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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베일에 싸인 '서울시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명단'…"공개" 권고에도 꿈쩍않는 오세훈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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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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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4월 20일 취임 언론브리핑에서 고 박원순 시장 재직시절 발생한 성희롱·성폭력 피해자에 대해 첫 공개사과를 했다.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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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만들어진 ‘서울시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 위원명단을 비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서울시 내부 판단이 나왔다.

서울시 시민감사 옴부즈만위원회는 최근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를 관장하는 여성가족정책실 권익보호담당관에 외부위원 명단을 공개할 것을 권고했다. 심의위원회 위원 명단 비공개 자체가 근거규정이 없고, 이례적이며, 비공개할 특별한 사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위원명단이 공개될 가능성은 낮다.

19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여성가족정책실은 옴부즈만위의 명단공개 권고를 수용하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가족정책실은 옴부즈만위의 권고결정이 내려진 지 20여일이 지났 수용여부를 통보하지 않고 있다. 피신청인의 수용여부 통보기한은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심의위원회 위원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옴부즈만위의 권고는 강제성이 없다. 다만 피신청인이 불수용한 경우 옴부즈만위가 재권고를 할 수 있으나 재권고가 이뤄지는 경우 역시 극히 드물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6월 8일 서울시청 내 성폭력사건을 심의하는 ‘서울시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을 출범시켰다.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위원 전원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했다. 외부전문가 위원은 남성 4명·여성 5명 등 총 9명으로 구성했으나 출범 당시에도 서울시는 위원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당시 “사건 심의의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비공개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서울시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 운영의 공정성을 위해 비공개를 한다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비공개 자체가 타 위원회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데 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대부분의 위원회는 위원명단을 전부 공개하고 있다.

단적으로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시민인권침해구제위원회’는 위원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현재 성희롱·성폭력 사건 발생시 피해자·가해자 모두 서울시 직원이면 여성가족정책실 권익담당관이 조사를 한 뒤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에서 심의·의결을 한다. 피·가해자 중 1명이 서울시 본청 또는 사업소 직원이 아닐 경우에는 ‘시민인권보호관’에서 조사를 한 후 ‘시민인권침해구제위원회’에서 심의·의결을 한다. 징계와 관련한 절차는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와 ‘시민인권침해구제위원회’가 동일한 셈이다.

옴부즈만위원회는 서울시의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 위원 명단을 비공개할 근거규정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조사결과 보고서에 “여성권익담당관이 작성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계획’방침에서도 위원 명단 비공개는 언급된 적이 없다”고 명시했다.

옴부즈만위는 “피신청인(서울시 권익담당관)이 위원회 설치 근거를 명시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 성평등기본조례 개정안’에도 위원의 명단을 비공개해야 한다는 규정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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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5월 11일 서울시청 대강당에서 서울시 간부들과 성희롱 예방 특별교육을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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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공무원징계령 등에서 징계위원회 위원 명단을 비공개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것과 다르게 이 사건 위원회의 경우 비공개를 명시하고 있는 상위 근거 규정도 없다”며 “피신청인이 임의적으로 비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또 “서울시가 주장하는 것처럼 위원명단 공개로 인해 심의의 공정성이 저해될 가능성이 명백하거나 현저한 사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인정할만한 근거가 없다”면서 “위원회 명단을 비공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옴부즈만위원회는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가 오세훈 시장 이전에 운영해온 다른 유사한 위원회와 비교했을 때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봤다. 실제 지난해 8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서울시를 포함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한 결과 서울시를 포함한 17개 광역자치단체는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 위원 명단을 모구 공개하기도 했다. 사실상 전원 외부위원으로 구성한 ‘서울시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 위원 명단만 철저히 비밀에 부친 셈이다.

옴부즈만위원회는 “심의의 공정성이나 이해관계자들이 많이 있어 공정한 심의·의결이 특히 요구되는 서울시 여러 위원회들조차 위원명단을 공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만 위원명단을 비공개할 특단의 사정이 없다”고 판단했다.

옴부즈만위는 7월 27일 위원명단 비공개에 대한 고충민원을 접수받아 한달여 조사를 벌여 지난달 31일 여성가족정책실 권익담당관에 위원명단 비공개 방침을 철회할 것을 권고했다. 또 서울시 정보소통광장의 ‘위원회 회의정보’에 ‘위원명단’을 등록해 서울시 직원을 포함한 시민들이 위원 명단을 알 수 있게끔 조치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권익담당관이 이번 옴부즈만위의 권고결정에 따라 ‘서울시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 위원명단을 공개할 가능성은 낮다. 외부위원 명단 공개시 위원들이 위원직을 사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17일 여성가족정책실 실무자 및 책임자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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