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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구광모·구본준, LX·LG 지분 정리 속도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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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LX그룹이 LG(003550)그룹과의 지분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주사인 LX홀딩스(383800)의 최대주주는 지분 15.56%를 보유하고 있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다. 업계에서는 두 그룹의 지분 정리 방안으로 구광모 회장과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보유 지분을 맞교환하고 남은 지분은 장내 매도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권영수 ㈜LG 부회장은 LX 인적 분할로 보유하게 된 LX홀딩스 주식 6630주 전량을 장내 매도했다. 매각대금은 1주당 9930원으로 총 6583만5900원이다. 재계에서는 ㈜LG 핵심인 권 부회장이 LX 지분을 매각하자 양사의 지분 정리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LX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지금의 상태로 계속 기업을 이어갈 순 없을 것”이라며 “두 회사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도 지분 맞교환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이슈의 영향도 있다. 주가 회복을 위해서라도 조기에 지분 정리를 하는 게 맞다”고 했다.

구광모 회장과 구본준 회장은 LX가 LG로부터 독립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LG 지분 만큼 LX 지분도 보유하게 됐다. LG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LX홀딩스 지분 15.65%(1217만주)를, 구본준 회장은 LG 지분 7.57%(1214만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조선비즈

구광모(왼쪽) LG그룹 회장, 구본준 LX그룹 회장./ LG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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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주가를 감안할 때 구광모 회장의 LX홀딩스 주식 보유 가치는 약 1200억원, 구본준 회장 부자의 LG 주식 평가가치는 약 1조1400억원이다. 구광모-구본준 회장이 주식을 전량 맞교환할 경우 구광모 회장은 약 1조원의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계열분리시 특수관계인 주식보유 비중을 상호 3% 미만(상장사 기준)까진 허용하고 있어 주식 전량에 대한 맞교환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구광모 회장이 LX홀딩스 지분 2.99%를 남긴다고 가정할 경우, 그 외 특수관계인들은 LX홀딩스 보유 지분 전량을 처분해야 한다. 권 부회장이 LX홀딩스 지분을 매각한 것도 이런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LG그룹 지배구조상 구광모 회장이 구본준 회장의 LG 지분 전량을 확보해야 할 이유도 현재로선 없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구광모 회장은 LX홀딩스 보유 지분을 전량을 구본준 회장에게 넘기고, 구본준 회장은 보유 LG 지분 일부를 장내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기관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에게 블록딜(시간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매각할 경우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X홀딩스와 LG의 주가 약세는 지분 스와프(교환) 가능성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며 “공정거래법상 계열 분리를 위해 독립 경영인으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상장 기업 지분을 3% 미만으로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구본준 회장이 보유한 LG 지분과 구광모 회장 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LX홀딩스 지분간 스왑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최 연구원은 “이런 이슈 해결을 위해 대주주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송기영 기자(rck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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