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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알루미늄株 귀하신 몸] 수요 늘고 공급은 줄어… 8월 80% 뛴 알루미늄주 "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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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항공기, 건설 등에 쓰이는 알루미늄이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관련주의 주가도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발생한 쿠데타 여파에 따른 것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단기 호재가 사라져도 전기차 및 신재생에너지 수요 증가라는 중장기 호재가 공존하는 만큼 관련 종목들의 주가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알루미늄 관련주 8월부터 평균 80% '껑충'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남선알미늄과 삼아알미늄, 조일알미늄의 주가는 지난 8월부터 이달 14일까지 평균 79.67% 상승했다.

이 기간 가장 가파른 상승폭을 기록한 종목은 알루미늄판 제조·판매 업체인 조일알미늄이다. 지난 7월 30일 1375원이었던 조일알미늄의 주가는 이달 14일 317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130.55% 뛰었다. 지난 1일 상한가로 거래를 마친 데 이어 8일에는 장 중 3805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알루미늄 압연제품과 알루미늄박 등을 생산·판매하는 삼아알미늄의 주가도 같은 기간 100% 이상 뛰었다. 7월 30일 1만5200원이었던 삼아알미늄의 주가는 이달 14일 3만2300원으로 112.5% 상승했다. 삼아알미늄 역시 지난 8일 장 중 4만5600원까지 올라 조일알미늄과 마찬가지로 52주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보다 앞선 7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들 종목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지난 3일과 9일 조일알미늄과 삼아알미늄을 각각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남선알미늄의 경우 지난 8월 이후 현재까지 주가가 4.05% 하락한 상태이지만 지난달 23일 3375원까지 떨어진 이후 반등에 성공해 주가 4000원 선을 회복했다.

이들 알루미늄 관련 종목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됐던 증시 상승랠리에서 제외됐었다. 조일알미늄의 경우 지난해 말 코스피가 급등했던 시기에도 1000원 선 아래에서 거래됐고 삼아알미늄 역시 같은 기간 뚜렷한 오름세를 보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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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생산 차질에 기니 쿠데타 영향 겹쳐 공급 부족 우려↑

알루미늄 관련주 급등 배경으로는 우선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발생한 쿠데타 여파로 알루미늄 가격이 1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점이 꼽힌다. 기니는 알루미늄 생산 재료인 보크사이트를 중국에 가장 많이 공급하는 국가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기니에서 보크사이트 5270만t을 수입했다. 지난해 전체 보크사이트 수입량 1억1159만t의 47%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기니에서 발생한 쿠데타로 알루미늄 생산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로 지난 6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알루미늄 3개월물 선물은 t당 2771달러를 넘어서 지난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14일에는 알루미늄 선물 가격이 t당 3000달러를 돌파하면서 최근 13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기니 쿠데타 영향뿐만 아니라 알루미늄을 생산하는 글로벌 최대 공급자인 중국의 생산 차질도 알루미늄 가격 상승세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하계기간 냉방 수요 확대로 전력난이 심화하자 7월 말부터 일부 지방정부가 기업에 대한 전력 공급 제한 조치를 발표하기 시작했다"며 "알루미늄은 금속 중 가장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전력 공급 제한이 알루미늄 생산율 하락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세도 향후 알루미늄 가격 상승 가능성 요인으로 꼽힌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7월 탄소중립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기후 대응 법안 패키지인 'Fit for 55 Package'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EU보다 탄소배출량이 많은 지역에서 생산한 제품을 EU로 수출할 경우 탄소배출량에 비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탄소국경세도 포함됐다. 탄소국경세가 우선 적용될 섹터로는 철강과 시멘트, 전력, 비료 등을 비롯해 알루미늄이 꼽힌다.

황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당장 시행되는 정책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EU 역외기업의 생산 비용 증가로 연계될 전망"이라며 "최근 EU 배출권 거래제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만큼 추후 알루미늄의 생산 비용이 커질 것으로 보이고 이는 곧 판매 가격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기차·신재생에너지 등 수요 풍부…"수요 확대·관련 종목 주가 상승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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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를 비롯해 알루미늄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지만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알루미늄이 평균 250㎏으로 내연기관 차량보다 70㎏ 더 많다. 자동차 경량화 추세로 인해 기존 철강 소재가 경량 소재인 알루미늄으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특성상 경량화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2차전지 양극박의 필수 재료인 만큼 전기차 공급 확대 과정에서 2차전지 및 양극박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알루미늄박 산업은 2차전지에서 1.8%의 낮은 비율로 탑재돼 저평가 소외됐으나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양극박 소재인 만큼 전기차 시장 성장과 완벽하게 동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여기에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에서도 알루미늄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알루미늄은 풍력발전 장비를 비롯해 태양광 모듈 틀에도 쓰인다.

황 연구원은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ENF)의 전망치와 친환경 산업 육성에 필요한 알루미늄 규모를 기반으로 계측해보면 당장 올해에만 약 200만t 규모가, 2023년까지는 약 300만t 수준의 알루미늄이 친환경 산업에 활용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알루미늄 수요 증대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재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산업 내 알루미늄 수요 확대에 따라 제품 출하량이 늘어나고 글로벌 탄소배출 규제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제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판가 전이가 가능한 제품 가격 결정 구조에 따른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도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 연구원은 삼아알미늄에 대해 "국내 최고의 알루미늄박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2차전지 고객사들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 및 증설 요청이 지속하고 있고 이미 계약된 수주 대응에 따라 향후 사업 확장이 필수적일 것으로 파악된다"며 "압연기 확대가 보수적으로 최소 연간 1대씩 늘어난다고 가정해도 오는 2023년까지 평균 18%의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지훈 기자 jhmoo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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