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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호남행 앞둔 명-낙, 대장동-정세균 4% 무효표 놓고 ‘대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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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이재명 직접 겨냥

“상식적이지 않은 일 벌어져”

MB 수감 빗댄 표현도 옹호

이 지사쪽, 이낙연 의혹 역공

“수행원에 욕설·폭행 보도 맞나”

‘정세균 득표 무효’ 두고도 대립

호남 대전 앞 표심잡기 신경전


한겨레

지난 12일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강원권역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 이재명 후보가 인사한 뒤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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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중도 하차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얻은 ‘4% 득표 무효’ 결정을 두고 정면충돌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 ‘1차 슈퍼위크’에서 1, 2위를 기록한 두 후보 쪽은 최대 승부처인 호남 지역 경선을 앞두고 더욱 선명하게 대립각을 세우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17일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출연해 “언론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은 국민 일반의 문제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많은 국민이 의아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 아니냐.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인 2014년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논란’을 거론했다.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신생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관계자들이 3년간 개발이익금 수천억원을 배당받고, 화천대유에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 고문으로 참여한 사실을 집중 보도하며 이 지사 연루 의혹을 제기한 언론 보도를 근거로 이 지사의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논란을) 지켜보는 입장이고, 진실이 규명되길 바라지만 김부겸 국무총리가 ‘상식적이진 않다’고 말했다”며 관련 의혹에 거듭 의문을 제기했다. 이 전 대표는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이 지난 15일 “엠비(이명박 전 대통령)는 지금 감옥에 있다. 이걸 되풀이해야 되겠나”라고 말한 것도 “충정 어린 우려라고 생각한다”며 감쌌다. 비비케이(BBK) 사건으로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에 빗대 이 지사의 사법 처리 가능성을 제기한 발언까지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이 지사 쪽은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재명 캠프 현근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우리 당 경선에서 경쟁하는 후보에게 엠비와 같이 감옥에 갈 수 있다는 말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냐”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이낙연 전 대표를 둘러싼 ‘의혹 제기’로 맞불을 놓았다. 현 대변인은 “(이 전 대표가) 지난 15일 수행원에게 욕설과 폭행을 가했고, 도지사 시절 강매한 그림을 회수하면서 돈을 돌려주지 않았고, 동생을 도립대학 교수로 채용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보도가 사실인 것으로 봐도 되는 거냐. ‘충정 어린 우려’로 드리는 말씀”이라고 비꼬았다.

두 후보 캠프는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정세균 4% 득표 무효’를 결정한 것을 두고도 대립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쪽이 “특정 후보에게 경도된 결정이고, 당이 원팀의 걸림돌이 되기로 작정한 결정”(이병훈 대변인)이라고 반발하자, 이 지사 쪽은 “경선불복을 시사하는 발언”이라고 맞섰다. 당 선관위가 지난 15일 정 전 총리 득표를 제외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고, 이에 따라 전체 유효투표수가 줄어 1위인 이 지사 득표율은 51.41%에서 53.7%로, 이 전 대표는 31.08%에서 32.46%로 소폭 올랐는데 이 전 대표 쪽이 당 선관위의 편파성 논란을 제기한 것이다.

양쪽이 감정싸움을 불사하며 충돌하는 것은 오는 25~26일 있을 호남 경선을 의식한 측면이 강하다. 결선 없는 본선 직행을 노리는 이재명 캠프나 반전을 모색하는 이낙연 캠프 모두 호남에 다걸기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호남 대전을 앞두고 있으니까 저쪽에선 ‘이재명이 불안한 후보다’ ‘엠비처럼 감방 갈 수 있다’는 얘기를 서슴없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대장동 개발은 공정성에 관한 문제다. 가령 3억5천을 투자하고 어떻게 4천억을 가져가냐”며 “호남 경선을 앞두고 이 문제를 명확히 유권자들에게 알리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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