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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권 시장도 ‘기웃’…‘큰손’ MZ세대 골퍼들, 역대급 호황 날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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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쓰고 주저없이 뽐내고 과감히 투자한다

코로나19로 MZ세대 골프로 대거 유입

20대 골프인구, 지난해 전년대비 92%↑

‘골린이’ 중 MZ세대 65% 차지

구매력 가진 젊은층, 골프산업 호황 가속화

골프산업 규모, 작년 14조원 돌파 추산

골프웨어 시장은 내년 6조원 넘어설듯

‘영 앤 리치’ 골퍼들, 회원권 구매도 적극

코로나19 이후 호황 지속엔 엇갈린 전망

헤럴드경제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골프로 대거 유입된 MZ세대들이 구매력을 앞세워 골프산업 호황을 가속화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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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도경(30) 씨는 골프를 시작한지 1년 남짓 됐다. 코로나19로 친구들과 마땅히 갈 곳이 사라지자 스크린골프를 접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필드로 나가면서 골프의 매력을 더욱 느끼고 있는 중이다. 그는 “시작하고 얼마 뒤 프로선수들이 쓰는 클럽으로 세팅하면서 400~500만원이 들었다”면서 “솔직히 수백만 원 쓰는 게 쉽진 않지만 이 정도는 나를 위해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친구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업계에 근무하는 40대 A씨는 최근 20대 커플과 조인 플레이를 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입문 2년차인 커플은 풀 커스텀 클럽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럭셔리 의류로 멋을 냈다. A씨는 “우리가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와 너무나 다른 풍경이었다. 보여주는 데 민감하고 또 그만큼 잘 치는 것에도 진심인 모습이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이렇게 골프에 진입하는구나 새롭게 알게 됐다”고 했다.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 20대로 보이는 여성 2명이 골프의류 매장에서 쇼핑에 한창이다. 골프웨어 중에서도 고가 브랜드로 꼽히는 곳이다. 매장 직원은 “작년부터 2,30대 젊은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독특한 패턴으로 포인트를 주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선호한다. 몸에 피트되는 옷을 많이 찾는 것도 특징이다”고 귀띔했다.

아낌없이 쓰고 마음껏 뽐낸다. 그러면서도 골프에 ‘진심’이다. MZ세대 골퍼들이 키우고 있는 골프산업 호황이 식을 줄 모른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여행길이 막히고 실내활동이 제한되면서 젊은층이 골프로 대거 유입, 관련 산업이 역대급 성장을 하고 있다. 활발한 SNS 활동 등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데 적극적인 이들은 진입장벽이 높은 골프 소비에 대해서도 주저함이 없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시장과 기업, 투자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여는 MZ세대 골퍼들을 통해 새로운 사업과 투자기회를 모색 중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 인구는 약 515만명으로 추산됐는데, 이 가운데 20대는 26만7000명, 30대는 66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대비 92.1%, 30.7% 증가한 수치다. 올해 2030 골프 인구는 약 30만 명 늘어 115만여 명에 이를 전망이다. 골프존은 일명 골린이(골프+어린이)로 불리는 3년이하 골프 입문자 중 20~40대가 65%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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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웨어 시장의 급성장에 발맞춰 지난 7월부터 ‘올 뉴(All New) 캘러웨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런칭한 캘러웨이골프 어패럴. [캘러웨이 어패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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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과 골프 시장 등에서 MZ세대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타이틀리스트와 캘러웨이, PXG 등이 주도했던 골프웨어 시장은 가장 폭발적으로 성장한 분야다. 기존 150여개의 브랜드에 지난해와 올해 론칭한 브랜드만 20개에 이른다. 상반기 신세계백화점의 골프웨어 매출 가운데 2030세대 비중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64.5%, 66.5% 증가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지난해 골프의류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11% 오른 5조1250억원으로 성장했고 내년엔 6조335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원지현 캘러웨이 어패럴 마케팅팀장은 “일각에선 10년전 아웃도어 시장처럼 골프웨어도 과열됐다 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좀 다르다. 20~30대 유입이 크게 늘어난 골프시장은 코로나19가 끝나도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20억원대 회원권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는 회원권 시장, 골프존과 카카오VX가 맞붙는 스크린골프, 클럽과 볼 등 골프용품, 골프관련 TV예능과 유튜브, 여기에 붙는 기업광고와 마케팅 효과까지 아우르면 골프산업 규모는 급격히 커지고 있다. 골프존 유원골프재단에 따르면 국내 골프 시장은 2014년 약 10조 3384억 원에서 2019년 12조 9993억 원으로 5년 새 2조원 이상 성장했다. 2020년엔 이 규모가 1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구매력이 있는 ‘영 앤 리치’ 세대는 단순히 골프를 즐기는 것을 넘어 골프를 ‘투자’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것도 특징이다. 골프장 회원권과 금융시장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현균 에이스회원권 애널리스트는 “골프를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이 골프장 회원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구매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며 “자금력 면에서 50대 이상과는 비교하기 어렵겠지만 앞으로 이런 추세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골프산업 섹터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조만간 출시된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이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NH아문디운용은 골프 ETF 지수를 개발 중이며 연내 상품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백신 보급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골프산업 호황이 이어질 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주말 35만원은 족히 잡아야 하는 골프장 이용금액은 평범한 직장인에게 부담스럽다. 그린피가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끝난다면 지금처럼 골프 인기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고 했다. 김선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여행이 재개될 경우 단기적으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골프장 내장객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일본과 달리 세대교체에 따른 골프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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