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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호주 '핵잠' 소식에 격분한 프랑스 “뒤통수 맞았다” ··· 영국 "실망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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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영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 전수하기로

호주, 프랑스와 맺은 잠수함 계약 파기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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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영국·호주와 함께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를 출범시키고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전수하기로 하자 프랑스가 크게 발끈했다. 호주가 미국·영국과 손을 잡는 동시에 프랑스 군함 제조업체 나발그룹과의 계약을 파기했기 때문이다. 나발 그룹은 2016년 660억 달러(약 77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최대 12척의 디젤 잠수함을 호주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오전 프랑스앵포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는 호주와 신뢰 관계를 구축했는데 배신당했다. 오늘 매우 화가 난다. 이건 동맹국 간에 할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르드리앙 장관은 바이든 미국 정부를 향해서도 “잔인하고, 일방적이며, 예측할 수 없었던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할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영국·호주와 함께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를 출범시킨다고 선포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3국은 국방과 외교 분야의 협력을 비롯해 사이버와 인공지능(AI)·수중 분야 협력, 정보기술 공유 확대를 추진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국은 호주의 핵잠수함 보유를 지원하기로 했다. 앞으로 18개월간 공동 연구가 이뤄지면 호주는 핵잠수함 보유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핵잠수함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인도 6개국뿐이다. 미국은 옛 소련에 대응할 목적으로 지난 1958년부터 영국하고만 핵잠수함 추진 기술을 공유해왔는데, 이를 호주로 확대한 것이다.

세 나라의 전격적인 ‘핵잠수함’ 연합으로 뒤통수를 맞은 프랑스는 분노를 곳곳에서 표출했다.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부 장관은 이날 RFI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호주를 향해 “몹시 나쁜 소식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를리 장관은 또 “미국이 동맹국을 어떻게 대했는지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며 “지정학, 국제관계에 있어서 이번 일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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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격분한 프랑스 달래기에 나섰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BBC에 프랑스측 카운터 파트와 이야기를 했다며 "이것은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전략 차이에 관한 것이 아니다. 프랑스의 실망을 이해한다"고 했다. 월러스 장관은 다만 ‘오커스’가 영국의 국방산업에 활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월러스 장관은 또 호주에 대한 핵잠수함 개발 지원이 핵무기나 중국에 관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월러스 장관은 이 협정이 새로운 냉전의 일부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이것을 새로운 냉전이라고 부르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중국에 대한 메시지가 아니다”고 했다.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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