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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지치기 한 번에 10만 원, 유혹 빠진 남자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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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오마이뉴스

▲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포스터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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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주름 잡던 아이들의 놀이가 동심을 파괴하는 살인 게임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17일 넷플릭스 공개된 <오징어 게임>이 9개의 에피소드와 함께 찾아왔다.

무한 경쟁이 판치는 자본주의 사회 속 오직 한 사람이 우승상금 456억 원을 가질 수 있는 게임에 초대된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 나이도 출신도 직업도 다르지만 이름이 아닌 번호로 불리며 똑같은 추리닝을 입고 데스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는 하지만 한 번 들어오면 죽어서야 나갈 수 있다.

벼랑 끝 사람들에게 찾아온 의문의 기회

정리 해고를 당하고 도박에 빠져 빚만 늘어나 이혼 당한 기훈(이정재)은 한때 단란한 가정을 꾸렸지만 현재는 노모와 단둘이 살고 있다. 무능력해도 너무 무능력한 기훈은 딸 생일날 밥이라도 사 먹이라는 노모의 돈을 빼돌려 기어코 도박에 탕진해 버렸다. 오늘이 운수 좋은 날인 걸까. 잭팟이 터져 한껏 들뜬 것도 잠시. 냄새를 맡고 찾아온 빚쟁이에게 다 빼앗겨 버렸다. 흠씬 두들겨 맞고 빚 갚으란 독촉만 안은 채 힘겨운 발길을 옮기던 중 지하철에서 만난 낯선 남자는 밑도 끝도 없이 게임을 제안한다.

고급스러운 서류 가방 안에서 등장한 물건은 다름 아닌 딱지다. 딱지치기를 해 기훈이 이기면 10만 원을 주고 지면 뺨을 내놓는 게임에 참여하겠냐고 묻는다. 다짜고짜 딱지치기를 하자는 남자와 살벌한 게임을 시작한 기훈. 과연 얼마나 지났을까. 양 따귀를 벌겋게 만들면서도 몇 십만 원을 쉽게 벌어 신이 난 기훈은 콧노래를 부르며 집에 돌아온다. 그 남자는 준 네모, 세모, 동그라미가 그려진 명함을 건네며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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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스틸컷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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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끝에 그 남자가 준 명함의 번호로 전화를 건 기훈은 정체불명의 차에 타자마자 정신을 잃고 깨어나 보니 미지의 장소다. 이곳이 어디인지, 시공간을 알 수 없는 곳에 도착해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함께 한다.

그중에서도 서울대를 나와 동네 자랑인 후배 상우(박해수)를 오랜만에 만난 곳이 하필이면 여기라니. 인연의 끈은 참으로 기구하다. 그 밖에도 치매를 앓는 시한부 노인 일남(오영수), 새터민 새벽(정호연), 조폭 덕수(허성태), 생존에 집착하는 미녀(김주령), 외국인 노동자 알리(트리파티 아누팜)등 밑바닥 사연을 가진 456명의 참가자를 마주하게 된다.

추억의 놀이가 당신의 목숨을 결정한다면?

<오징어 게임>은 <헝거게임>, <메이즈러너>, <배틀 로얄> 등을 연상케 하는 서바이벌 게임을 한국만의 감성으로 담아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다. 1화에서 보여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서는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피 튀기는 게임의 전초전을 보여준다. 기괴한 모습을 한 아이 형상의 기계는 뒤를 돌아보는 순간 움직임이 감지되는 사람을 마구잡이로 쏜다. 웃음 가득했던 운동장은 어느새 살기 가득한 피바다로 변한다. 이제야 상황 파악이 된 참가자들은 총 6가지 게임을 목숨 걸고 해야 하는 위험한 상황에 처한다.

어릴 적 한 번쯤 즐겨 해봄 직한 전래놀이에서 모티브를 따 왔다. 단순해 보여도 결코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오로지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에서 지거나 낙오되면 탈락이 아닌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누군가가 있다. 그들은 오직 한 사람만 살아남는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달릴 수밖에 없다.

제작발표회 당시 황동혁 감독은 "2008년 처음 이야기를 구상했을 때 어릴 때 가장 재미있었고 격렬했던 놀이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때는 게임 속 사람들처럼 빚도 많고 형편이 어려워 이런 게임이 있다면 참가하고 싶은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썼다"라고 밝혔다. 이어 "10여 년 전 말도 안 되는 소재라며 거절당했지만, 일확천금을 하루아침에 잃고 벌 수도 있는 코인이 나온 지금이 게임과 잘 어울린다"라고 말했다.

영화로 풀어내려 했던 것을 아홉 개의 에피소드로 살을 붙여 확장해 만들게 되었다. OTT 덕분에 창작자의 자유로운 상상이 가능해진 상황이 반가우면서도 서글프다고 전했다.

게임과 현실이 다를 바 없는 피라미드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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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포스터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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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경쟁 사회의 축소판인 <오징어 게임>의 피라미드 구조는 어떤 집단에 적용해도 이상하지 않는 아이러니다. 현시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거대한 스케일의 게임장은 놀이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상황과 맞물린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게임장에는 얼굴 표정을 알 수 없는가면 쓴 사람들, 지령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강압적 구조, 한 사람만 살아남을 수 있는 체계가 녹아있다. 극한에 내몰린 우리들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무엇보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충격과 반전의 연속인 게임 속에서 극적으로 변하는 캐릭터를 지켜보는 재미도 빠질 수 없겠다. 사투를 벌이다 화합하고 갈등을 겪는 내면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과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황 감독은 기훈과 상우는 같은 배에서 나온 다른 외모의 이란성쌍둥이처럼 설정했다고 밝혔다. 둘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같은 추리닝을 입고 경쟁 사회에 내던져지게 된다. 이들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나가는지가 관전 포인트라 전했다.

나이, 성별, 직업, 국적도 다른 사람들이 한데 모인 다양한 인간 군상의 처절한 사연을 다루는 내밀한 구성도 놓치면 안 된다.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은 치열한 경쟁 사회에 휩쓸린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현실과 게임이 다를 바 없는 세상을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장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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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브런치와 키노라이츠 매거진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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