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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칼럼]달러 자산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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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현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부장

헤럴드경제

박순현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부장


많은 이들이 미국 달러는 금과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잘 생각해보면, 사실 달러(USD) 자체는 한국 원화와 동일한 통화일 뿐이다. 다시 말해 원/달러 환율은 달러를 원화로 표기하는 방법일 뿐이지 현금흐름이 발생하거나 인플레이션을 반영할 수 있는 투자 수단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금을 비롯한 수많은 기관들이 달러를 활용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추거나, 달러로 표기된 해외주식, 원자재 등 위험자산을 매수해 수익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이번 PB칼럼에서는 달러가 한국 투자자들에게 주는 의미와 그 활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원/달러 환율이 안전자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배경에 대해서 알아보자. 미국 경제가 좋아지면,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가계 소득이 증가하게 된다. 이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이 늘어나게 되고, 소매업체들은 재고를 더 많이 쌓기 위해 생산 업체들에게 더 많은 상품을 주문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 내 공장의 가동률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서 공급을 맡고 있는 중국, 한국, 대만 등의 가동률도 올라가게 된다. 상품 생산 과정이 고도화되고 분업화될수록 미국 혼자서 자국의 수요를 충족시킬만한 모든 재료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의 소비 증가는 한국, 대만 등 제조업 기반이 튼튼한 국가의 수출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미국 소비의 미미한 변화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출 지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기업들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해 달러를 매도하고 원화를 매수해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린다. 이 뿐만 아니라 수출이 증가하게 되면 더 많은 달러가 국내로 공급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렇게 미국 경제가 좋을 때 원화는 평가 절상되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한다. 한편, 정반대의 경우 원/달러 환율은 상승한다. 미국 소비가 둔화되면, 대표적인 생산 기지인 한국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낮아지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자산을 매도해 달러로 교환해 나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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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싸이클에서 원/달러 환율은 한국 주식시장과 역의 상관관계를 보여왔고, 이로 인해 달러는 대표적인 한국 주식의 헷지 수단이 되어왔다. 이는 지금도 유효하다.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비싸다고 판단될 때, 원달러 환율이 역사적 평균을 하회할 때 달러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방법은 원화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는 가장 쉬운 투자 방법이 된다. 만약, 단순히 미 달러를 통화로 들고 있지 않고, 미 국채 또는 투자등급 회사채 등과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한다면 그 방어력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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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세계 경제 성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MSCI 전세계 지수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극단적으로 말해, 한국 주식만 투자한다는 것은 98%의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다. 물론 2%의 시장에서 세계 경제성장을 주도할 혁신기업을 찾아 대박을 노릴 수 있겠지만, 이는 일반 투자자들 입장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차라리 전세계에서 57%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종목을 골라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공모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달러 자산에 투자할 경우, 국내 자산보다 더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특히 국내 자산보다 더 큰 현금흐름을 발생시키는 자산들이 많다. 이는 저금리가 만연해진 상황에서, 달러 자산을 활용할 경우 국내 회사채보다 더 양질의 자산에 투자하는 동시에 더 높은 이자를 주는 채권에도 투자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하이일드 채권, MBS, 구조화 채권, 미 달러 표시 EM 국공채 등이다. 이와 같은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국내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를 투자할 때 역외펀드나 UH클래스를 활용할 경우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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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팬데믹 이후 강세장이 지속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 주식의 비중이 매우 높아졌다. 경기 싸이클이 중후반부에 들어가면서 포트폴리오의 변동성 관리를 고려할 시점인데, 채권 금리가 너무 낮아졌고, 한국은행은 금리인상을 시작했다. 채권만으로 쉽지 않는 환경이다. 이럴 때일수록 달러를 활용한 포트폴리오 관리가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달러 자산으로 구성해보자. 투자의 시계가 어느 때보다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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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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