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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 도전하다 축출' 부테플리카 전 알제리 대통령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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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집권한 최장기 대통령…건강 이상설 속 은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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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당시 알제리 대통령 5선 반대 시위 현장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년 장기집권 끝에 민중 반발에 직면해 권좌에서 물러난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전 알제리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향년 84세로 숨을 거뒀다.

이날 알제리 국영방송인 ENTV가 압델마드지드 테분 대통령의 성명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인, 장례 절차 등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2013년 발병한 뇌졸중으로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그 이후 거의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와병 중에 2014년 재선됐으나 그의 동생과 군부와 당 인사들이 업무를 대행하면서 사실상 무기력한 상태였다.

1937년 모로코에서 태어난 부테플리카는 1956년 프랑스 식민통치에 맞서 무장 운동 단체인 민족해방전선(FLN)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1962년 알제리 독립과 함께 들어선 아메드 벤 벨라 대통령 정부에서 25세의 나이에 외무장관에 임명돼 1978년까지 15년간 냉전 시기 알제리 외교를 총괄했다.

1999년에는 군부 지지를 받아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에 나서 당선됐다. 20만명의 사망자를 낸, 이슬람 반정부 무장세력과의 '7년 내전'이 종식된 이후였다. 벤 벨라 초대 대통령 이후 37년 만의 첫 문민 대통령이 된 것이다.

당시 야권으로부터 군부 독재 아래에서 봉직한 구체제 인사로 비판받기도 했으나 취임 이후 이슬람 반군 수천 명을 사면하는 등 적극적 국민 통합 정책을 펴 국민적 지지를 확보했고, 2004년 연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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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전 알제리 대통령의 외무장관 재임 시절 모습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이후 그는 장기집권의 '야욕'을 드러냈다.

그는 집권여당의 지지 아래 2008년 11월 대통령직 연임을 한차례로 제한한 헌법 조항을 폐지하며 '종신 대통령'의 길을 텄고, 이듬해 4월 90%가 넘는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개헌에 반대하는 야권 일부의 불참 속에 치러진 '반쪽짜리' 대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극심한 폭력과 부정 선거 의혹 속에 2014년 4월 77세의 나이에 또 한 번 임기를 연장했다.

이즈음 부테플리카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4선을 앞둔 유세 때도 좀처럼 공개적으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건강 상태가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추측이 퍼졌다.

이런 가운데 다시 5선 도전을 선언하자 성난 국민들이 임기 연장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고, 결국 그는 5선 도전 포기 선언에 이어 2019년 4월 2일 사임서를 헌법위원회에 제출했다.

그가 1990년 결혼을 했다는 이야기는 있으나 공식적으로 부인 등 사생활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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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전 알제리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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