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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윤, 보수궤멸 장본인”…윤석열 “검사 소임 다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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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첫 TV토론

한겨레

16일 서울 중구 <티브이(TV)조선>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 참가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홍준표, 하태경,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안상수, 윤석열 후보.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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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X)파일, 장모 논란, 도이치모터스 주가 논란, 윤우진 뇌물수수 무마의혹, 고발사주…24건이 윤 후보한테 고발이 돼 있습니다. 나는 26년 정치해도 이렇게 흠 많은 후보를 대선 앞두고 본 일이 없어요.”(홍준표)

“검찰총장 할 때부터 자유한국당에서 저를 인사 검증을 하셨고 검증을 다 받아서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자꾸 의혹이라고 하시는데 지금까지 나온 게 없지 않습니까.”(윤석열)

16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 첫 토론회에선 홍준표 의원의 ‘창’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방패’가 묵직하게 부딪쳤다.홍 의원은 윤 전 총장 관련 ‘고발 사주’ 의혹과 국정농단 수사 등을 거론하며 책임론을 부각했다. 토론회 데뷔전에 나선 윤 전 총장은 예봉을 피해 가며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이날 서울 중구 <티브이(TV)조선>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첫 토론회에는 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석열·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 후보 8인이 참석해 공방을 벌였다. 양강 주자인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에게 질의가 집중됐고 홍 의원은 주도권 토론에서 윤 전 총장을 몰아붙였다. 그는 “보수진영 궤멸에 앞장서고 우리당(국민의힘) 들어올 땐 당원이나 대국민 사과라도 하는 게 맞지 않느냐”며 윤 전 총장의 과거 수사 이력을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당시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했고 법리와 증거와 기반해서 일을 처리했는데 검사로서 한 일에 대해서 사과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제보자 조성은씨의 식사 자리에 홍준표 캠프 인사도 동석했다’는 윤석열 캠프의 근거 없는 주장에도 홍 의원은 반발하며 “‘박지원 공작’에 저희 캠프가 관련이 없다는게 밝혀졌으면 최소한 사과해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우리 캠프 사람들이 어디가서 무슨 얘기했는지 모르겠다. 아직 수사가 시작도 안됐는데 뭐가 어떻게 밝혀졌다는 것이냐”며 빠져 나갔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자질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출마 선언문을 보면 ‘국민이 불렀다’고 했는데, 퇴임 후 6개월 전 (대선 출마를) 결심하고 평생 검사로 사신 분이 대통령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다. 또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선 “만약 증거가 나와서 손준성과 대검 간부 등 최측근이 (고발장을) 만들어 전달한 게 사실이면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고 캐물었다. 윤 전 총장은 즉답을 피하며 “관여를 안 했다. 경위를 봐야 한다. 만들 개연성이,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의 ‘아프리카 손발 노동’ 등 각종 망언도 입길에 올랐다. 홍 의원은 “(윤 후보가) 손발 노동자는 아프리카에서나 한다고 했다. 그러니 오늘 젊은 세대들이 ‘나는 한국계 아프리카인’이라고 했다. 손과 발을 사용 안 하고 몸통으로만 일하는 사람이 있냐”며 “최근 언론에서 윤 후보에게 1일 1망언이라고 한다”고 쏘아붙였다. 윤 전 총장은 “산업의 국제분업화 때문에”라고 말하다가 시간이 종료돼 더 이상의 답변은 하지 못했다. 유 전 의원은 “(윤 후보는) 깜(냥)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하태경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해 “고발 사주 사건 났을 때는 왜 증거도 없이 ‘버럭’하느냐 하고, 이번에 공수처에 박지원·조성은 고발장을 넣을 때는 ‘성명불상자’를 끼어넣었는데 아무런 증거가 없다. 카더라 통신”이라며 “전형적인 ‘내로남불’ 아니냐. 당내 분란만 커졌다”고 직격했다. 윤 전 총장이 “이것이 두사람 만으로 완결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다. 다른 사람이 반드시 끼었을 것”이라고 하자 하 의원은 다시 “방금 말씀에서 드러나는데 전언과 추측에 기반한 것이지, 구체적인 증거는 하나도 말씀 못하고 있다. 본인 고발 당할 때는 증거 대라(고 하고) 본인이 고발할 때는 증거도 없이 고발하고, 이러시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하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가 과잉이라며 윤 전 총장을 비판한 홍 의원을 향해서는 “조국 교수랑 썸을 타고 있다. 조국 수사가 잘못됐느냐”고 물었다. 홍 후보는 이에 “잘못된 게 아니라 과잉 수사를 했다는 것이다. 전 가족을 도륙하는 수사는 없다”고 반박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지난해 4·15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거듭 주장하며 다른 후보들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사실 지난 총선 때 저는 황 대표한테 쫓겨나 무소속으로 출마를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관심을 갖고 보겠지만 이 문제는 황 대표가 결정하고 대응하는게 맞을 것 같다”고 응수했고, 원희룡 전 지사는 “자꾸 믿음의 영역으로 (부정선거 문제를) 제기하고 몰고 가려고 하면 결국은 정권 교체에 야권 분열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주도권 토론에 앞서 열린 ‘오엑스(OX) 답변’ 코너에서의 질문은 “내일이 대선이면 우리 당은 진다”는 것이었다. 유 전 의원과 하 의원만 ‘O’라고 했고 이들을 제외한 6명은 모두 ‘X’를 들었다. 유 전 의원은 “저는 내일도 지지만 내년 3월9일도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는 1% 차이의 박빙 선거인데 국민의힘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답을 내놨다. 윤 전 총장은 그러나 “당연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날 방송인터뷰에서 나온) ‘내일 대선이면 진다’는 이준석 대표 이야기는 선거에 대해 낙관하지 말고 늘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한다”고 답했다.

토론회를 시작하며 자신을 한 단어로 소개하는 ‘나는 ○○다’ 코너에서는 후보들이 저마다 장점을 내세웠다. 윤 전 총장은 “나는 ‘국민의 강철’이다. 맞으면 맞을수록 더욱 단단해지고 강해지는 강철”이라며 “이 정권은 저 하나만 꺾으면 집권 연장 가능하다고 모든 권력기관을 동원해서 정치공작을 벌이고 있지만, 저는 국민과 함께 반드시 정권 교체를 해 공정과 상식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번영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고발 사주’ 의혹을 ‘정치공작’으로 거듭 규정하면서 피해자인 듯한 호소로 지지층 결집을 꾀하려는 모습이었다.

홍 의원은 “나는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라며 “엠제트(MZ) 세대를 기반으로 압승을 하고 정권 교체를 꼭 이루겠다”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자신을 ‘우산’이라고 소개하며 “제가 우산이 되겠다. 저와 함께 마음껏 일하라.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말했다. 원 전 지사는 제주지사 때의 행보를 비꼬는 별명인 ‘귤재앙’이라는 용어를 스스로 꺼내며 “민주당 후보로 예상되는 이재명 후보에게 ‘귤재앙’의 신맛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한편, 양강 주자인 홍 의원과 윤 전 총장 간의 긴장 관계는 지지자들 사이의 경미한 몸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가 끝난 뒤 티브이조선 사옥 주변에 있던 윤 전 총장 지지자 4명이 고함을 지르며 홍 의원에게 달려들었다고 한다. 홍준표 캠프 관계자는 “우리 쪽 지지자가 막아섰고 홍 의원을 수행하던 비서관이 살짝 긁힌 정도의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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