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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인터뷰] '보이스' 김무열 "저를 많이 미워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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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이스(김선·김곡 감독)'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배우 김무열이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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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하게 돌아온 김무열(40)이다. "모두가 나를 미워했으면 좋겠다"며 확신의 목표를 언급하는 것 조차 꽤나 얄밉지만 마냥 미워할 수는 없다. 어딘가에 존재하지만 쉽게 찾을 수 없어 더 분노하게 만드는 그 범죄자를 김무열의 몸을 빌려 형상화 시킨 영화 '보이스(김선·김곡 감독)'. 들끓는 화와 대리만족이라는 양가적 감정을 동시에 터뜨리는 극중 김무열의 연기를 확인하는 것 만으로도 선택에 후회는 없을 작품이다. 이미 실관람객들의 호평은 시작됐다.

보이스피싱 본거지인 콜센터에서 상황을 진두지휘하는 에이스 곽프로다. 김무열은 곽프로가 피해자들을 제 손바닥 위에서 가지고 노는 것처럼, 관객들의 마음을 실시간으로 쥐고 흔든다. 평소 '정의롭기 위해' 노력한다는 김무열은 곽프로를 만나, 때려 죽이고 싶은 곽프로에 대한 심경을 모조리 연기로 표출했다. "영화는 그들이 얼마나 지능적으로 움직이는지, 왜 당할 수 밖에 없는지 여러 경로를 통해 보여준다"고 단언한 김무열은 "결코 피해자 분들의 잘못이 아니라는걸 인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명확한 메시지와 진정성을 담아낸 결과에 관객들도 응답했다. '보이스'는 첫날부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추석 흥행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변요한과 김무열은 '보이스' 100만 돌파 공약으로 '스트릿 우먼 파이터' 댄스를 걸어 둔 상황. 기분좋은 추석 연휴를 보낸 후, 즐거운 선물 또한 받아볼 수 있기를 희망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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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이스(김선·김곡 감독)'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배우 김무열이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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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시즌 관객과 만나게 됐다.

"이 어려운 시국에 어떠한 대의적인 의미에서 '보이스'가 우리 극장가, 또 한국영화에 조금이나마 생기를 불어 넣어줄 수 있는 그런 영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평소 정치,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보이스피싱 소재를 다룬 '보이스'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을까.

"어쩌다보니 내가 '보이스피싱 백신 영화'라는 슬로건 아닌 슬로건을 이야기 하게 됐는데(웃음) 작업을 시작할 땐 그런 마음도 있었지만 막상 촬영할 땐 배제하게 되더라. 그리고 영화를 다 찍고 작품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다 보니 우리 작품이 관객 분들을 만날 수 있는 여러가지 이유 중 '그 부분도 분명 하나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뿐만 아니라 영화적 재미도 충실하게 넣어 놓은 작품이다. 아주 단순하지만 정확한 플롯을 갖고 그것을 따라가는 주인공의 온 몸을 던지는 액션, 스피드한 전개, 조금 더 단순화 시키면 권선징악의 쾌감이 충분하다. 재미있게 즐겨 주시길 희망한다."



-분노의 중심에는 곽프로가 있을 것 같은데.

"하하. 내가 연기한 캐릭터가 얄밉고, 정말 때려 죽이고 싶은 인물이기 때문에 보이스피싱을 당하셨던 분들이나 유사한 경험 혹은 피해를 겪은 분들, 그 주변 분들까지도 영화를 통해 내가 얻어맞는 모습들을 보면서 작게나마 대리만족 느끼셨으면 싶다. 모두가 날 미워했으면 좋겠다.(웃음)"

-콜센터에서 범죄를 진두지휘하는 곽프로는 마치 사이비 종교 교주처럼 광적이고 섬뜩하더라. 직접 연기한 입장에서 시나리오 속 곽프로를 처음 만났을 땐 어떤 느낌이었나.

"비현실적이라 생각했다. 또한 실제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이 규모가 얼마나 크고 우리 사회에 아주 깊숙히 침투한 범죄라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작품도, 캐릭터도 남의 이야기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보통의 캐릭터는 일단 머리로 이해하고, 심적으로 공감이 되고, 그러면서 몰입감이 생겨 자기합리화가 만들어지기 마련인데, 곽프로는 장황하게 풀어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곁들여야 그나마 이해가 겨우 갈 법한 나쁜놈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런 인물을 뛰어난 연기로 표현했다. 도대체 왜 그렇게 연기를 잘했나.

