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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中 압박·인프라법·코로나가 바이든 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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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지난 8월 29일 미국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자폭 테러로 숨진 미군 장병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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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1조9000억달러의 코로나19 경기 부양책으로 경제 불씨를 살리면서 순항했지만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진 장애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지율부터 추락하기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가 9월 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44%에 그쳤다. 지난 6월 말 조사(50%)보다 6%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42%에서 51%로 높아졌다.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것이다.

▶바이든 지지율 2개월 만에 50%→44%

또한 에머슨칼리지의 설문조사(8월 30일~9월 1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선 가상 대결에서 46% 지지율을 보여 트럼프 전 대통령(47%)보다 1%포인트 열세로 나타났다. 설문 오차범위(±2.7%포인트)라서 승패를 가늠할 수 없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는 추세인 점은 분명하다. 여기에서 반등하지 못하면 내년 11월 상·하원 의원을 새로 뽑는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의회를 공화당에 넘겨주면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아프간 사태는 깊이 묻어두고 싶은 이슈다. 그의 입장에서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이슬람 무장세력인 탈레반의 평화 협정에 따라 5월 1일 완전 철군 약속이 돼 있던 상황에서 ‘국익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프간 전쟁을 끝냈지만 국제사회에 미친 후폭풍은 상당했다. 특히 아프간 20년 전쟁 종료 과정에서의 혼란과 미군 13명 목숨을 앗아간 테러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은 큰 상처를 입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아프간보다 더욱 심각한 위기는 코로나19 재유행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미국 하루 확진자는 15만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백신이 없던 올 1월 겨울 코로나 팬데믹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충격은 고스란히 경제에 전해졌다. 항공 수요가 급감했고 소비도 둔화되는 상황이다. 서비스 부문 고용 부진에 따라 8월 신규 일자리 증가분은 23만5000명으로 지난 6월(96만2000명)과 7월(105만3000명)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미국 서부를 뒤덮은 산불과 허리케인 아이다 등 자연재해는 바이든 대통령 어깨를 더욱 무겁게 했다. 이는 2005년 아프간·이라크 전쟁과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 ‘트윈 재앙’ 영향으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줄어든 상황을 연상시킨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을 장악한 보수적인 대법관들의 벽에 가로막혀서 낙태금지법, 투표제한법 등 논란에서도 밀리는 형국이다. 각종 소송과 입법 과정을 통해 해결 실마리를 모색하고 있지만 미국 상원의 장벽은 높다. 공화당과 친민주당 성향 의원들이 50석씩 나눠 가진 미국 상원 구도에서 공화당의 필리버스터(합리적 의사 진행 방해)까지 무산시키고 법을 통과시킬 수 있는 60석 확보는 거의 불가능하다.

국면 전환이 시급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패권 경쟁, 코로나19 통제, 총 4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법안 통과 등 세 가지 현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에서 시선을 돌려 대중국 견제에 역량을 집중하고, 백신 접종을 확대해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면서, 기후 재난을 계기로 인프라 법안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국정 운영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경제 회복 성과를 보여줘야 내년 중간선거에서 표심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kk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6호 (2021.09.15~2021.09.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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