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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김소연 “‘펜트하우스’=영광스러운 선물…예능은 나만의 짝사랑” [MK★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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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맡은 악역으로 배우 김소연은 또 한 번 전성기를 맞았다.

1994년 SBS 청소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한 김소연은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 ‘엄마야 누나야’ 등으로 인기 가도를 달렸다. 이후 드라마 ‘식객’ ‘아이리스’ ‘검사 프린세스’ ‘닥터 챔프’ ‘아테나 : 전쟁의 여신’ ‘대풍수’ ‘투윅스’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 ‘가화만사성’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최근에는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를 통해 희대의 악녀로 분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펜트하우스’는 2020년 10월 첫 방송을 시작해 2021년 9월, 시즌3로 종영했다. ‘펜트하우스’는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서스펜스 복수극으로,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자들의 연대와 복수를 그린 이야기다. 김소연은 극중 타고난 금수저이자 유명 소프라노 천서진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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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소연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대본을 볼 때는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소리 지르는 게 많았는데 소리 지르는 거에 콤플렉스가 있어서 잘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무사히 잘 끝난 것 같아서 다행인 것 같다. 꽤 오랜 촬영을 해서 매우 시원하고 후련할 줄 알았는데 왜 그리워지는지 모르겠다. 매니저 친구랑도 다른 일정 때문에 만나면 ‘고생했는데 왜 그립지?’라고 한다. 아직도 천서진에게 많이 빠져있었구나 생각이 든다.”

‘펜트하우스’ 시즌1은 최고 시청률 28.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자랑했다. 이에 시즌제가 결정됐고, 꽤 오래 시간 김소연은 ‘펜트하우스’에 몸을 담아야 했다.

“사실 이렇게까지 올지 몰랐다. 12월에 출연 결정을 하고 3월부터 촬영하고 지금까지 온 건데, 시즌3까지 올지 몰랐다. 시즌1 촬영 당시 시즌2도 고민중이라고 들었고, 제가 1년 반을 할 수 있을까 고민도 했는데 시즌제에 함께 해서 감사했다. ‘왕좌의 게임’ 시리즈 팬이었고 그 안에 연기하는 배우들의 변화를 보면서 감탄했고 부러운 마음이 있었다. 근데 제가 영광스럽게 이번 작품을 통해 시즌제를 했다는 게 기쁘다. 시즌3에는 정말 몰입이 쉽게 됐다. 청아아트센터 개관하는 장면에서는 ‘아버지 제가 해냈어요’라는 마음이 들고 울컥울컥하기도 했다.”

마지막 회에서 천서진은 후두암에 걸려 감옥에서 특별 귀휴를 나왔고, 딸 하은별을 찾아갔지만 아무 말도 건네지 못했다.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지막이 매우 마음에 들고 그 결말 때문에 여운이 더 짙게 남는 것 같다. 대본을 보고 슬프고 안타깝고 눈물도 났었다. 그래서 여운에 남는 것 같다. 머리도 자르니까 감정에 쉽게 젖었던 것 같다. 천서진의 결말에 만족하는 편이다. 악행이 너무 심해서 저는 ‘더 처참한 결말이 있겠지’,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피를 토하고 그랬을 때보다 덜 처참했을지 모르지만, 감정적으로 모든 걸 잃은 심정으로 연기를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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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소연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스스로 ‘펜트하우스’에서 가장 악한 인물로 꼽을 정도로, 천서진의 악인 중에 제일 악인이었다. 최고의 빌런임에도 아이러니하게 시청자들에 큰 사랑을 받았다.

“처음 시작할 때 내가 악역을 해봤고, 어떤 반응이 올지도 조금 예상을 해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작했다. 천서진을 넘어 김소연까지 나쁜 이야기를 해주는 게 연기의 칭찬이라는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각오를 다졌다. 예전과는 다르게 단단한 마음이 생겨서 유연하게 넘겼던 것 같다. 천서진은 사랑받으면 안 되는 존재인데, 저도 연기를 했지만. 사랑보다 관심을 많이 받았던 이유는 천서진의 처절함을 짠하게 봐주신 것 같다. 그래서 관심을 받지 않았나 싶다.”

김소연은 ‘펜트하우스’의 최대 수혜자라는 이야기가 많다. 드라마를 통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한 번 전성기를 얻은 기분은 어떨까.

“지금 저한테 일어나는 일들이 다 믿기지 않는다. 내가 이렇게까지 모든 걸 받아도 될 정도로 체감이 안든다. 지금은 그거에 행복한 기분보다 불안한 마음이 있는 것 같다. 솔직한 마음으로. 가장 좋은 때 미흡한 저로 인해 놓칠 때도 있어서 지금은 덤덤하게 받으려고 하는 것 같다. 이 순간에 취하지 말고 조심조심 이끌어나가면서 본업인 연기에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주입하고 있다.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은 지금도 무한 감사를 느낀다. 떨리고, 또 그런 생각이 든다. 백상이 끝나고 너무 달려와서 시간이 흘렀는데 돌이켜보면 제가 힘들거나 지쳤을 때 너무 큰 영광스러운 선물을 받았다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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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소연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김소연은 ‘펜트하우스’ 이후 광고를 10개 이상 촬영했다. 악역은 광고와 거리가 먼 게 일반적이지만 이례적으로 광고주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저도 신기해요. 우스갯소리로 시즌3에 제가 오윤희를 그렇게 해서 광고는 멀겠구나 싶었는데 그럼에도 좋은 일이 있어서 너무너무 신기하고 감사하다. 저도 너무 신기하다. 아마도 시청자들이 악역과 배우를 분리하고 봐주시는 것 같다. 제일 감사한 것은 유튜브다. 저는 유튜브를 사실 잘 몰랐다. 기계를 잘 못 만져서... 엄마가 보라고 해서 봤는데 제가 그동안 했던 예능들이 많이 편집되어 올라오면서 악역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습을 대중들이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제가 ‘시대를 잘 만났구나’ 싶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국민 MC 유재석이 김소연에게 ‘예능을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드라마 속 모습과 예능 모습이 엄청난 차이가 있어서, 예능에 나올 때마다 독보적 예능캐를 경신하는 것 같다. 혹시 러브콜이 온다면 김소연은 도전할 생각이 있을까.

“저는 예능을 저만의 짝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아주 어렸을 때 ‘아이리스’ 찍기 전에 철모를 때 갔던 예능을 보면 꼴 보기 싫다. ‘내가 왜 저랬지?’ 싶을 정도더라. 어느 순간부터는 ‘본능적으로 해보자’, ‘연기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했는데 특히 유재석 씨가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다. ‘놀면 뭐하니’에 출연했던 건 연말에 저에게 선물을 준 것 같다. 엄마는 아직도 하지 말라고 하는데(웃음) 아직 저만의 짝사랑인 것 같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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