"감사하다. 하하.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공의 적을 롤로델로 만들어 놓고, 그것을 향해 달려갔다. 나도 평소에는 나름 정의로우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어서, 내가 연기하지만 나 조차도 밉고, 때려 죽이고 싶은 마음을 극대화 시켰다. '이 인간은 어떤 인간인가' 상상력을 많이 가미하기도 했고, 그때 그때 느껴지는 감정들을 사용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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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이스(김선·김곡 감독)'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배우 김무열이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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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돈벌이 수단, 도구 등으로 이용하는데 겉보기에는 또 젠틀하고 말끔하다. 캐릭터를 이해시키는데 비주얼적인 도움도 컸다.

"사실 실존하는 곽프로 같은 인물을 직접 만나볼 수는 없었다. 보이스피싱을 당하는 피해자들 입장에서 '전화기 너머 인간들은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어떤 식으로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 어떤 표정을 지으며 사기를 칠까?' 다방면으로 생각해봤다. 곽프로는 설정상 콜센터 안에서 누구보다 편안하게 제멋대로의 행동을 보인다. 나름 자신만의 왕국인 것이다. 위에는 정장을 입었는데, 아래는 전혀 맞지 않는 반바지를 입은 듯 언밸런스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기 치려고 전화한 주제에 피해자의 마음을 공감하는 것처럼 속이지 않나. 굉장히 자기 중심적인 인물을 표현하는데 댄디한 스타일과 슬리퍼가 큰 몫을 한 것 같다."

-곽프로는 과거 금융권에서 잘나가다 밑바닥을 치고 보이스피싱 범죄에 감당하게 된 인물로 소개된다. 나름의 전사가 있어서 더 안타깝게 느껴진 부분은 없었나. 12년 전 개봉한 '작전'에서 직접 연기한 엘리트 브로커가 생각나기도 했다.

"맞다. 곽프로는 뿌리가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설정을 봤을 때 나도 깜짝 놀랐다. '작전' 캐릭터와 비교가 되더라. '작전'에서도 잘나가던 펀드매니저였는데 사기를 치고 퇴출을 당한다. 법의 심판도 받지만 그 안에서 본인이 무엇으로 돈을 벌 수 있는지 머리를 굴린다. 캐릭터에 나름 평행이론이 있다.(웃음) '보이스'의 곽프로는 어느 정도 설명이 되기는 하지만 사실 그의 과거는 '카더라' '썰'에 가깝다. 감독님들은 출신 배경이 주는 불분명함이 곽프로라는 사람을 미지의 무서운 적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를 생각하셨던 것 같다. 나도 연기를 할 땐 엘리트 브로커라는 설정을 최대한 염두하지 않았다. 보이스피싱의 피해 규모가 엄청나게 크기는 하지만, 또 총량으로 치면 금융 쪽이 훨씬 더 크지 않겠나. 그 큰 돈을 만지던 사람이 콜센터에 와서 그러고 있다는게 조금은 방해가 될까 싶어 오히려 잊으려 했다."

-어떻게 보면 '보이스'는 똑같이 인생의 밑바닥을 찍은 두 남자의 서로 다른 선택을 보여준 것 같기도 하다.

"곽프로를 놓고 본다면 '잘나갔던'과 '밑바닥을 쳤던' 두 가지 사실이 곽프로를 항상 지배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둘 다 과거의 일이다. 아주 잘나갔던 시절의 본인을 잊지 못하기 때문에 콜센터 안에서도 사람들을 무시하면서 그렇게 행동을 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온 무의식의 행동들도 나온다. 두 진실이 충돌하다 보니 묘하게 비뚤어져 나가면서 괴물이 탄생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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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요한이 인터뷰에서 김무열에 대해 '화가 날 정도로 연기를 잘했다'고 말했다. 김무열 역시 그간 변요한에 대한 인간적 칭찬을 많이 했는데.

"변요한이 행하는 상대 배우에 대한 존중을 보면서 가장 놀랐고, 또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줬다. 직업으로써 일에 대한 존중도 있겠지만, 배우가 연기하는데 있어서도 그 마음은 정말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본인이 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일인지를 대변해 주는 행동이다. 나 역시 그렇게 알고는 있었는데, 알고 있음에도 요한이 만큼 행동으로 보여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요한이를 통해 직접 눈으로 본 존중은 상대방이 연기를 할 때 '아, 내가 정말 소중한 일을 하고 있구나' 깨닫게 해줬고, 그래서 더 신나고 즐겁게, 성취감을 갖고 연기할 수 있었다. 사실 요즘엔 일주일에 몇 시간으로 촬영을 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성취감이나 직업으로써 소명 이런 것들을 느끼면서 일하기가 쉽지 않다. 근데 배우라는 직업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으로 공감하면서 표현하거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한 면에서 요한이의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큰 힘이 됐다. 연기를 잘하는 것은 이미 검증이 됐고, 다들 아는 부분이지 않나. 그 외의 모습들까지도 놀라웠다. 나와 몇 살 차이도 안나는 동생이지만 많이 보고 배우고 느꼈다. 참 좋은 배우다."

