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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카카오...김범수 '생활혁신 꿈' 이대로 접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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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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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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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난 2013년 미국 뉴욕에서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마친 후 택시를 잡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늦은 밤 좀처럼 택시가 잡히지 않는 가운데, 한 지인이 부른 고급승용차가 10여 분 만에 그들 앞에 정차했기 때문이다. 김 의장이 글로벌 차량공유서비스 '우버'를 처음 본 순간이다.

아산나눔재단이 2019년 출간한 '아산 기업가정신 리뷰'에서 김 의장은 당시의 충격을 이렇게 회고했다. "우버의 등장은 모바일과 오프라인을 연결해줄 새로운 혁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우버를 통해 미처 생각지도 못했고 애초에 관심도 없었던 오프라인 시장, 택시·운송산업 등에서도 모바일로 시간과 공간 제약이 사라지는 세계를 경험한거죠."

휴식 차 미국행을 택했던 그는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주는 O2O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해서였다. 2010년 출시한 카카오톡이 3년 만에 전세계 가입자 수 1억명을 돌파하며 모바일 강자로 떠오른 만큼, 김 의장에게 O2O 서비스는 "엄청난 가능성이 열린 미지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생활을 혁신하라"…카카오 탐구생활 TF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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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전신인 '카카오택시' 서비스. /사진=머니투데이 DB


김 의장은 그해 연말 10명으로 구성된 카카오 탐구생활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했다. 카카오만의 O2O 서비스를 개발하는 조직으로, 팀장은 훗날 '카카오택시'와 '카카오T' 플랫폼 출범을 주도한 정주환 전 카카오모빌리티 대표(현 카카오 부사장)가 맡았다. 당시 김 의장은 '생활의 혁신, O2O'라는 문구를 내걸고 "미지의 땅을 개척하라"라며 TF에 전권을 위임했다고 한다.

TF는 통계청에서 발간한 '국민생활시간조사'에서 국민 대부분이 매일 이동에 1~2시간을 쓰는 것을 보고 '이동'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한다. 서울버스·지하철 내비게이션·국민내비 김기사 등을 인수해 △카카오버스 △카카오지하철 △카카오내비를 출시한 배경이다. 카카오가 다음(Daum)을 인수한 것도 지도 데이터를 확보해 O2O를 강화하기 위한 일환이었다.

이후 TF는 본부로 격상, 카카오택시와 카카오드라이버를 선보였다. 2017년엔 이들 서비스가 카카오모빌리티로 분사했다. 물론, 모든 과정이 순탄한 건 아니었다. 20%의 수수료를 받는 카카오드라이버는 당시 최대 38%의 수수료를 받는 대리운전사업자와 갈등을 빚었고, 후속작으로 준비 중이던 가사도우미 서비스 '카카오홈클린'은 파견업체의 규탄시위에 출시를 중단해야 했다.


사면초가 몰린 김범수 "10년 간 추구한 성장방식 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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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장유진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왼쪽 세번째)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대기업의 대리운전 전화콜 시장 진입 반대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리운전연합회는 카카오와 SKT가 카카오톡, 티맵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이용해 시장을 점유해가고 있다며 대리운전 전화콜 시장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2021.8.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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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카오 O2O 서비스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카카오모빌리티뿐 아니라 카카오헤어샵·카카오VX 등 다른 사업들도 중소상공인의 밥그릇을 뺏는다는 지적을 받고 일단 멈춰섰다. 생활을 혁신하겠단 사명은 잊히고 골목상권 침해 오명만 남았다. 내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부와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이 규제 수위를 높이면서 카카오의 O2O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수수료인상 논란으로 여론도 돌아섰다.

이에 김 의장도 수년 전 꿨던 꿈을 내려놓기로 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발생한 일부 사업을 철수하고 IT혁신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한 것이다. 일부 계열사도 통폐합할 예정이다. 또 5년간 3000억원의 상생기금을 마련해 플랫폼 종사자와 중소상공인을 지원한다. 이미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업고객 대상 꽃·간식·배달 중개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일군 생활혁신은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늘날 원하는 시간,장소로 택시를 호출해 탑승하고 앱으로 간편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은 카카오가 만들어낸 혁신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플랫폼 기업의 O2O 사업 자체를 비판적으로 보기보단, 플랫폼 혁신을 가속하면서도 독점의 부작용을 줄이는 쪽으로의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김 의장은 "최근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카카오와 모든 계열 회사는 지난 10년 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본질에 맞게 카카오와 파트너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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