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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석 리그? 10위 한화도 9위 KIA도 ‘탱킹’은 없다 [엠스플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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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막판 ‘2약’으로 처져 있는 KIA와 한화. 일각에서는 ‘심준석 리그’라는 조롱과 함께 ‘탱킹’ 이야기도 나오지만, KIA와 한화의 최근 경기력을 보면 최하위를 차지할 생각은 추호도 없어 보인다. KBO리그 현실에 어울리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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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맷 윌리엄스 감독(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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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막판 KBO리그 순위표는 3강-5중-2약 구도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4위 NC부터 8위 롯데까지 치열한 5강행 막차 싸움을 펼치는 가운데 9위 KIA와 10위 한화만 멀찌감치 떨어져 그들만의 리그가 진행 중이다. 8위 롯데와 9위 KIA 간 거리(6.5경기 차)보다 9위와 10위 거리(3경기 차)가 오히려 더 가깝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팬들 사이에선 ‘탱킹’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내년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기 위해 차라리 최하위를 하는 편이 낫다는 냉소적 반응이다. 내년 전체 1순위가 유력한 덕수고 괴물투수 심준석의 이름을 붙여 ‘심준석 리그’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KIA도 한화도 탱킹할 가능성은 전혀 없고, 그럴 생각도 없어 보인다. 일단 두 팀 감독 성향부터가 지는 걸 누구보다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맷 윌리엄스 감독은 처음 KBO리그 올 때부터 “내 머릿속에 리빌딩은 없다, 오직 승리뿐”이라고 선언했다. 경기중 투수가 실점하거나, 원하는 대로 게임이 풀리지 않으면 고개를 푹 떨구며 괴로워하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지려고 경기하는 감독에게선 나올 수 없는 반응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열정남이다. 그는 “내 성격상 지는 걸 싫어하고, 승부욕이 강하다. 상대 팀에 지게 되면 나도 모르게 강한 감정이 튀어나온다”고 말했다. 그라운드에서 쉼 없이 몸을 움직이고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는 모습, 남이 보면 별 것 아닌 것까지도 흥분해서 격렬하게 항의하는 모습은 수베로가 어떤 사내인지 보여준다. 지기 위해 야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선수 기용만 봐도 이기겠다는 의지가 한껏 묻어나온다. 15일 롯데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KIA는 초반 0대 3 열세를 딛고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반엔 장현식이 1.2이닝, 정해영이 8회 2아웃부터 올라와 승리를 지켰다. 16일엔 영호남 맞수 삼성과 혈투 끝에 한 점 차로 이겼고, 17일에도 비록 패하긴 했지만 끝까지 삼성을 압박하며 최선을 다했다.

한화 역시 이기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12일 더블헤더 1차전을 앞두고 2군에서 코로나19 의심환자가 발생해 투수진 운영에 차질이 예상되자, 외국인 투수 라이언 카펜터가 불펜 등판을 자청했다. 1이닝만 맡기려는 수베로 감독에게 카펜터는 2이닝을 던지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16일 키움전에서 큰 점수차 리드를 못 지키고 무승부에 그치긴 했지만, 한화는 강재민과 정우람까지 총동원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17일 경기에선 1회 8점, 2회 2점을 얻은 뒤에도 계속해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끝에 15대 5로 대승을 올렸다. 한화는 10점 차 리드에도 선발 김기중이 흔들리자 바로 주현상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최하위를 원하는 팀이라고는 볼 수 없는 경기력이고, 경기 운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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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 전문가 수베로 감독. 지는 걸 원한다면 나올 수 없는 행동들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수베로 감독은 “프로 선수라면 팀 순위와 관계없이 야구장에 나올 때 항상 이기려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시즌이 끝나가고 순위표 아래쪽에 있다 보니 자칫 의욕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에게 항상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팀 순위가 낮다고 설렁설렁 야구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팀 캐미스트리를 해치는 일, 코칭스태프가 믿는 야구관에 반하는 모습을 보이는 선수는 1군에 둘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상대에게 이기는 야구, 승부욕을 일깨우기 위해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불펜진이 흔들리는 장면이 자주 나오자 불펜 구성에 변화를 줄 의사도 말했다. 역시 이기는 데 초점을 맞춘 경기 운영이다. 수베로 감독은 “최근 정우람 뿐 아니라 우리 불펜진이 전체적으로 고전하고 있다”면서 “9회 앞을 막아줄 투수들도 재배치를 고려하고 있다. 내년 이후를 위해서라도 누군가 한 단계 발전해서 접전 상황을 맡길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베로 감독은 “남은 시즌은 모두에게 중요한 시즌”이라 강조한 뒤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마지막 한 달은 이기는 경기를 지켜주는 불펜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물론 실력이 부족해서 지는 경기는 어쩔 수 없다. KIA도 한화도 상위권 강팀들에 비하면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최선을 다해도 지는 경기가 이기는 경기보다 자주 나오는 게 현실이다. 아직 어리고 경험 부족한 선수들의 플레이가 일부 팬들의 눈높이에 부족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고의로 경기에 지거나 최하위를 목표로 경기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KBO리그 현실에 어울리지도 않는다. 농구와 달리 야구는 특급 신인 한 명이 팀의 운명을 바꾸지 못한다. 일부러 꼴찌를 한다고 심준석을 잡는다는 보장도 없다. 리빌딩과 세대교체는 패배의식 속에서 이뤄지지 않는다.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 속에서 진정한 팀 전체의 성장이 이뤄지는 법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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