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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5조 증발’ 택진이형의 뒤늦은 사과 “냉정히 재점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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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엔씨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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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17일 내부 구성원들에게 최근 회사를 둘러싼 각종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 사과하면서 변화를 약속했다. 신작 게임인 블레이드앤소울2가 출시 이후 혹평을 받으며 회사의 시가총액이 5조 5000억원가량 증발하자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회사가 흔들리는 것을 막아보려 한 것이다.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하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불려가게 될 위기에 처한 것 또한 이러한 사과를 하는 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전 임직원에 보낸 메일에서 “엔씨를 둘러싼 외부 반응이 냉담하다”면서 “CEO로서 현재 상황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이번 일을 채찍 삼아 더 성장한 엔씨를 만드는 것 역시 제 책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엔씨는 최근 신작 게임 ‘블레이드앤소울2’ 가 부진하면서 최근 회사의 주가가 연일 빠지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2는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논란을 빚은 엔씨의 게임인 ‘리니지 시리즈’와 유사한 과금 시스템을 유지해 출시 직후부터 ‘무협풍 리니지’라는 혹평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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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6일 발표하는 엔씨소프트의 신작 ‘블레이드&소울2’.엔씨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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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비판에 놀랐던 엔씨는 블레이드앤소울2 출시 하루 만에 서비스 개선방안을 내놓고, 이후에도 게임 난이도 조정을 했다. 최근에는 자사주 30만주 매입도 선언했지만 엔씨의 주가 하락세를 막는 데에는 ‘백약이 무효’했다.

김 대표는 ‘확률형 아이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재의 게임 수익구조의 개편을 시사했다. 그는 “과거의 성공 방정식은 이미 지난 이야기”라며 “그간 당연히 여겨온 방식과 과정에 의문을 품고 냉정히 재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전과 변화를 위해서라면 당장은 낯설고 불편해도 바꿀 건 바꾸겠다”면서 “고객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또 “지금 이 순간에도 반성과 변화를 촉구하는 엔씨인들의 직언에 감사한다”면서 “현재의 엔씨를 성찰하고 제언해 준다면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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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주장인 양의지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승리해 창단 9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뒤 동료선수들과 함께 집행검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집행검은 NC의 모회사인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인 리지니의 간판 무기다.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후 김택진 구단주가 직접 검을 공개했고 선수단은 NC 구성원 모두의 기운을 모아 함께 이룬 결실을 ‘One for All’ 세리머니로 표현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선수들은 아낌없는 애정을 쏟은 구단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에게 통합우승의 선물을 선사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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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는 올해 들어 각종 악재에 시달려왔다. 올 초부터 불매운동, 확률형 아이템 논란, ‘트릭스터M’ 흥행 부진에다가 지난 4년여간 지켜오던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1위 자리를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에 빼앗겼다.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의 89%에 달하는 2조 1455억원을 아이템 매출로만 거뒀는데 올해 반기(1~6월)보고서에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아이템 매출을 비공개로 돌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심지어 프로야구 구단인 엔씨다이노스 선수 네 명이 지난 7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기고 숙소에서 불필요한 모임을 가져 지탄을 받았다. 그러다가 기대작이던 블레이드앤소울2까지 혹평을 받은 것이 결정타로 작용하자 김 대표가 등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늦었지만 김 대표가 나서서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인 것은 다행”이라며 “하지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내부 구성원들에게 한 사과가 유저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택진 대표의 메일 전문

안녕하세요. 김택진입니다.

평소처럼 안부를 묻기가 조심스럽습니다.

NC를 둘러싼 외부 반응이 냉담합니다.

게임은 물론 NC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NC가 위기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사우 여러분들의 걱정과 제안을 계속해서 보고, 듣고 있습니다.

CEO로서 NC가 직면한 현재 상황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NC를 비판하는 모든 분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들리지 않는 소리까지 공감하는 자세로 듣고 또 듣겠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깊이 성찰하겠습니다.

우리의 변화를 촉진해 진화한 모습을 만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일을 채찍삼아 더 성장한 NC를 만드는 것 역시 저의 책무라 생각합니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은 이미 지난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당연히 여겨왔던 방식과 과정에 의문을 품겠습니다.

냉정히 재점검하겠습니다.

NC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NC의 문제를 정확히 짚고 대안을 강구하겠습니다.

도전과 변화를 위해서라면, 당장은 낯설고 불편해도 바꿀 건 바꾸겠습니다.

고객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지난 24년 동안 NC는 위기를 위기로 끝내지 않았습니다.

위기를 극복하며 더 크게 도약했습니다.

이것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사우분들께 부탁드립니다.

현재의 NC를 성찰해 주시고, 변화할 NC를 향해 제언해 주십시오.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반성과 변화를 촉구하는 NC인들의 직언에 감사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NC인들의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평안한 추석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김택진 드림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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