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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스마트폰 사용 시간, 충전 주기로도 대출 여부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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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대형 금융사부터 정보기술(IT) 기업까지 대안 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신용평가 기법을 잇따라 개발하고 있다. 온라인 소상공인과 크리에이터(creator⋅창작자) 등이 늘어나고, 제조업에서 4차산업으로 산업의 중심이 옮겨가면서, 전통적인 신용평가를 보완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한 탓이다. 개인과 기업의 디지털 발자국이 넘쳐나면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 점도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신용평가는 금융의 판을, 그리고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이코노미조선’이 대안신용평가(구매 실적, 통신 기록 등 비금융 관련 디지털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시장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스마트폰 충전 주기, 운영체제(OS) 업데이트 주기, 앱·인터넷 사용 시간, 메시지 수신 대비 발신 비율 등을 활용해 금융소외 계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비즈니스하는 기업이 있다. 빅데이터 기반의 개인 대안 신용평가(구매 실적, 통신 기록 등 비금융 관련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전문 기업인 ‘크레파스솔루션’이다. 2016년에 크레파스솔루션을 창업한 김민정 대표는 8월 26일 ‘이코노미조선’과 만나 “금융거래 기록이 쌓이기 이전이지만 성실 상환 가능성이 큰 고객을 먼저 알아보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안 신용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조선비즈

김민정 크레파스솔루션 대표 전 렌도코리아 대표, 전 에프케이비씨지 대표, 전 넥스트웨이브 CRM 전략컨설턴트 / 사진 크레파스솔루션



대안 신용평가사를 창업한 이유는

”1990년대 후반 컨설팅사에서 일하면서 신용평가를 국내에 도입하는 일을 했다. 개인 신용평가는 담보 없는 사람들에게 대출 기회를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지만, 금융 정보 위주의 단일 평가 기준을 사용하다 보니 아쉬운 점도 보였다. 모든 금융사가 한 사람을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해, 갚을 의지가 있는데도 금융 기록이 없는 서민은 어느 곳에서도 돈을 빌리지 못하는 거다. 신용등급과 대안 신용평가를 발명한 FICO, 렌도 등의 기술을 전수받아 한국형 신용평가 모델을 1차로 개발했고, 비금융·비정형 데이터의 종류를 확대하며 개인 성향을 분석하고, 평가하고 있다.”

무엇을 주로 보나

”일반적으로 금융사는 3C(Capacity·Credit·Character)를 본다. 대출 신청자가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지금껏 대출을 잘 갚았는지, 성향은 어떤지다. 대출 심사가 자동화되면서 어려워진 ‘성향’ 파악을 위해 디지털 발자국을 찾고 얼마나 안정된 생활을 하는지, 일관성 있고, 꼼꼼한 사람인지 파악한다.”

저신용자에게 대출해주면 위험하지는 않나

”’담보도 없고 소득도 변변치 않은 사람에게 대출해주는 게 위험하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신용평가에도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이다. 청년들을 예로 들어보면, 그들이 잘못해서 신용점수가 낮은 게 아니라 아직 금융거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저신용등급인 경우가 많다.

크레파스솔루션과 함께한 P2P대출 업체에 대출을 신청한 청년들은 공무원 시험을 코앞에 앞두고도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거나, 좋은 해외 연수 기회를 얻었는데도 돈이 없어서 고민하는 20대가 많았다. 자신의 삶을 위해 노력하는 청년이 100만원을 일부러 갚지 않아 신용불량자가 되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믿음이 있었다.

실제로 우리가 개발한 대안 신용평가 솔루션을 이용한 P2P대출 업체들 통해 1, 2금융권에서는 모두 거절 대상이었을 청년 765명에게 대출이 이뤄졌다. 30일 이상 연체율을 기록한 고객은 3.8%에 머물렀다. 5등급보다 낮은 고객이 대부분(75%)이었는데도, 대부업 대비 연체율이 월등히 좋은 수준이다.

한쪽에서 서민 지원책을 말하는 사람도 많은데, 물론 지원책도 필요하지만 서민 지원책과 서민금융은 엄연히 다르다. 대다수 사람은 잠깐 도움을 받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고, 필요한 상황에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금융을 필요로 하는데, 이들에게 필요한 금융 선택권이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안정보 크레딧뷰로(신용평가사)로 예비인가를 승인받았고, 본인가를 위한 후속작업을 진행한다. 본인가를 받으면, 금융 신용평가사와 마찬가지로 대안 신용평가 등급을 금융사에 직접 제공할 수 있다. 신용평가사가 마지막으로 인가받은 지 15년 만에 새로운 신용평가사가 탄생하는 것이며, 비금융 정보 기반의 신용평가사 인가는 최초다. 각계 금융사들과 함께 모형의 성능 및 안정성 강화를 위한 공동 연구개발(R&D)을 진행할 계획이다. 향후 통신사, 전자상거래, 핀테크 플랫폼 등 다양한 영역에서 데이터 파트너를 확대하고자 한다.

해외 진출 계획도 있다. 현재까지 몽골과 카자흐스탄에 진출했고, 국내 저축은행과 인도네시아 대안신용평가 시스템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 굿네이버스와 과테말라에서 자활 의지가 있는 빈민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무담보 소액대출제도를 구축하려 한다. 국내에서는 금융사들과 대안신용평가를 가지고 월 1%대로 3개월간 긴급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을 만들고 있다. 프롭테크(정보 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 기업과 연계해 청년들의 월세 보증금을 줄여주는 일도 진행할 계획이다.”

[-더 많은 기사는 이코노미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

Part 1. 빅데이터 신용평가 부상

· 금융 판 흔드는 新신용평가

· [Infographic] 新신용평가 시장

Part 2. 신용평가 뒤흔드는 기업들

· [Interview] 강덕준 네이버파이낸셜 신용관리사업 리더

· [Interview] 하경태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 총괄팀장

· [Interview] B2B 금융 스타트업 고위드 김항기 대표

· [Interview] 김민정 크레파스솔루션 대표

· SNS 데이터 기반 소액 대출 미국 핀테크 업체 ‘렌도’

· 혁신 선봉 중국 대표 대안 신용평가사 ‘즈마신용’

Part 3. 전문가 인터뷰

· [Interview] 세계 3대 개인 신용평가사 엑스피리언 한국 총괄 사장 피터 리·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이군희 서강대 경영대 교수

· [Interview] 핀테크 베스트셀러 ‘디지털 뱅크’ 저자 크리스 스키너 더파이낸서 대표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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