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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핵잠수함 호주 지원에 뿔난 프랑스…달래는 美 "필수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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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기로 한 결정에 분노하고 있는 프랑스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미국은 영국, 호주와의 신 3자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 출범 사실을 알리면서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키로 했는데, 이로 인해 호주가 자국과의 잠수함 계약을 파기하자 프랑스가 크게 반발하는 상황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워싱턴DC에서 미·호주 외교·국방 장관 '2+2회담' 직후 공동회견에서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유럽 국가들의 중요한 역할을 환영한다"며 "특히 프랑스는 필수적인 파트너"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프랑스와의 관계에 "핵심 가치"를 두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는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기로 하면서 유럽의 핵심 동맹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가 거세게 반발하자 이를 달래고 무마하려는 측면으로 보입니다.

호주는 지난 2016년 프랑스 나발 그룹과 우리 돈으로 약 77조 원 규모의 최대 12척의 디젤 잠수함 공급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결정으로 계약을 파기했습니다.

이에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은 미국의 결정이 잔인하고 일방적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할만한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또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며 "동맹 간에 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오커스 발족을 알리는 회견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유럽 국가의 중요성을 거론하면서 프랑스를 두 차례 언급했습니다.

프랑스가 상당한 존재감이 있고 긴밀히 협력하길 고대한다는 취지였습니다.

논의 과정에서 이미 프랑스의 반발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회견에서 호주와의 새 파트너십과 관련한 논의를 위해 지난 48시간 동안 프랑스와 접촉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오커스 발표 전 프랑스 지도자들과 미리 접촉했다며 "그들은 발표를 사전에 알고 있었고 우린 프랑스와 긴밀히 협력한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와 사전 협의 과정에서 강한 반대가 있었음에도 강행했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오커스가 쿼드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아태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안보 협의체인 만큼 프랑스의 반발을 무릅쓸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관련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프랑스는 공식적으로 사전에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블링컨 장관은 회견에서 미·호주 관계는 "확고부동한 동맹"이라며 미국이 호주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가해온 데 대해 우려를 표해왔다면서 중국의 압박에 맞서 호주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국제규범을 지키지 않고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는 중국의 활동에 대해 호주 측과 의견을 교환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호주에서 더 많은 군사훈련과 관여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마리스 페인 호주 외교장관은 미국이 경제적 강압에 대처하는 데 매우 적합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중국과 협력할 건설적인 분야가 있으며 호주는 지속해서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은 오커스가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냉전 고조는 물론 갈등을 추구하지도 않는다면서 "어제 발표는 한 국가에 관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는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유지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안정을 촉진하겠다는 미국의 전략적 이해 증진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대통령이 어제 언급했듯 우린 인도태평양에서 다양한 공동의 우선순위를 갖고 있고 이는 분명 계속될 것"이라며 "우린 이를 지역적 분열로 안 본다"고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도 "대서양과 태평양의 우리 파트너들의 이익을 분리하는 지역적 분할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언급했습니다.

피터 더튼 호주 국방장관은 아태지역에서 한국과 인도, 베트남 등의 국가와 협력하길 희망한다면서 "우리는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서현 기자(as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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