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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뷰] 친환경 수소, 국내서도 많이 쓸 텐데…직접 만들긴 쉽잖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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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대세 에너지 자리잡기까지 수십년

수소 생산→유통→소비 가치사슬 맞물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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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상암수소충전소에서 충전중인 수소차<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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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미국인 에드윈 드레이크가 19세기 중반 땅을 파내 원유를 캐내는 데 성공하면서 현대적 의미에서 처음으로 유정을 굴착했다. 본격적인 석유시대를 열어젖힌 것이다. 당시만 해도 석유는 고래기름을 대체해 램프 불을 밝히기 위해 등유만 주로 썼다. 쉽게 폭발하는 휘발유나 끈적한 중질유는 거추장스럽고 불필요한 부산물로 취급됐다.

이후 1885년 독일에서 휘발유로 작동하는 내연기관이, 7년이 지나 디젤엔진까지 나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20세기 초입에 헨리 포드가 생산단가를 끌어낮춘 값 싼 자동차를 대량 보급하면서 석유시대는 본격적으로 개화했다. 혈관처럼 주유소를 곳곳에 둬 누구나 손쉽게 석유를 쓸 수 있도록 한 점도 주효했다. 정제기술을 갈고 닦으면서 1930년대 전후로는 석유로부터 화학제품을 만드는 법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었다.

석유를 대세 에너지원으로 여기는 건 지금은 자연스럽지만 이렇게 수십년에 걸쳐 인위적으로 시스템을 다진 결과물이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는 수소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 선진국 정부나 내로라하는 국내외 대기업 다수는 수소를 미래 에너지로 점찍었다. 한 세기 넘게 석유에 의존했던 인류의 삶을 대번에 수소로 바꾸긴 불가능하나 점차 바꿔야 한다는 데 대해선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럼에도 석유에 기반해 형성된 현 에너지 수급체계를 전환하는 건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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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 마련된 SK 부스에서 키오스크 체험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고양=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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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연료전지 등 수소 활용기술 발달했지만
친환경 그린수소 생산 여건 구조적 한계
"2050년 탄소중립 시 수소 수입비중 80% 넘을듯"

에너지원으로 쓸 연료를 찾거나 만들어내(생산), 이를 적합한 형태로 모아 필요로 하는 곳에 가져다주고(저장·운송), 동력장치를 굴리거나 전기를 얻기 위한 발전기를 가동하는 데 쓰려면(소비) 일련의 절차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수소사회 또는 수소경제로의 전환은 이러한 생산과 유통, 소비 등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이 함께 갖춰질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우리나라가 수소 분야에서 앞서 있다는 평을 듣는 건 활용기술 정도다. 세계에서 양산형 수소차를 제일 먼저 만들어 현재까지 판매량도 가장 많은 완성차메이커가 있고, 수소를 원료로 한 미니발전소로 불리는 연료전지 제조역량도 상당한 수준이다. 문제는 생산 단계다. 머지 않은 미래에 수소를 친환경적으로 만들어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기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수소는 제조공정에서 탄소 배출여부에 따라 그레이·블루·그린 수소로 나뉜다. 부생수소나 개질과정을 거친 수소를 그레이, 생산과정에서 생기는 이산화탄소를 별도 기술로 따로 떼어내는 걸 블루 수소라고 부른다.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거나 수전해 기술을 활용해 원천적으로 탄소배출이 없으면 그린수소로 칭한다. 통상 블루나 그린을 청정수소로 여기며 그린수소로의 전환을 궁극적인 목표로 두는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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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닙튼 인근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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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발전량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5.6% 수준(2019년 기준)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폐기물에너지·수소·연료전지 등 국제적으로는 재생에너지로 치지 않는 분야를 포함한 수치다. 국제기준에 따라 분류하면 우리나라의 1차에너지 대비 재생에너지 비율은 2.4% 수준으로 이탈리아(18.2%)·독일(14.6%) 등 유럽 국가는 물론 미국(7.9%)·일본(6.2%)에 비해서도 한참 낮은 수준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국내에 수소를 쓰는 곳이 많아지더라도 국내 생산량만으론 충분치 못해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수소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중립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시나리오를 보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선 어떤 경우에도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수소 비중이 80%가 넘어설 것으로 추정됐다. 수소 수입규모는 중국에 이어 두번째, 수입의존도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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