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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로 재건축 틀어막으니…부산 대구 대전 창원 지방까지 '리모델링'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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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최근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만든 부산 남구 용호동 LG메트로시티.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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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도권에 이어 지방에서도 아파트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 규제로 오래된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추진이 여의치 않자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진 데다 그동안 리모델링에 소극적이던 대형 건설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개발 업계에 따르면 부산·대구·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대어급' 단지들이 최근 리모델링 사업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부산에선 남구 용호동에 있는 LG메트로시티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조합 설립을 위한 동의서 접수에 나섰다. 이곳은 2001~2004년 차례로 준공된 단지로 80개동 7374가구에 달하는 부산 최대 규모 아파트다. 공사비만 대략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포스코건설·대우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추진위 측은 리모델링을 통해 1100가구 정도를 증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대구에서는 수성구 범어동 우방청솔맨션(194가구)이 5월 지방 최초로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했다. 이 단지 말고도 수성구 수성동 우방오성타운(496가구), 수성구 만촌동 메트로팔레스 1~5단지(3240가구) 등이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특히 메트로팔레스는 대구에선 처음으로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해 4000가구 이상 아파트로 탈바꿈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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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는 서구 둔산동 국화아파트가 리모델링 추진위를 만들고 총대를 멨다. 국화동성(672가구), 국화우성(562가구), 국화라이프(560가구), 국화신동아(666가구), 국화한신(450가구) 등 5개 단지를 통합해 2910가구 규모 단지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추진위는 올해 말부터 조합 설립을 위한 동의서를 제출받을 계획이다. 경남 창원 성산구 상남동 일원에 있는 토월성원아파트(6252가구)도 리모델링 추진위를 발족하고 리모델링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리모델링은 기존 아파트를 완전히 허물고 새로 짓는 재건축과 달리, 골조를 유지하면서 평면을 앞뒤로 늘려 면적을 키우거나 층수를 올려 주택 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지하 주차장을 새로 만들거나 넓힐 수도 있다.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지금 정부가 민간 재건축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부터다. 일반적으로 재건축 규제가 심할수록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리모델링에 관심이 쏠린다. 재건축은 아파트를 지은 지 30년이 넘어야 추진하지만 리모델링은 15년 이상이면 된다. 안전진단 등급도 재건축은 최소 D등급(조건부 허용) 이하를 받아야 하지만, 리모델링은 B등급 이상이면 층수를 높이는 수직 증축이, C등급 이상이면 수평 증축이 가능해진다. 또 초과이익환수제도 따로 없고 조합 설립 후 아파트를 사고팔 수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990년대 이후 지은 아파트들은 재건축을 해도 사업성이 그렇게 높진 않다"며 "이 같은 조건을 가진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리모델링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아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우선 리모델링 사업성을 높이는 핵심으로 꼽히는 '수직 증축'도 여전히 정부 동의를 얻어내는 게 쉽지 않다. 수직 증축은 2014년부터 허용됐지만 안전진단, 구조안전성 검사 등이 까다로워 아직 준공 사례가 없다. 현재까지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허가받은 곳은 서울 송파구 성지아파트가 유일하다. LG메트로시티 등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주요 단지들도 수평 증축이나 별동 증축(동을 따로 짓는 리모델링)이 가능해 사업성을 맞출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재건축을 원하는 일부 주민과 갈등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사업 핵심인 가구 사이 내력벽 철거 허용 결정도 2년째 나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의 규제 분위기가 강해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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