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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제 수사의 시간"…조성은 '나설수록 논란'에 언론 대응 안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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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 "수사 돕고 법적조치 시작"…언론 대응 자제

신상 의혹 제기·국정원장 개입 논란에 부담 느낀 듯

뉴스1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관위 부위원장. (SBS뉴스 인터뷰 화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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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씨가 이제 '수사의 시간'이라며 17일 언론 대응 중단을 예고했다. 자신의 신상에 대한 의혹 제기가 계속되고 윤석열 전 총장 측이 박지원 국정원장과의 만남을 문제삼자 대응 전략을 바꾸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조씨는 제보자이자 공익신고인이라는 점 때문에 주변에서 언론과 접촉하지 말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침묵할 경우 수사가 더디거나 윤 전 총장 측이 판을 흔들 것이라고 판단해 언론과 적극 소통했다. 자료를 공개하고 의혹에 신속 대응했다.

그러나 의혹이 국정원장 개입설로 번지며 윤 전 총장 측이 역공을 펼치는데다 조씨 자신의 인터뷰 발언이 도리어 논란을 키운 점 등을 의식한 듯 언론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 윤 전 총장보다 자신의 제보 과정을 둘러싼 의혹이 더 주목받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공익신고자의 신분과 지위를 갖췄고 검찰과 공수처의 수사가 모두 시작됐기 때문에 제가 할 역할 안에서는 최선을 다했다"며 " 지금부터는 수사기관이 앞장서고 저는 공익신고자로서 열심히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썼다.

조씨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를 끝으로 언론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또 "준비하던 모든 법(적) 조치들을 시작하는 시간이 되지 않겠나 싶다"고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조씨가 언론에 모습을 공개한 것은 JTBC 뉴스에 출연한 10일이다. 이후 일주일간 기자들과 통화하거나 라디오 및 TV 뉴스에 출연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입장을 적극 개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논란이 적지 않았다. 특히 박 원장과의 만남에 대한 해명이 문제가 됐다.

조씨는 12일 SBS 인터뷰에서 "(뉴스버스가 최초 보도를 한) 9월2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거나 제가 배려받아 상의한 날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박 원장의 개입 논란으로 번지자 조씨는 "얼떨결에 나온 말"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13일 박 원장과 조씨, 성명불상자 1인을 국정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박 원장이 다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을 국회에서 내가 먼저 터뜨렸다. 그 자료를 다 갖고 있다. 내가 입 다물고 있는 것이 윤석열한테 유리하다"고 공개 발언하자 15일엔 박 원장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선거에 관여했다며 공수처에 추가 고발했다. 이처럼 고발전으로 비화하며 공수처가 박 원장 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생기고 박 원장과의 만남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며 조씨가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까지 추가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두 사람의 만남은 2월 14일, 8월 11일, 8월 말 등 세차례인데 뉴스버스 첫 보도 직전인 8월 말 만남에 대해 조씨는 "만난 적 없다"고 했다가 "잠시 차를 마신 적 있다"고 바꿨다.

조씨는 "제가 먼저 정보기관 수장의 일정을 멋대로 공개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저에 대해 '거짓말쟁이' 또는 '믿을 수 없는 사람' '의도있는 (어쩌저쩌한) 젊은 여성'의 이미지를 강화시키고자 하는 마타도어는 유감"이라고 했다. 야권이 제보를 사주했다며 박 원장의 경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등 총공세에 나서자 조씨가 느낀 압박과 부담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조씨가 자신의 휴대폰에 있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을 스스로 나와 증거능력을 훼손한 점을 두고도 논란이 상당했다.

조씨는 지난해 4월 3일 김 의원과 고발장 파일을 주고받던 텔레그램 대화방을 삭제한 상태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9일 공수처에 제출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김 의원과 달리 그간 텔레그램 대화방을 유지하던 조씨가 그 대화방을 '폭파'한 시점은 2일 고발 사주 의혹 첫 보도가 나온 직후다.

법조계에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핵심 증거인 대화방을 왜 폭파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조작이 쉬운 디지털 기록의 특성상 최근 법원은 디지털 자료의 증거능력을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씨는 "텔레그램 대화 소스를 디지털 원본 그대로 가지고 있고 수사기관에 모두 제출해 디지털 포렌식과 진본 확인을 마쳤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조씨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해도 결과적으로는 대화방의 존재가 사라져 원본 증거능력을 훼손한 셈이 됐다.

한 고위 검찰 관계자는 "대화방을 캡처하거나 복사본을 가지고 있어도 사본이라 원본의 증거능력에 한참 못미친다"며 "법원에서 증거능력을 다퉈야 해 공수처가 조작이 없었다는 점까지 밝히려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씨는 이날 거듭 "수사기관에 제출된 증거들을 특정해 모두 말하기 어렵다"며 "증거에 대한 공격이 있을 수 있고 수사기관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 원장이 직접 등판해 "호랑이 꼬리를 밟았다"며 야당 주자와 공방을 벌이고 조씨와의 만남이 부각되자 여당도 곤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윤 전 총장을 공격해야 할 시점에 전선이 교란됐다는 위기의식도 감지된다.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나 공수처도 조씨의 '입'에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조씨가 논란 발언을 계속하면 수사기관도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제보자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증거능력 공방까지 장외에서 벌어지는데 의식을 안할 수 있겠나"라고 하소연했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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