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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25만원이냐, 자부심이냐...상위 11%는 국민지원금을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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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편집자주] [세종썰록]은 머니투데이 기자들이 일반 기사로 다루기 어려운 세종시 관가의 뒷이야기들, 정책의 숨은 의미를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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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첫날인 13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국민지원금 신청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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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받았어?"

"아니 자부심만…"

이번 추석연휴의 화제는 단연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국민지원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본격적인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16일 기준 국민지원금을 받아간 사람은 3755만명, 전체 지급 예상대상 4326만명의 86.8% 수준입니다. 일부 오프라인 신청을 통해 지원금을 받는 사람과 이의신청을 고려하면 지급자격에 이견이 없는 거의 대부분의 대상자가 1인당 25만원씩 수령한 셈입니다.

다만 전체가구의 88%에 지급한다는 특성 탓에 불만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달 6일 지급을 시작했는데 10일만에 이의신청이 28만건 가까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여론이 들끓자 더불어민주당은 "90% 가구까지 국민지원금을 지급하게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곧바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명백히 기준을 넘어서는 이의신청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당정 간의 엇박자일까요?

말뜻을 살펴보면 여당이나 재정당국이나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양측 모두 "이의신청을 폭넓게 인정해 전체가구의 90%정도가 국민지원금을 받는 결과를 만든다는 얘기입니다.

여론 진화가 급한 여당은 늘어나는 지급대상에, 국민지원금 확대라는 오해를 우려한 재정당국은 기준에 강조점을 두다 보니 다른 말을 하는 것처럼 들릴 뿐입니다. 사실 88% 지급이라는 것도 소득하위 80%+알파(α)로 지급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88%가 될 것이라는 예상수치입니다.


"이렇게 많은 돈을 주고 이렇게 많은 욕을 먹은 일이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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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기준이나 지급 방침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보니 정치권에선 여전히 선별지급 방식에 대한 볼멘 소리가 나옵니다. 여권 대권주자 중 한명인 김두관 의원은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잘못했다 생각할 때 수정하는 게 제일 빠르다"며 전국민 지급방식으로 변경을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돈을 주고 욕을 먹은 적 있었냐"며 참담한 심정을 드러내고, 홍남기 부총리를 향해서는 "일개 장관 하나가 끝까지 막으면 안되는 나라가 민주공화국이냐"며 쏘아붙였습니다. 공무원이 반발하면 "선참후보(먼저 죽인 뒤 알린다)의 지엄함을 보여야 한다"고 살벌한 경고장을 날렸습니다. 이와 무관하게 경기도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는 국민지원금을 못받은 12%에게도 자체 예산으로 지원금을 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전국민에게 국민지원금을 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입니다. 국민지원금의 재원인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국회 합의로 결정됐기 때문입니다. 나라의 예산은 정부가 제출해 국회가 심의토록한 헌법 원칙이 있는 한 정해진 예산에서 국민지원금을 소화해야 합니다.

정부와 국회가 국민지원금 재원으로 책정한 예산은 지방예산을 포함해 11조원입니다. 전체 2320만 가구 중 2034만가구, 4326만명을 대상으로 설계한 금액입니다. 우리나라 전체인구가 5182만명이니, 나머지 856만명에 대한 국민지원금을 계산해보면 대략 2조원 넘는 돈이 더 필요하다는 결론입니다.

정부는 90% 지급시 부족한 예산을 예비비와 기존 지출예산 조정으로 충당한다는 입장인데 조단위로 불어나면 마른 수건 짜기로는 감당이 안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정부와 국회가 올해 3번째 추경을 편성하면 될 일이긴 합니다만 이미 결정한 국민지원금 지급 방식 번복을 위한 추경이 과연 성사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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