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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성민, '기적' 같던 추억 속으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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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성민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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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배우 이성민이 추억 여행을 떠났다. 익숙하지만, 그래서 더욱 그리운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자신에게 찾아온 '기적' 같은 순간을 되새겼다.

최근 이성민은 스포츠투데이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제작 블러썸픽쳐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988년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역사가 된 경북 봉화의 양원역을 모티브로 한다.

경북 봉화 출신인 이성민은 고향이 배경인 '기적'을 운명이라 느꼈단다. 그는 "제 고향이 배경이라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부터 했다"며 "작품이 별로라면 고민도 했겠지만 작품도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기적'을 통해 어릴 시절 기억도 떠올렸다. 그는 "양원역이 제게는 익숙했던 곳이다. 양원역뿐만 아니라 간이역이 많았다. 그래서 더욱 익숙한 공간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성민은 극 중 맡은 태윤 역에게도 친근감을 느꼈다. 그가 맡은 태윤은 준경의 아버지이자 무뚝뚝한 원칙주의자 기관사다. 이성민은 "실제로 무뚝뚝하고 표현이 서툰 점이 태윤과 닮았다. 그래도 나이가 들며 그 부분이 조금 변하고 말도 많아졌다. 그러나 과거엔 태윤과 흡사했다. 그런 모습이 태윤에게 투영됐다"고 설명했다.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태윤. 이성민은 이를 표현하기 위해 시선처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그는 "태윤이 아들 준경의 눈을 거의 바라보지 않는다. 차마 아이의 눈을 바라보지 못하는 걸 표현하려 애를 썼다"고 전했다.

눈맞춤은 없지만 이성민은 준경 역을 맡은 박정민과 마음이 통하는 열연을 펼쳤다. 실제 박정민과 대화하는 장면을 촬영하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이 터지기도 했다고.

이성민은 "박정민이 폭발해버린 감정 때문에 진짜 눈물이 터졌다. 저도 울었다.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 눈물을 정리하고 오기도 했다"며 "당시 제 연기에 집중하느라 몰랐는데 스태프들도 많이 울었다고 했다. 굉장히 힘들고 예민했던 감정신이었는데 잘 만들어져서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강 속에 빠져드는 장면 역시 힘들었던 촬영 장면 중 하나다. 이성민은 "실제로 밤에 강으로 들어가 촬영을 했다. 당시 가을 장마가 있던 시기고 추운 날이었다. 또 보기엔 잔잔해 보였지만 조류가 심했다. 바닥도 돌이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론 물이 가슴밖에 오지 않았다. 무릎을 굽히면서 물 깊이를 조절했다. 거기에서 또 감정 연기를 해야 하는 신이라 힘들었다. 또 개인적으로 아쉽기도 한 장면"이라고 덧붙였다.

이성민은 '기적'을 통해 꿈을 꾸던 '어린 이성민'을 발견했다. 그는 "작품을 준비하는 기간에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작품을 보면서 준경의 이야기가 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고 언급했다.

간이역 개통이라는 꿈을 향해 달려갔던 준경과 배우라는 목표를 위해 달려온 이성민의 어린 시절이 겹쳐 보였다고. 그는 "어렸을 땐 말도 안 되는 꿈을 꿨었고, 그것을 위해 그냥 나아갔던 같다. 그러다 보니 좋은 동료, 선배, 스승을 만났다. 그분들 손에 이끌려 달리다 보니 이 자리에 오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가장 기적 같았던 순간도 떠올렸다. 그는 "저의 기적은 재수할 당시 우연히 버스 승강장에서 연극 단원 모집 포스터를 본 것"이라며 "그걸 보고 찾아가 연극을 시작했다. 제 인생에서 말도 안 되는, 기적 같았던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성민이 바라본 '기적'은 누군가의 꿈과 따뜻함, 유쾌함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지치고 힘든 관객들에게 그가 자신 있게 '기적'을 추천할 수 있는 이유다. 이성민은 "저희 영화는 가슴이 따뜻해질 수 있는 아름다운 영화다. 그럼에도 또 굉장히 재밌다"며 "연세가 있으신 분들, 자녀를 두신 분들 모두 같이 오셔서 옛날 이야기를 추억하고 같이 웃고 울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거라 장담한다"고 자신했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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