-구체적 일화가 있다면.

"요한이가 칭찬을 정말 잘 한다. 본인의 극 안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라는 것을 보면 물리적으로 그 양이 정말 많다. 그럼에도 촬영 중 모니터 앞에 앉아 본인이 안 나오는 장면까지 챙겨보면서 다른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칭찬을 하더라. 들으면 어느 정도 집중해서 심도 깊게 봤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그렇게 진심으로 감탄해주고, 그렇게 진심으로 칭찬할 수가 없다.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 봤을 땐 내 첫번째 관객이 되어줬고, 그 자체가 존중 아니었나 생각된다."

-액션 장면도 빼놓을 수 없다. '보이스'의 액션은 주인공이든 범죄자든 진짜 죽기 살기로 사력을 다해 싸우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곽프로는 얻어 맞는 신이 더 많았지만.

"곽프로의 액션 콘셉트는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든 경우와 기회를 노린다'였다.(웃음) 그래서 곽프로의 공간에 침입한 서준을 발견했을 때도, 일단 소리부터 내는 다른 영화들과 달리, '보이스'의 곽프로는 쥐죽은 듯이 조용히 다가가 골프채를 들고 내려친다. 천본부장(박명훈)과 몸싸움을 할 때도 그냥 보내지 않는다. 그런 행동을 통해 괴물 같은 인물의 알 수 없는 열등감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수 많은 장면 중 관객들이 집중해서 봤으면 하는 장면이 특별히 있을까.

"내 장면보다도 서준(변요한)의 고군분투에 몰입해 주시면 어떨까 싶다. 요한이는 진짜 온 몸이 다 까져라 뛰고 구르면서 나쁜 놈들에게 맞섰다. 곽프로의 연설은 개똥처럼 들으시고(웃음) 서준이를 통해 꼭 대리만족을 느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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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보이스피싱 범죄의 심각성을 실질적으로 실감하게 됐나.

"에피소드를 하나 말씀 드리면, '보이스' 시나리오를 읽은 후 체크카드 한도 상향 때문에 은행을 찾아간 적이 있다. 체크카드는 1회 출금액이 30만원으로 고정돼 있어서 상향을 하려면 은행 창구에 직접 가야 하더라. 앉아서 은행 직원 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이 때다' 싶어 인터뷰를 했다. 근데 체크카드 1회 출금액을 30만원으로 제한해 둔 것도 '보이스피싱 때문'이라고 하시더라. '우리 삶에 정말 커다랗게 영향을 주고 있고, 심각하고, 아주 밀접한 범죄구나'라는 것을 그때 깨달았고, 곽프로라는 인물도 조금씩 조금씩 실체적으로 무시무시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정말 속을 수 밖에 없는 범죄라는 생각도 들던가.

"영화 준비를 하면서 실제 보이스피싱 사례들을 찾아보고 관련 오디오 자료를 받아 들어보면서 충격 받았다. 요즘 보이스피싱을 하는 범죄자들은 옛날에 우리가 생각했던, 약간은 희화됐던 사람들과는 결이 다르더라. 수사기관, 금융기관이라고 한다면 (범죄자들은) 그 전문 지식을 명확하게 알고 있고, 오랫동안 종사하고 있었던 사람처럼 목소리와 단어 선택까지 상황별로 대처한다. 그 순간 순간이 너무나 진짜 같았다. 나는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오디오를 들었는데, 보이스피싱인 줄 알고 들었음에도 진짜 검사 같아 소름이 끼쳤다."

-그들은 우리의 생각과 상상보다 더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어느 순간 휴대폰에 악성 앱(애플리케이션)이 깔리면 깔때기 앱이라는 것을 통해 (피해자가) 다시 확인 전화를 걸어도 그 보이스피싱 일당이 있는 쪽으로 전화가 연결돼 '맞다'고 확인해주는 시스템이 굉장히 조직화 돼 있다. 심지어는 어디 건물, 예를 들어 금융기관을 사칭했으면 그 금융기관 건물 안에서 직접 만나 대면까지 하면서 사기를 치기 때문에 그러한 수법으로 당한 분들도 상당하더라."

