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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미래기술25]“3~5년 내 양자컴퓨터 나온다…SW 전략적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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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카이스트 교수(AI 양자컴퓨팅 ITRC 센터장) 인터뷰

“미국·중국 등 과 4~5년 기술 격차…SW 분야는 해볼만”

3~5년 내 NISQ 출시 기대…응용 SW 기술 확보해놔야

AI 고도화, 신약개발 기간 단축 가능…국내 인력확보 시급

이데일리

이준구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사진=이준구 교수 제공)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앞으로 3~5년이면 중간 단계의 양자컴퓨터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한국은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관련 기술과 산업을 빠르게 성장시켜야 한다.”

이준구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양자컴퓨터는 하드웨어적인 부분만 놓고 보면 선진국과 4~5년 정도의 기술 격차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미국·중국 등과 4~5년 기술 격차…SW 분야는 해볼만”

국내에서 양자컴퓨터 관련 기술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지난 2018년 정부에서 나서 본격적으로 육성정책을 마련하기 시작했고, 같은 해 카이스트도 국내 대학 최초로 양자컴퓨팅 특화 연구센터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ITRC`를 설립해 이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미국, 중국, 유럽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양자컴퓨터 분야가 상대적으로 늦게 인식되면서 국가에서 육성정책을 조금 늦게 시작했다”면서도 “정부와 국내 전문가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연구에 투자하면 과거 다른 IT산업 분야들처럼 빠르게 성장하고 선진 기술 수준에 빨리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이 교수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소프트웨어 분야는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아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지금부터라도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해 중요한 성장동력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해외에서 3~5년 내에 양자컴퓨터 관련 쓸만한 하드웨어가 출시될 것이라 예상된다면, 그 시점에 맞춰 양자컴퓨터에서 사용될 응용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하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는 양자컴퓨터 개발은 NISQ(Noisy Intermediate Scale Quantum) 컴퓨터 개발을 1차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NISQ는 잡음이 있는 중간형태의 양자컴퓨터로, 앞으로 3~5년이면 현재 슈퍼컴퓨터 수준의 성능을 낼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이 교수는 “NISQ 이후에도 단계별 개발을 계속해 완벽한 수준의 양자컴퓨터가 나오려면 적어도 10~15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AI 고도화, 신약개발 기간 단축 가능…국내 인력확보 시급

완벽한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AI를 고도화하고, 산업적으로 비용·성능을 최적화하는 데에도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교수는 “최근 AI나 코인 채굴 등에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활용되는데, 양자컴퓨터가 나오면 또다른 유형의 GPU인 `QPU(양자처리장치)`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GPU가 과거의 컴퓨팅 시스템에서 할 수 없었던 복잡한 AI를 계산할 수 있는 것처럼 QPU도 GPU 보다 더욱 복잡한 문제를 잘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신약개발 분야에서 기대됩니다. 그는 “현재 슈퍼컴퓨터가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분야는 분자의 전자구조 개선으로, 이는 신물질, 신약개발에 활용된다”며 “양자컴퓨터를 통해 지금보다 훨씬 더 고도화된 디자인 툴을 가지게 되면 신약개발 속도가 훨씬 더 빨라질 것이다. 신약개발 중 초기 단계가 현재 3~5년 걸리는데 2~3년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양자컴퓨터 관련 기술은 이미 상업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위치에 올라 해외 선진기술을 도입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 된 만큼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할 시점이 됐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의견입니다.

이 교수는 “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국가의 차세대 성장동력에 대한 기술 비전이 널리 공유돼야 하고,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지금까지 과학의 영역이었다면 이제는 공학의 영역으로 매끄럽게 넘어갈 수 있는 환경을 잘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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