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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데이트폭력에 가족 사망" ···시민들 울린 지하철 안내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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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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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기관사가 "가족이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했는데,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으니 관심을 부탁드린다"는 안내방송을 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지하철 4호선 기관사의 안내방송 듣고 오열할 뻔했다'는 글이 확산됐다.

해당 글 작성자는 "오늘 퇴근길에 4호선을 탔는데 기관사분이 안내방송으로 '가족이 얼마 전에 데이트 폭력으로 사망했는데 국민청원을 올렸으니 관심을 부탁드린다. 이런 안내방송이 불편하시겠지만 이렇게밖에 알릴 방법이 없다. 양해해 달라'고 했다"면서 "이 말을 듣는데 정말 너무 슬퍼서 오열할 뻔했다"고 적었다.

안내방송을 전한 기관사의 가족은 최근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해 숨진 고(故) 황예진씨(25)인 것으로 추정된다.

황씨의 남자친구였던 A씨(31)는 지난 7월 25일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 로비에서 황씨와 말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머리 등을 수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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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을 당한 후 의식을 잃고 쓰러진 황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지난달 17일 숨을 거뒀다.

법원은 지난 15일 A씨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황씨의 모친은 지난달 25일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딸의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을 올렸다.

청원 글에서 황씨 모친은 "여성을 무참히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한 가해자의 구속수사와 신상공개를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불어 연인관계에서 사회적 약자를 폭행하는 범죄에 대해 엄벌하는 데이트폭력가중처벌법 신설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한편 기관사의 안내방송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저런 안내방송을 하는 심정이 어땠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이미 청원을 했는데 한 번 더 하고 싶다" 등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해당 청원은 18일 오후 2시 현재 50만명에 육박하는 인원의 동의를 얻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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