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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분석+] 매물 쏟아낸 외국인, 다 팔아도 'OO'은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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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지난 해 11월부터 8개월간 월 기준으로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왔던 코스피 지수가 7월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매도 주체는 외국인들이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전체 한국 증시에서 매물을 쏟아냈지만, 2차전지 등 특정 섹터(업종)에 대해선 주식을 사들이며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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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이후 코스피 월봉 추이. [자료=키움증권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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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7월부터 3개월째 음봉(월초 지수보다 월말 지수가 낮은 상황) 기록하고 있다. 7~9월(9월은 15일 기준) 하락률은 각각 2.8%, 0.1%, 1.4%다.

하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7월부터 9월 15일까지 10조7000억원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도 2조6000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은 모두 개인투자자들이 받아냈다. 개인은 총 14조2000억원 순매수다.

외국인들의 주도로 코스피 시장이 조정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매수한 종목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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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이후 코스피 시장 외국인 순매수/순매도 상위 10종목. [자료=키움증권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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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은 '2차전지'에 화력을 집중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SDI다. 1조원 어치 순매수 했다. 2위 역시 2차전지 소재 관련주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다. 530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밖에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2차전지 관련주가 순매수 상위에 랭크됐다. 최근 증시가 조정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꺾이지 않고 주도주 역할을 했던 종목군이다.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중 4개가 2차전지 관련주다.

시장의 조정 분위기와 달리 나홀로 급등세를 펼치고 있는 에코프로비엠의 7월~9월 상승률은 각각 36%, 10%, 38%에 달한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9일 공시를 통해 SK이노베이션에 하이니켈 NCM 양극재를 10조 1000억원 규모로 납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 규모는 지난해 매출(8552억원) 대비 1182%에 해당한다.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2024년 이후 중장기 성장기반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삼성SDI에 이어 SK이노베이션을 양극재 메인 벤더로 올리게 됐다. 공급계약 이후 증권가의 목표주가도 상향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52만8000원), 하이투자증권(52만원), KB증권(50만원) 등이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50만원대 이상으로 올려잡았다.

MSCI 지수 편입도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정기변경 결과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 에코프로비엠 등 3개 종목이 한국 지수에 새로 편입됐다. MSCI 정기 지수 변경은 1년에 총 4번, 반기(5월·11월)와 분기(2월·8월)마다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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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최근 1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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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에 랭크된 카카오뱅크는 다소 이례적인 이벤트가 반영된 경우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주가도 급락했고, 외국인 역시 팔자 분위기지만 외국인 순매수가 많이 잡힌 이유는 이달 초 발생한 블록딜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2일 블록딜 방식으로 1조원 이상의 카카오뱅크 지분을 팔았다. 이 딜에서 외국인들이 받은 물량이 9000억원 이상이다. 대규모 거래가 시간외거래 이후에 집계되면서 당시 시장 전체의 수급 집계가 가뀌기도 했다. 지난 2일 정규장 마감 직후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 3818억원을 기록했던 외국인 수급은 시간외 매매가 끝난 6시 이후 5661억원 순매수로 바뀌었다. 이날 카카오뱅크 수급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최종적으로 6300억원으로 집계된다. 다음날부터 외국인 매물이 쏟아졌고, 주가 역시 급락세로 돌변했다.

4위는 포스코, 6위는 기아다. 바이오 대형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나란히 7~8위를 기록했고, 삼성전기가 10위로 집계됐다.

매도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이 1~2위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1~2위를 기록하는 종목에 외국인들의 매도가 집중되면서 지수 역시 약세 국면을 나타냈다. 두 종목을 합한 순매도 규모는 무려 9조 7000억원에 달한다. 3위는 최근 규제 이슈가 불거진 카카오, 4위는 기대했던 신작 게임이 막상 출시되자 유저들의 실망감과 함께 주가가 급락한 엔씨소프트다. 지분을 들고 있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역시 게임 출시 이후 주식을 팔아 지분율을 5% 밑으로 낮췄다.

ssup82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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