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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코로나 돈풀기로 공공부문 적자 51조… 금융위기 후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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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차례 추경 이전지출 늘어

중앙 73조·지방정부 10조 적자

사회보장기금은 38조 흑자 유지

GDP대비 일반정부 수지 -2.3%

OECD 평균 -10.8% 비해 양호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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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 지출을 늘리며 공공부문 수지가 11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일반정부 기준으로는 통계 작성 이래 최대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적자 규모와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0년 공공부문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총수입에서 총지출 차감)는 -5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4조7000억원) 대비 65조원 이상 하락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58조원을 기록한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다.

총지출이 크게 증가하며 수지를 끌어내렸다. 공공부문의 총수입은 883조4000억원으로 전년(878조4000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반면 총지출이 934조원으로 전년(863조8000억원) 대비 70조2000억원이나 불어났다. 증가율로는 8.1%에 이른다.

공공부문은 일반정부(중앙정부·지방정부·사회보장기금)와 공기업(비금융 공기업·금융공기업)으로 나뉜다. 공공부문 수지의 적자 규모는 지난해 일반정부 수지가 -44조4000억원을 기록하고, 그 중에서도 중앙정부 수지가 -72조8000억원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모두 2007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저 수준이다. 지방정부 수지도 -9조9000억원으로 적자를 냈고, 사회보장기금은 38조3000억원 흑자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네 차례 추경을 단행하며 이전지출이 크게 늘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중앙정부는 코로나19 방역과 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지출을 늘리며 지난해 총 428조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정부의 총지출은 726조2000억원에 달했다.

다만 우리 정부의 적자 수준은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면 크게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정부 수지의 명목GDP 대비 비율은 지난해 -2.3%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사회보장기금이 흑자를 내지만 다른 나라들은 적자를 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회보장기금을 제외할 경우, 이 비율은 -4.3%까지 내려간다. 2019년에 각각 1%, -1%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하락한 모습이다. 하지만 OECD 회원국 평균(-10.8%)이나 미국(-15.8%), 일본(-10.1%)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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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대부분의 국가들이 역성장을 경험한 가운데, 우리나라 GDP 성장률의 마이너스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지난해 국가별 GDP 성장률을 살펴보면 한국은 -1%, 미국은 -3.5%, 일본은 -4.8%를 기록했다. 한국의 명목GDP 성장률은 0.3% 플러스 성장하기도 했다. 경제성장이 재정지출을 어느 정도 떠받쳐준 셈이다.

한은은 지난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재정지출을 일시적으로 늘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적자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인국 경제통계국 지출국민소득팀장은 “올해는 1월부터 7월까지 통합재정 수지 적자 폭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0조 정도 줄어들었다“며 “올해 일반정부의 적자 수지는 많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공공부문에서 일반정부를 제외한 비금융공기업과 금융공기업의 수지는 각각 -7조3000억원, 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두 총수입이 감소하며 전년 대비 재정수지가 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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