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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인 최다' 송파마저 돌봄시설 무산···노인 위한 나라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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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5개 자치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가장 많은 송파구에서 노인 요양·돌봄 시설인 실버케어센터가 무산된 것을 두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아동 안전·시설 중복 등을 이유로 5년 넘게 반대한 끝에 사업이 좌초된 것이 ‘지역이기주의’라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는 등 노인 관련 시설은 지역 사회에서 기피 대상이 되어가는 추세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를 고려할 때 노인 요양·돌봄 시설 확충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만큼,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이 주민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송파 실버케어센터 백지화에 지역구 의원 “기쁘다”…주민들 “다양한 문화센터 들어오길”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송파구 헬리오시티 아파트 단지 근처 시유지에 지으려던 ‘송파 실버케어센터’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부터 이 곳에 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노인 요양·돌봄 시설 건립을 추진해 왔다. 사업 백지화 사실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6일 “헬리오시티 주민들의 숙원 사업을 또 다시 해결하게 돼 기쁘다”는 보도자료를 내며 널리 알려졌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진행된 반대 서명 운동의 내용 등에 따르면 주민들이 이 시설을 거부했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해당 부지가 왕복 8차선 도로와 접하고 있어 노인 요양 시설로 적합하지 않고 인근에 유사한 요양원·복지관 등이 이미 존재한다는 것이다. 치매 노인들로 인해 통원·통학하는 아동들의 안전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백지화 사실이 알려진 후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악재는 사라지고 호재만 남았다” “이참에 다양한 문화체육센터가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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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65세 이상 노인 서울에서 가장 많고 관련 시설은 부족···"우리 모두 늙어" 비판도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역이기주의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서울 열린데이터 광장에 공개된 통계를 분석해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송파구의 65세 이상 인구는 9만 5,164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다. 이런 와중에 노인의료시설(실버케어센터)과 주·야간보호서비스(데이케어센터) 시설은 지난해 기준으로 각각 21개(서울 자치구 중 상위 9위), 24개(4위)에 그친다. 송파구 관계자는 “수요에 비해 노인 의료, 돌봄 시설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전면 치매 시설’이라는 주민 우려와 다르게 해당 시설은 일부만 치매전담실로 조성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유치원·학교가 가까워야 하듯 실버케어센터도 주민들이 이용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며 “일본에서도 도시 재생을 할 때 노인 시설을 포함해 복지시설들을 거주지 중앙이나 인근에 두는 것을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인 의료 시설을 이렇게 기피하는 것은 가족인 부모 세대는 물론 우리 자신들도 늙는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근시안적인 태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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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에서는 주민 설득해 현재 만족도 커···"고령화 시대, 노인 돌봄·의료시설 필요성 알려야"

노인 의료·돌봄 시설이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밀려 좌초되거나 건립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한 데이케어센터 또한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반발해 공사를 마친 후 3개월간 개관하지 못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가정에 아픈 노인이 있다고 해도 가족들이 하루 종일 돌보기는 어렵다”며 “아파트 단지에서 설명회를 열고 고령화 시대에 노인 돌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 주민 불편을 초래하는 시설이 아니라는 점을 자세히 설명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나는 설립에 찬성한다’고 따로 얘기하시는 주민과 노인 분들도 많았다”며 “지금은 아파트 입주자 분들도 ‘짓길 잘했다’며 만족도가 무척 높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초고령화 시대가 다가오는 만큼 노인 의료·돌봄 시설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언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독일은 어린이집 아이들과 치매 노인이 주기적으로 만나서 함께 하는 프로그램도 있을 정도로 노인 시설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다”며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가 주민들을 설득하고 그 필요성에 대해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석 교수 또한 “다른 복지 시설이 그렇듯 노인 관련 시설이 있는 지역들의 가치가 높아지는 시대가 분명 올 것”이라며 “노인 시설이 하루 빨리 지역 가치를 높이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지자체도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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