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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중, CPTPP 가입 신청서 제출…“미국 가입 전 영향력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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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로고. 뉴질랜드 외교통상부 홈페이지 캡쳐


중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공식 신청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CPTPP에 복귀하기 전 가입국 사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6일 밤 성명을 통해 왕원타오(王文濤) 상무부장이 데미언 오코너 뉴질랜드 무역장관에게 CPTPP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양국 장관들은 중국의 정식 가입 신청과 관련된 후속 작업에 대해 소통하기 위해 원격 화상회의를 가졌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다자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세계 무역과 경제 협력을 정상궤도로 복귀시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중국과 세계 경제를 되살리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가입 신청에는 CPTPP 재가입 의향을 밝힌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10년 CPTPP 전신 TPP를 발족했다. 하지만 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미국인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2017년 TPP에서 탈퇴했다. 이어 지난 1월 임기를 시작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CPTPP에 재가입하겠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혀왔다. 중국은 과거 TPP가 자국을 겨냥한 미국의 포위망이라며 경계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재가입 의사를 밝히자 지난해 말부터 가입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새로 CPTPP에 가입하는 나라들이 중국의 가입을 반대하기 전 발빠르게 움직였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 미중연구소 수라브 굽타 선임연구원은 “영국이 CPTPP에 가입하면 중국의 가입을 방해할 위험이 있어 이러한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영국도 CPTPP에 가입하기 위해 CPTPP 관계자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중국이 CPTPP에 가입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굽타 연구원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베트남 등 대다수 CPTPP 가입국들은 중국 가입을 지지하고 있지만, 일본의 반대에 부딪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앞서 SCMP는 중국이 CPTPP 가입을 위해 호주 정부측에 로비를 벌였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중국의 CPTPP 가입 신청에 따라 한국 정부의 가입 신청 추진도 가속화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한국 정부는 그간 CPTPP 가입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중국의 견제로 선뜻 가입하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CPTPP에 가입할 경우 일본, 멕시코 등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PTPP는 무역 관세를 없애고 경제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한 기구로 현재 11개국이 가입해 있다. 2005년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가 만든 환태평양 전략적 경제동반자협력체제(TPSEP)로 시작됐으며 2010년 미국이 가입하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TPP에서 미국이 탈퇴하자 일본, 호주 등 나머지 국가들은 2018년 CPTPP를 출범시켰다. 현재 CPTPP 참여국의 총 경제 규모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3%를 차지한다. 여기에 미국, 영국, 중국, 한국까지 합치면 세계 GDP의 절반을 넘어서게 된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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