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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20명 중 1명 ‘자살충동’…죽음의 유혹에 빠진 청년들 [추석이 두려운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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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실직 등 직장문제, 경제적 어려움이 주원인

자살충동, 자해 또는 실제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져

헤럴드경제

자료 이미지. 출처=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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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대한민국 미래를 짊어진 청년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 ‘청년의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청년들은 여전히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취업문은 더욱 굳게 닫혔으며, 실직은 늘어나고 있다. 일부 청년들은 극단적 선택까지도 고민하고 있다.

17일 헤럴드경제가 최근 발표된 청년 자살 관련 통계·고용률 조사 등에서 드러난 수치를 종합하면, 청년들이 처한 현실은 더 힘들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비관적인 선택을 하는 청년들의 수도 늘어났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공동으로 발간한 ‘2021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19~29세 청년들의 5.3%가 최근 1년 이내에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는 충동에 사로잡혔던 것으로 조사됐다. 20명 중 1명이 ‘자살충동’을 느낀 셈이다. 이번 조사는 19~29세 내국인 484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청년들이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가장 큰 이유는 취업난·실직에 대한 불안감과 이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었다.

자살충동을 느꼈다고 응답한 19~29세 남성 중 32%는 ‘미취업·실직과 같은 직장문제’를 원인으로 꼽았으며, 24.5%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답했다. 여성의 경우에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답한 이가 21.5%로 가장 많았으며, ‘직장문제’가 18.5%로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을 다니다가 퇴사 후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는 이상철(30) 씨는 “일반기업 취업은 날이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어 이제 남은 희망은 공무원밖에 없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불면증까지 생겼고 가끔은 숨을 쉬기도 답답한 느낌이다”라고 토로했다.

건설노동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신명환(27) 씨는 “전문대를 나온 사람들이 갈 곳이라고는 이렇게 힘든 현장 아니면, 보험영업직 외에는 찾기 힘들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회가 오면,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청년들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5~29세 고용률은 42.2%로 전년 대비 1.3%p 감소했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25.1%에 달했으며, 청년 구직단념자도 2015년 대비 18.3% 증가해 21만 9000명에 이른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취업난은 더 심각해지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은 더 어둡다.

이런 자살충동은 단순히 생각만으로 머무르지 않았다. 자해를 하거나 실제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증가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제출받은 ‘연도별·연령별 고의적 자해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기관에 접수된 20~39세 고의적 자해 건수는 804건으로 전년 489건에 비해 약 64% 증가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극단적 선택을 한 10~29세는 1772명으로 전년 1606명보다 10.3% 늘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취업난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한다고 답했지만, 그 안에는 불공정한 사회에 대한 좌절감이 깔려있다”며 “엄청난 노력을 해도 꺾이는 취업시장, 그 안에서 누군가는 뒷배경만으로 쉽게 사회 높은자리에 진출하는 사회환경이 그들의 희망을 꺾고 있다”고 진단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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