-'보이스'가 왜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다'고 강조하는지도 알겠다.

"피해자 분들이 직접적인 금전 피해를 입은 것도 안타깝지만, 자기 탓으로 생각하며 쉽게 알리지도 못한다는 것이 참 안타까웠다. 지난 한 해 추정되는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1조 조금 안되는 7000억~8000억 정도라고 한다. 근데 수사 기관에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잠정적 피해자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하더라. 보이스피싱이 어느 순간부터 희화화 된 지점도 있고, '누군가에게 속았다'는 것이 부끄럽고 창피해 혼자 끙끙 앓고 있는 분들도 많다는 이야기가 씁쓸했다. 극중 형사로 나오는 (김)희원이 형의 대사처럼 피해자들 잘못이 아닌데. 보이스피싱은 거대하면서도 점조직화된, 전문적인 범죄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범죄를 조금이라도 더 잘 할 수 있을지 분석하고, 치밀하게 움직인다. 만약 표적이 된다면 누구라도 당할 수 밖에 없는 범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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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과 캐릭터에 몰입하는 김무열만의 방식이 있다면.

"항상 작업을 할 때마다 생각을 안 할 수 없겠지만, 결과에 대한 평가, 결과에 대해 돌아오는 어떤 것들을 배제하고 작업에 임하려 노력한다. 실제로 하다보면 그런 것은 다 잊고, 내가 맡은 캐릭터나, 내가 들어가 있는 드라마 안에서 '어떻게 하면 극을 풍성하게 할 수 있을까?' '이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입체감 있게 혹은 독특한, 나만의 방식으로 감독님 작가님이 생각하는 본연의 캐릭터에 맞춰서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나는 정말 매 작품마다 최선을 다해 몸과 마음을 다 집어 넣는다. 결국은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숙명이 마지막에는 관객 분들에게 작품을 건네 드려야 한다. 그래서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좋겠냐'는 질문이 항상 어렵더라. 왜냐하면 관객 분들에게 어떤 작품, 캐릭터로, 한계지어서 내 생각을 조금이라도 넣어 말씀 드리면, 그 분들에게 방해가 될 것 같고 상상력을 제한시킬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런 것들 없이 만났을 때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해석이 돌아오고, 나 조차 못 봤던 것들을 보면서 작품 자체를 온전히 관객 개인의 것으로 만드는. 그것이 내가 하고 있는 일의 묘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보이스'를 준비하고 촬영하며 직접 체감한 경각심을 가족들에게도 당부했나.

"어머니도 나를 사칭해 '친구에게 일이 생겼으니 돈을 좀 달라'는 톡을 받은 적이 있다. 내가 용돈을 안 받아 쓴지 오래 돼 다행이지 아찔했던 순간이다. 어머니도 소름이 끼쳐 해당 문자를 캡처해 나에게 보낸 후 그 방에서 아예 나갔다고 하시더라. '증거를 남겨놔야 하는데 왜 나가셨냐'고 했더니 '너무 소름이 돋고 무서워서 그랬다'는 답이 왔다. 나도 그랬다. 내 입장에서는 나를 사칭한 누군가가 나에 대해 어느 정도 이미 알고 그런 시도를 했다는 것, 나에게 가깝게 다가온 것 같은 느낌에 소름이 쫙 끼쳤다. 우리 영화에 보이스피싱과 관련된 여러 수법이 나오지 않나. 집사람과 가족들에게 미리 당부를 하기도 했다. '확인 전화를 하고 싶으면 다른 사람의 전화로 확인을 해라'라는 이야기를 제일 많이 했다."

-아내 윤승아도 영화를 관람했나.

"아직 못 봤는데 기대를 많이 하고 있더라. 집이 양양인데 내가 요즘 촬영이 바빠 자주 못 가고 있다. 아내는 가족 중 반려견이 아파서 병간호를 하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양양이 그립다."

-앞서 변요한은 '보이스' 100만 공약으로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댄스를 내걸었다. 따로 준비한 공약이 있나.

"나도 요한이랑 같이 춤을 추겠다. 하하. 요한이의 추천으로 '스우파'를 보게 됐다. '재미있다'고, '꼭 보라'고 하더라. 처음 봤을 때가 내가 한 30분 후에 촬영을 가야 했나? 그런 상황이었는데, 잠깐 틀었다가 촬영에 못 갈 뻔했다. 너무 재미있더라. 그래서 만약 '보이스'가 100만 명을 돌파하게 된다면 요한이랑 나랑, (박)명훈이 형까지 셋이 팀을 결성해 춤을 춰보도록 하겠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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