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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윤석열, TV토론 데뷔전 "실점도 득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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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첫 TV토론을 무난히 마쳤다. 그는 특히 홍준표 의원의 공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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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 중 질문만 2분 할애..."중동식 침대 토론이냐" 비판도

[더팩트ㅣ곽현서 기자] '토론을 두려워한다'는 오해를 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첫 TV토론은 대체적으로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토론회 데뷔전을 치른 윤 전 총장은 경쟁자들에 대한 공격보다는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고, 질문하는 데 토론 시간을 할애하는 전략을 보였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중 1차 컷오프(예비경선)를 통과한 8명(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석열·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은 16일 TV조선이 주최한 첫 TV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번 토론회는 한 후보가 각 4분 동안 특정 후보를 지목해 질의 응답하는 '주도권 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범야권 선두주자인 홍준표 의원과 윤 전 총장에게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이날 토론은 윤 전 총장의 TV토론 데뷔라는 점에서 주목이 모아질 수밖에 없었다. 윤 전 총장은 토론에서 공격엔 소극적이었다. 이에 따라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사이 치열한 정책 공방과 네거티브는 예상했던 것보다 수위가 낮았다. 홍 의원은 자신의 주도권 기회 2번을 모두 윤 전 총장에게 썼지만, 윤 전 총장은 주도권 토론 대상으로 홍 의원을 한 번도 지목하지 않았다. 이마저도 윤 전 총장은 후발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나 안상수 전 의원을 지목하는 등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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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예비후보들이 16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방송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홍준표, 하태경,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안상수, 윤석열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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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윤 전 총장이 원 전 지사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토론회 실시간 댓글 창에 "중동식 침대 토론이냐" 등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윤 전 총장은 자신에게 주어진 4분 중 2분이 넘는 시간을 질문에 할애했고, 늘어지는 말투로 답변하거나 답변할 시간을 놓치는 등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의 첫 TV토론에 대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요즘에 비판 받던 말 실수를 의식한 듯 천천히 말하는것 같다"고 했다. 이어 "평소대로라면 자신에게 들어오는 공격에 대해 쏟아부어야 했지만, 오늘은 상당히 준비하고 나온것 같다"면서 "큰 실점은 없었으나 득점도 없었다"고 평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최근 보수층에서 홍 의원에게 '윤석열 비판을 멈추라'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윤 전 총장도 이런 의견을 의식해 홍 의원에 대한 공격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윤 전 총장은 최근 본인이 열세라는 여론을 티내지 않기 위해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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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방송 토론회에서 하태경 의원이 홍준표 의원에게 맹공격을 퍼부었다. 하 의원은 홍 의원에게 '조국'과 '민주당'을 언급하며 "홍 의원이 조 전 장관과 썸타고 있다. 페이스북에서도 조 전 장관 수사를 과잉수사라고 한다"고 공격했다.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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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홍 의원도 '민주당'과 '조국' 관련 질문에 진땀을 뺐다. 원 전 지사는 홍의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에 대해 '도륙 했다'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정경심 교수는 유죄에다 실형판결 까지 나왔는데 아직도 도륙이냐"라며 홍 의원을 저격했다. 하 의원은 "홍 후보가 조 전 장관과 썸 타고 있다. 페이스북에서도 조 전 장관 수사를 과잉수사라고 하는데, 이들을 두둔 하는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홍 후보는 "잘못된 것은 피아를 가리지 않는다"며 "우리 편이라도 잘못된건 지적하고 다른편이여도 잘한 건 칭찬한다. 잘못된 것이 아니고 과잉 수사를 했다는 말"이라고 해명했다.

또 하 후보가 "요즘 빨간 넥타이 대신 파란 넥타이만 하고 온다"고 지적하자 "원래 파란색은 한나라당 색이다"이라고 반격했다.

이를 두고 황 평론가는 "오늘 홍 의원이 제대로 임자를 만났다"면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원 전 지사와 하 의원이 맹공격이 돋보였던 토론회였다"고 평가했다.

주도권 토론에서 애를 먹었던 홍 의원은 악플을 읽고 40초 내로 답변하는 '무플보다 악플'이라는 코너에서 면모를 드러냈다. 홍 의원에게 "그렇게 말아먹고 또 나왔나. 은근 여당후보인듯", "부인한테 '집사람'이 뭔가. 역시나 꼰대느낌"이라는 댓글이 제시됐다. 그러자 홍 의원은 당황하거나 흥분하지 않고 차분한 말투로 "다 받아들이겠다. 앞으로 참고하겠다"며 "대통령이 돼서도 국민의 쓴소리리를 다 듣겠다"고 짧게 대답했다. 의혹을 해명 하기보다 자신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고 실시간 댓글 창에는 "역시 홍카콜라"라는 댓글이 쏟아졌다.

이번 토론회는 8명의 인원이 참가해 공약과 정책을 설명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은 다음달 8일 2차 컷오프 전까지 이달 23·26·28일, 10월1·5일 등 총 5번의 TV 토론회를 더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10월 8일 2차 예비경선을 통해 주자를 4명으로 압축하게 된다. 추석 연휴 직전 열린 이날 TV토론회는 민심 향방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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