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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추석 이후 부동산]④ 정비사업이 상승 주도하는 부산, 아슬아슬한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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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어딜 가나 부동산 얘기, 집값 얘기를 하는 요즘이다. 오를 만큼 오른 것도 같은데 집값이 올랐다는 소식은 끊이질 않고 들려온다. 전셋값 추이의 상황도 같다.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모양새다. 그만큼 무주택자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난 뒤의 집값 향방은 어떻게 될까. 2021년 가을과 겨울의 부동산 시장 흐름을 권역별로 예상해봤다.

올 들어 영남 지역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대구 뿐이다. 그것도 이례적인 미분양으로. 대구 이외 지역의 집값 흐름도 잠잠한 편이다. 영남 집값은 추석 이후로도 쭉 안정될 것으로 보면 되는걸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렇게 단순하게 볼 수 없다고 했다. 부산은 구도심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이슈가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이는 데다 대구의 경우도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미분양 물량이 시장 분위기를 끌어내릴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울산과 경남의 전망은 엇갈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영남 지방은 서울보다는 민간 공급 물량이 많은 편이라 시장이 급등·급락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추석 이후 가을 성수기가 되면 부산은 강보합세를, 대구는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비즈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옛 수영만매립지) /김용우 기자



◇ 해안가 재건축·구도심 재개발에 꿈틀대는 부산

부산 부동산 시장의 최대 뇌관은 해운대구 인근의 재건축 사업과 북구·동래구 일대의 재개발 사업이다. 일단은 관광지 인근 고급 주거지로 분류되는 곳들의 집값은 추석 이후로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해운대구 중심의 해안가는 고가 아파트들의 재건축 이슈가 있다”면서 “서울의 재건축 규제 완화 움직임이 있다면 바다가 보이는 ‘오션뷰(Ocean view)’ 재건축 단지의 호가가 바로 뛰면서 부산 집값을 올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부산은 지역별 편차가 큰 편인데 해운대 등 인기지역의 경우 강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북구와 동래구도 도심 재개발 사업 진행으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온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그간 부산 개발은 서쪽 강서구와 동쪽 기장군에 신도시 택지를 조성하는 확장 방향이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는 구도심의 재개발로 개발 방향이 전환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전문위원은 “부산의 20년 이상된 노후주택 비율은 54%에 이른다”면서 “부산도 정비사업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주목하면 구도심 지역들의 가치가 더 부각되면서 부산 부동산 시장의 또 다른 한 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부산 북항 재개발 사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입주 물량은 다소 많은 편이다. 올해 부산의 입주 물량은 1만6000가구 수준인데 오는 2022년 2만3000가구, 2023년 2만가구 수준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수영구·연제구·해운대구를 중심으로 정비사업 이슈나 중저가 매수세 유입에 아파트값이 오르긴 했지만, 앞으로 3년간 입주량이 많은 편”이라며 “분양시장은 계속 뜨겁겠지만 공급량 때문에 매매시장에는 지역별 양극화 나타날 수도 있다”고 했다.

◇ 미분양 증가로 주목받은 대구… “가격 하락까진 아닐 것”

대구는 전국적으로 미분양 재고가 역대 최저치 수준을 기록하는 가운데 거꾸로 미분양 주택이 늘어난 곳이다. 최근 아파트 거래량마저 대폭 줄면서 침체 우려까지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 하락장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윤지해 연구원은 “대구의 미분양 주택 재고가 1100가구 수준에 이르면서 추세가 변할 조짐을 보이는 것은 맞는다”면서 “수성구를 중심으로 가격이 너무 높아져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니 가격 부담감이 커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윤 연구원은 “기존 주택의 상승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지금의 미분양 재고만으로 시장이 하락장으로 돌아서기엔 아직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태”라고 했다.

박합수 전문위원도 “추석 이후에도 미분양 주택 때문에 대구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전체적으로 둔화하는 모양새가 나타나겠지만, 하락 반전보다는 강보합세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그는 “미분양은 주로 동구 등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어, 수성구는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 예측불허 울산·경남

울산과 창원으로 대표되는 경남 지역은 전문가들의 예측이 다소 엇갈렸다.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이들은 입주 물량이 너무 적다는 점을 꼽는다. 울산의 경우 인구가 120만명인데 올해 입주물량은 1000가구가 채 안된다. 내년 입주물량도 2000가구대 수준이다.

반면 최근 상승세를 부산과의 키 맞추기로 해석하는 이들은 추석 이후 집값 상승세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윤지해 연구원은 “울산은 조선업 중심의 지역 제조업 호황을 제외하곤 큰 호재나 악재가 없는 지역”이라면서 “최근의 상승세는 부산쪽 부동산 시장에 대한 ‘키 맞추기’ 정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함영진 랩장은 “최근 울산은 제조업 업황 회복과 적은 입주물량 때문에 아파트 값이 오른 것”이라면서 “전세가격은 내년까지 계속 상승하겠지만, 매매가격의 상승은 전셋값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더딜 것”이라고 봤다.

그 밖의 지역에 대한 전망을 보면 윤지해 연구원은 “양산·김해 등의 경우 2017년 이후 지어진 신축 아파트들이 인근 지역 신축 선호를 흡수해 가격을 끌어올렸다”면서 “한동안은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권대중 교수는 “창원의 경우 공급량이 그동안 많이 늘어난 데다, 규제 지역 지정에 따라 대출 규제가 가해져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약세가 예상된다”면서 “양산시는 부산대 양산캠퍼스 일대가 개발 호재로 들썩일 조짐이 있어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유병훈 기자(its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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