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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FDA 자문위 "누구나 부스터 샷 필요 없다" 바이든과 화이자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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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질병 취약층에는 3차 접종 권고

자문위 권고 수용 여부는 FDA가 최종 결정

의무 접종 등 바이든 백신 정책 비판 가중

"우린 과학 따른다" 트럼프와 차별화 무색

중앙일보

FDA 자문위원회는 17일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이 불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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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1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 접종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당초 다음 주부터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2회 접종을 마친 16세 이상 모든 미국인을 대상으로 3차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전문가들이 이에 반대한 것이다.

다만, 자문위원회는 65세 이상 고령자와 중증을 앓을 위험이 큰 질병 취약층에는 백신 부스터 샷 접종을 권고했다.

FDA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이날 회의를 열고 16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화이자 백신 부스터 샷 접종을 승인할지를 투표에 부친 결과 16대 2의 압도적 반대로 안건을 부결했다.

회의에서 부스터 샷 승인을 요청한 화이자 관계자,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당국자 등이 각종 통계 자료를 제시하며 3차 접종 필요성을 발표한 뒤 자문위원들과 격렬한 토론을 벌였다. 부스터 샷 접종을 이미 시작한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도 회의에 참석했다.

감염병 전문가, 통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은 화이자 백신이 여전히 입원 및 중증으로부터 접종자를 보호하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날 제시된 데이터가 일반인 전체를 대상으로 부스터 샷 접종을 정당화하는지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자문위원인 미 국립보건원(NIH) 소속 마이클 G 쿠릴라 박사는 "중증을 앓을 위험성이 뚜렷하게 높은 일부 인구 집단이 아닌, 모든 사람이 부스터 샷을 맞아야 하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FDA에서 백신 업무를 총괄하는 피터 마크스 박사는 많은 종류의 백신은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고 상기시키며 자문위원회는 단지 중증 예방뿐만 아니라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 백신의 중요 기능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자문위원회의 부스터 샷 반대로 바이든 대통령의 적극적인 백신 정책이 벽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에서 빨리 벗어나 경제를 정상화하기 위해 ▶전 국민 대상 백신 부스터 샷 ▶백신 접종 의무화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2회차까지 맞은 사람을 대상으로 9월 20일 주간부터 3차 접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FDA와 CDC 등 보건당국 승인이 나오기 전에 백악관이 먼저 부스터 샷 계획을 공개한 것이다.

발표 직후 보건당국은 모더나 접종자는 아직 부스터 샷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정정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와 달리 "우리는 과학을 따르겠다"고 한 바이든 행정부의 다짐이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있다.

모든 연방 공무원뿐만 아니라 100인 이상 민간 기업, 의료시설 종사자 등 민간인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조치도 국가의 과도한 개입이라며 일각으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FDA 자문위원회 결정은 권고사항이며, 법적 구속력은 없다. 자문위원회 권고를 검토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은 FDA 몫이다.

하지만 FDA가 자문위원회 권고를 그대로 수용해 결정하는 것은 오랜 관행이다. 이번에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매우 이례적인 조치가 된다. FDA는 다음 주 초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자문위원회가 16세 이상 전체에 대한 부스터 샷은 불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지만, 65세 이상과 질병 취약층에 대해서는 승인한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정책이 손상되지 않았다고 주장할 여지는 있다고 NYT는 전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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