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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9월 타율 0.191’ 롯데의 마차도 딜레마… 장기적 방향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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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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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롯데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29)는 KBO리그 외국인 타자 중에서도 독특한 위치에 있는 선수다. 다른 팀들, 그리고 역대 선발 방침에서도 대개 공격에 포인트를 맞추는 게 일반적인 외국인 타자다. 그러나 마차도는 무게중심이 수비다.

마차도는 빼어난 수비력을 갖추고 있다. 수비만 놓고 보면 한국에 온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의 불안했던 내야 키스톤 수비를 일거에 해결했다. 수비 범위도 넓어 3루수나 2루수에게 주는 영향도 대단하다. 이건 기록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효과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 슬롯은 하나다. 공격이 안 되면 당연히 아쉬움이 남는다. 마차도는 지난해 이런 아쉬움이 그렇게 크지 않았다.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0, OPS(출루율+장타율) 0.778을 기록했다. 그가 보여주는 압도적인 수비 공헌도에 리그 평균 수준을 살짝 웃도는 공격력을 가지고 있었다. 재계약은 당연했다.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전반기가지만 해도 나쁘지 않았지만 후반기 31경기 타율은 0.231로 처져 있다. 갈수록 성적이 더 떨어진다. 9월 타율은 0.191, 최근 10경기 타율은 0.156이다. 타순도 9번까지 내려갔지만 좀처럼 반등하지 못한다. 16일 수원 kt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스윙에 힘이 없어 보였다. 마차도의 올해 공격 생산력은 리그 평균보다 떨어진다.

문제는 마차도를 빼기 어렵다는 것이다. 15일 광주에서 열린 더블헤더 2경기에서는 마차도의 공백이 잘 드러났다. 1경기에서 승리한 롯데는 2경기에서는 일단 백업 선수들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그러나 내야 수비 쪽에 문제가 드러났다. 올해는 어떤 다른 방향을 시도하기 힘들다는 것을 단적으로 상징한다.

관건은 내년 이후다. 롯데는 내년부터는 성적에 대한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 단장 체제에서 지금까지는 리빌딩 방향을 비교적 잘 잡고 진행해왔지만, KBO리그 현실에서 3년 내내 리빌딩을 할 수는 없다. 최소 포스트시즌에는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팀 공격력도 조금은 더 폭발력을 더할 필요가 있다. 이대호 등 주축 선수들의 나이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공격력을 갖춘 외국인 타자를 생각할 법하다.

하지만 마차도의 대안이 마땅치 않다. 장기적인 연속성 때문에 포수와 유격수는 되도록 국내 선수가 맡는 것이 좋지만, 당장 마차도가 없다고 생각하면 롯데의 유격수 포지션에 문제가 생긴다. 잠재력이 있는 내야수들이야 많지만 검증을 마친 중앙 내야수는 없다. 그렇다고 공격력까지 갖춘 유격수가 미국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선수들은 대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풀어주지 않는다.

롯데도 처음 마차도를 영입할 당시 5년을 함께할 것으로 바라본 것은 아니다. 마차도가 일단 구멍을 메워주고, 그 사이 국내 선수들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 있었을 것이다. 다만 2년간 그 과정이 완벽하게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롯데의 딜레마도 여기에서 시작한다. 포스트시즌을 향해 달리는 팀이 유격수 포지션에 세금을 왕창 낼 수는 없다. 가장 좋은 건 마차도가 공격에서 확실하게 반등하는 것이다. 그 다음의 그림을 내부에서 어떻게 그리고 있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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