없이 스크롤을 내릴 때마다 보이는 성별 갈등, 세대 갈등과 같은 혐오 표현이 댓글 창에서 난무하는 걸 보고 피로를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람들의 의견은 다를 수 있지만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은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충남 천안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도 “세상 돌아가는 일을 알고 싶어서 뉴스를 자주 보지만 댓글은 보지 않으려 한다”며 “뉴스 댓글에 특정 집단에 대한 무비판적인 악플이 난무해 볼 가치를 못 느꼈다. 다들 생각이 다를 수 있는데 왜 타인을 헐뜯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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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참여연대가 설문조사한 네이버 혐오 표현에 대한 노출 비율·혐오 대상. [청년참여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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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하루 방문자 수가 3000만명에 이를 만큼 국내 포털업계에서 ‘공룡’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4월 KT그룹의 디지털 미디어렙 나스미디어에서 발표한 ‘2021 인터넷 이용자 조사(NPR)’ 결과를 보면, 정보검색 서비스에서 네이버는 점유율 88.1%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네이버가 시민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방증이다.

청년참여연대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해외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포털은 각 사의 이용 약관에 혐오 조장 규제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명시하고 있지만 네이버는 게시물 운영 정책에 두고 있는 ‘다른 이용자들에 대한 존중’ 조항에는 명확한 혐오 표현 정의와 규제 조항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청년참여연대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용약관 커뮤니티 규정 내 파트 3번의 12번 조항에 ‘혐오 발언 정의·규제’를 명시하고 있다. 트위터의 경우 이용약관 내 규칙·정책에 민감한 미디어 정책 조항을 통해 ‘증오성 이미지 정의·규제’ 조항을 두고 있으며 국내 또 다른 포털 카카오 역시 증오 발언 근절을 위해 운영정책 3-2-15번 조항에 ‘증오발언 규제’ 조항을 두고 있다.

이에 청년참여연대는 이용 약관에 혐오 콘텐츠 정의와 규제 조항을 명시해 안전한 온라인 공론장 형성에 기여할 것을 네이버 측에 요구했다. 13일 네이버 측에 혐오 표현 게시물 규제 조항을 이용 약관에 명시할 것을 요구하는 공개 질의서도 보냈다.

이연주 청년참여연대 간사는 “혐오 표현에 규제 조항을 두는 것은 기업이 단순히 포털을 이윤 추구 형태로 활용하는 게 아닌 문제에 얼마나 대응하는지에 대한 태도를 보여준다”며 “규제 조항으로 온라인상에서 혐오 표현들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보긴 어렵지만, 기업이 이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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