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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버티고 버텼지만…‘코로나의 비극’ [금주의 B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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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이미 늦었지만 “편히 쉬세요”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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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날씨가 좋아서 산책 나온 분들이 많았기 때문일까요? 건널목에 위치해 목 좋은 장소라 그랬을까요? 제가 머무른 짧은 순간에도 꽤 많은 사람이 발걸음을 멈추고 가게 앞을 둘러보셨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물음도 있었지만 대부분 바로 사장님 이야기를 떠올리시는 듯했어요.

‘자영업자’ ‘직원 월급’ ‘맥줏집’ ‘코로나’. “이 집이 그 가게인가 봐. 어떡해” 하면서 앞에서 한참 머뭇거리시는 분도, “나는 이웃인데 전혀 몰랐네” 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요즘 같은 시기에 먼지 쌓인 채 닫혀 있는 가게는 너무나 흔한 풍경일지도 모릅니다. 문 앞의 연체 고지서도 가까이 다가가야 보이는 법이죠. 추모 꽃과 메모가 아니었다면 다들 그냥 지나쳤으리라 생각합니다.

발자국 등 여러 흔적이 남아 있는 문 아랫부분에 누군가 남긴 ‘편히 쉬세요’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늘 앞치마를 두른 채 분주한 모습이었다는 사장님. 이미 늦었더라도 이 문구가 사장님에게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진·글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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