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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SW엿보기]차갑고 뜨거운 ‘백호잉’…이강철의 ‘냉정과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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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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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KT’가 먼저라는 기준점은 명확하다. 선수 개개인의 선호도가 명확하거나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팀의 방향과 반대라면 가차 없다. 이강철 감독이 KT를 1위로 이끄는 비결 중 하나다. 16일 내야수 강백호와 외야수 호잉을 향한 각기 다른 언급에서도 이강철 감독 특유의 방향성이 엿보인다. 냉정과 열정 사이다.

이강철 감독은 16일 수원 롯데전을 앞두고 포수 강백호 활용 가능성에 관해 선을 그었다. 전날 엔트리 내 포수 3명을 모두 교체로 활용했고, 강백호는 KBO리그 데뷔 후 2번째로 포수 장비를 찼다. 이 감독은 “백호가 여러 가지를 다 해보고 싶어 한다. 장비를 찬 모습이 참 잘 어울리고 프레이밍도 괜찮더라”면서도 “혹시라도 후반부에 순위가 결정되더라도 포수나 투수로 등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강백호에 관해 냉정하다. 강백호는 서울고 시절 투수, 타자, 포수로 톱이었다. 투구도, 포수 마스크도 지금 당장 이벤트성이라면 가능하다. 야수가 등판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강백호도 손을 번쩍 든다. 그러나 이 감독은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KBO리그 데뷔 후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꾸고, 올해 1루수로 나선다. 강백호만의 장점인 타격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발걸음이다. KT를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특히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바라보는 올해는 절대 도전이 금물이다. 사소한 부상 위험성이 있다면 강백호 카드는 봉인이다.

반면 팀에서 가장 열정적인 선수 중 한 명인 호잉은 방생이다. 지난달 대체선수로 합류한 호잉은 현재 구성에서 부상 위험성이 가장 높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외야 펜스에 부딪히면서까지 타구를 잡으려는 모습, 짧은 타구라면 슬라이딩이라도 해서 낚아채려는 장면, 내야 땅볼에도 전력 질주하는 상황 등 리스크를 안고 산다. 이 감독이 가장 경계하는 지점이 주전급 선수 부상이라면 호잉은 늘 그 경계에 선다.

그래도 멈춰 세우지 않는다. 팀의 방향성과 맞기 때문이다. 개인의 이익보다 팀의 승리를 위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안에서는 호잉의 부상 위험성을 최대한 관리하고 있다. 트레이닝 파트에 호잉 특별관리를 부탁한 일도 그 때문이다. 이 감독은 “호잉이 마이너리그서 4~5경기만 뛰고 국내로 들어와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사실상 지금이 그에게는 시범경기를 마치고 이제 막 준비할 시점”이라면서 “보이지 않을 때가 많지만 우리 팀이 호잉의 수비 도움을 정말 많이 받고 있다. 포스트시즌에서의 역할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조금이라도 더 잘하고 싶은 욕구는 선수라면 매한가지다. 다만 이 감독은 강백호를 차갑게, 호잉을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냉정과 열정이다.

수원=전영민 기자 ym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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