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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뒷북비즈]LG에너지솔루션, 中 니켈 업체 투자···격화하는 배터리 업계 ‘원재료 확보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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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억원 투자해 니켈 2만톤 공급

전기차 시장 팽창 속 수요 급증에

니켈 가격 7년만에 최고치

CATL도 코발트·리튬 등 적극 확보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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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확보를 위한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며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자재 수요가 급증하는 데다 국제 원자재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자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일이 배터리 업체로선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원재료 확보가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인식 아래 ‘K배터리’ 3사를 포함한 상위 업체들이 핵심 원재료 확보전에 속속 뛰어들며 경쟁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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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니켈·코발트 등을 생산하는 중국 ‘그레이트파워니켈앤드코발트머티리얼즈’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고 17일 밝혔다. 회사는 약 350억 원을 투자해 그레이트파워의 지분 4.8%를 인수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3년부터 6년간 니켈 총 2만 톤을 공급받는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 가능) 기준 약 37만 대를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배터리 제조에 들어가는 4대 핵심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는 배터리 재료비에서 40%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 중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니켈은 비중을 높일수록 에너지밀도가 높아져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글로벌 철강 시장조사 기관인 CRU에 따르면 전 세계 니켈 수요는 지난해 239만 톤에서 2024년 332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어도 원재료가 없으면 완제품을 내놓을 수 없는 배터리 업체들로서는 원재료를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어렵고도 필수적인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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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능한 가격 변동성 역시 배터리 업체들이 원재료 확보에 사활을 걸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니켈 현물 가격은 지난 10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톤당 2만 375달러를 기록하며 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스테인리스강과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데 따른 결과다. 리튬 가격은 2018년 이후, 알루미늄은 2008년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가장 큰 고민은 니켈”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힐 만큼 원자재 수급 문제는 전기차 전환에 있어 관련 업계의 공통된 고민이 된 지 오래다.

이에 가격을 앞세워 한국을 추격해오는 중국은 배터리 원재료인 리튬과 니켈·코발트 등을 전 세계적으로 쓸어 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일례로 CATL은 올 4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코발트 광산 지분을 보유한 중국 기업에 출자했다. 또 캐나다 증시에 상장된 리튬 채굴 회사 네오리튬 지분도 매입해 리튬 확보에도 적극 나섰다.

K배터리 3사도 원재료의 선제적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그레이트파워의 지분을 인수하기 이전에도 호주의 배터리 원재료 개발업체인 AM과 니켈 및 코발트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24년 하반기부터 6년간 니켈 7만1,000톤과 코발트 7,000톤을 공급받게 된다. 또 지난 6월엔 호주의 니켈, 코발트 제련기업인 QPM에 약 120억원을 투자해 지분 7%를 인수하고 니켈과 코발트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 업체인 스위스 글렌코어와 2025년까지 코발트 3만 톤을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는 순수 전기차 300만 대분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삼성SDI 역시 “리튬과 코발트 등 광물도 수급 안정화를 위해 지분 투자 또는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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